공공의 적 1-1 : 강철중

설경구가 나오면 [공공의적]이 되고, 정재영이 나오면 [아는 여자]가 되어버리는 것만 같은 이 오묘한 섞임을 뭐라고 정의해야 하나. 구성은 강우석이되, 대사는 장진인 것 같은 그 느낌을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강철중]은 두 가지 재료가 섞여있으되, 완전히 동화되기보다는 각각의 맛만 내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순간순간은 재미있으되(웃기는 많이 웃었다), 전반적으로는 산만한, 아니 그보다는 나른한 작품이라고 해야겠다.

시리즈 영화를 찍을 때 누구나 직면하게 되는 딜레마 - 우려먹기냐, 차별화냐 - 에서 감독의 수많은 고민은 느껴진다만, 결과적으로 [강철중]은 캐릭터 영화를 표방한 영화에서 캐릭터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악수를 두고만 것처럼 보인다. 안티히어로를 돋보이게 만들 악역이 전형적인 캐릭터를 벗어나면서 악의 한 축을 굳건하게 만들어내지 못하는데다가, 주변인물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주려다보니 - 그게 그렇게 성공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 정작 주인공의 매력이 상당부분 분산되어버렸다. 이는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 각각의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 영화를 나른하게 만든다. 조금 더 집중하고, 러닝타임을 줄였으면 어땠을까.

게다가 그의 가장 큰 매력, 날 건드린 놈은 가만 안둔다는 그 독기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전세금 부족에 꼬리를 말은, 평범한 어른의 모습 - 심지어 그는 어떻게 노래방이나 하나 못 차리나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 은 내가 강철중에게 원했던 것이 아니다. 나는 자신의 어떤 선만큼은 넘지 않았던, 그러니까 적당히 타락한 형사의, 공과 사를 구별하기 어려운 그 분노와 행동력을 사랑했던 것이다.

2008. 6. Arborday.


덧 1. 강철중이라는 캐릭터도, 이원술이라는 캐릭터도 마음에 든다. 그러나 이 둘의 대립이 그리 팽팽하지 못한 느낌을 자아내는건 분명하다.

덧 2. [강철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설경구와 정재영의 맞짱이 아닌, 정재영과 문성근의 맞짱 장면. 들어가기부터 나오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이 참 재미있었다.


by ArborDay | 2008/06/30 11:43 | 비호러 | 트랙백(4) | 덧글(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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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스테판's Movie .. at 2008/06/30 12:12

제목 : [리뷰] 강철중: 공공의 적 1-1 (2008)
돈이 없다 그래서 패고 말 안듣는다 그래서 패고 어떤 새끼는 얼굴이 기분 나뻐 그래서 패고 이렇게 맞은 애들이 4열종대 앉아번호로 연병장 두바퀴인 그 형이 돌아왔습니다. 바로 전작은 어울리지도 않는 갑갑한 양복아래 갇힌 철중이 형 보는 것이 내내 껄끄러웠습니다. 그 형이 다시 강동서 강력반 강철중 경사로 돌아온 것입니다. 강철중에게 가장 걸맞는 옷은 바로 이 형사 옷인 것 분명한데, 시간이 지나더니 살짝 변했습니다. 둘이었던 딸네미는 왠일인지 ......more

Tracked from 잠보니스틱스 at 2008/06/30 21:34

제목 : 공공의 적 1-1 : 강철중
→공식홈페이지 -감독과 각본과 배우가 다들 이름값만큼의 결과물은 뽑아낸 것 같아서 꽤 만족스러운 영화. 쌍욕이 난무하고 주먹이 오가면서도 이상하게 살벌하다기보다는 웃겨 죽겠는 장진 스타일의 대사 주고받기라던가, 개싸움과 칼부림을 마다하지 않고 몸을 던지는 배우들의 열연이라던가, 뼈빠지게 고생하면서도 과잉수사라고 딴지나 걸리고 은행에선 대출도 안되고 게다가 예전에 감방에 집어넣었던 녀석들은 어느새 출소해서 자기보다 더 잘 사는 모습까지 보아......more

Tracked from lunamoth 4th at 2008/07/01 00:21

제목 : 강철중 : 공공의 적 1-1 (2008)
2008.06.19 개봉 | 15세 이상 | 125분 | 드라마,액션 | 한국 | 국내 | 씨네서울《공공의 적》 시리즈에서 기대하는 것은 이런 것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는 설경구와 동치 될만할 캐릭터 강철중의 걸진 대사들과 예의 우격다짐, 혈혈단신으로 끝까지 밀어붙이고야 마는 한바탕 투견판 같은 액션, (비록 강우석 감독만의 신파라 칭할지라도) 사회 현실 밑바닥부터 건져 올린, 대리만족의 궤도를 따라가게 하는 영화 전반의 투철한 도덕 명제......more

Tracked from 렉시즘 : ReXism at 2008/07/01 12:05

제목 : [공공의 적 1-1 : 강철중] 잘못된 만남.
꼬맹이 여자애 : 오빠 나하고 결혼할래?덜 꼬맹이 남자애 : 응?꼬맹이 여자애 : 농담이야~덜 꼬맹이 남자애 : 하하하.꼬맹이 여자애 : 하하하.이런 멍청한 장면과 대사발은 장진 본인의 영화에나 어울릴 정서인데 강우석 영화에 들어가니 보는 사람을 심히 경직하게 만든다. 영화 마지막에 고딩 양아치 세 놈이 부둥켜 안고 복작거리는 장면도 장진의 발상이었을까. 마지막까지 사람을 그렇게나 쩔게 만들다니 좀 심하잖아.장진과 강우석의 의기투합을 보자니 그......more

Commented by 나무피리 at 2008/06/30 12:02
역시 많이 아쉬웠다는 평이 많네요. 저도 볼까말까 고민했었는데 어쩐지 강철중과 장진은 아닐 것 같아 망설였거든요.
공공의적1을 정말 재미있게 봐서 더 망설여지기도 해요. :)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6/30 23:09
[공공의적]이 재미있었다면 보세요. 영화가 아주 재미없다거나 그런건 아니거든요.
Commented by 스테판 at 2008/06/30 12:11
철중이 형님이 형사로 돌아오긴 했는데, 상대가 뭔가 끓어오르게 하는 게 부족했어요. 저 놈 죽이고 싶다라는... 장진이 만든 캐릭터는 "공공의 적" 시리즈에 안 어울리는 듯해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6/30 23:10
예, 말씀하신대로에요. 이원술이라는 캐릭터는 좋은데, 어울리지는 않는 느낌이었어요.
Commented by 나비부인 at 2008/06/30 13:02
강철중과 동치성을 한 영화에서 만나게 한 느낌,,
그것도 전만 훨씬 못한..
딱 강우석이랑 장진만큼을 보여준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6/30 23:10
동감합니다.
Commented by sesism at 2008/06/30 14:54
맞아요 맞아요. 정재영이 문성근에게 맞짱뜨는 장면. 들어갈 때나 나올 때나 그리고 "봤냐? 봤어?" 요것두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6/30 23:11
그 장면 정말 재미있지 않아요? 그 후들거리며 차에 타는 모습이란. ^^
Commented by 생강 at 2008/06/30 15:38
전 설경구 정말 좋아하는데 말씀대로 자꾸 선을 위태위태하게 넘어가려는 바람에 실망했어요~ㅠㅠ정재영은 정말 쵝오!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6/30 23:11
또 만들어지기는 할 것 같은데, 다음에는 제 취향 쪽으로 변했으면 좋겠네요~
Commented at 2008/06/30 17:0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6/30 23:12
그러게요. 한국영화를 사랑하는건 애국심 때문도 아니고, 이 영화들이 보다 정서적인 친밀감을 만들어내기 때문이거든요. 괜찮은 녀석들 좀 붐볐으면 좋겠네요.
Commented by 풍류도인 at 2008/06/30 18:57
저는 꼴통 강철중이 아닌 검사 강철중에서 다시 꼴통 강철증으로 돌아왔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상당히 재밌게 봤어요. ^_^ 덕분에 오래간만에 극장에서 원 없이 웃었어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6/30 23:13
강철중 보러 가서 강철중 마음에 들었으면 된거지, 뭐. 근데 덜 꼴통같아보이더라.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8/06/30 21:36
다행히도(?) 전편을 전혀 몰랐기에 그나마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전편을 보고 나서 또 보면 느낌이 달라질지도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6/30 23:13
1편이 정말 재미있어요. 틈나면 한 번 보시길.
Commented by 바스티스 at 2008/07/01 02:59
2편도 그럭저럭이었지만 1편이 너무 압권이었죠. 악역이 중요하다는 말에 동감합니다. 1편의 설경구가 빛난건 설경구 원톱 덕이 아니라 이성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공공의적 이성재와 같은 악역을 볼 수 있었다는데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꼈습니다. 무슨 생활고에 시달리는 생계형 악역이나, 침만 찍찍 뱉는 조폭이나, 권력욕/물욕에 사로잡힌 부패한 기득권말고 그냥 순수하게 미친 놈을 내세웠다는게 말 그대로 신선했죠. 말 그대로 한국판 어메리칸 사이코, "코리안 사이코"라고 해야할지...^^;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7/01 13:10
아무래도 안티히어로가 돋보이기 위해서는 정말 굳건한 악역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이건 두 명이 동류, 혹은 친구처럼 보여서. 사돈 맺어도 될 것 같더라구요. ^^;;
Commented by unique at 2008/07/02 01:26
이성재 >>>>>>>>> 정준호 >>>>>>>>>>>>>>> 넘사벽 >>>>>>>>>>>>>>>>>> 정재영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7/02 15:54
딱히 정재영이 나쁜건 아니었답니다. 그러나, 이 시리즈에는 안 어울리는 것 같았어요.
Commented by unique at 2008/07/03 01:40
저도 연기 자체로는 좋았어요. ㅎ

하지만 진짜 빡이 돌아 죽이고 싶을만큼의 악역으로서 볼때 저런 순서가 나오더라구요.
Commented by 겜퍼군 at 2008/07/03 10:55
일단.. 이번 영화에 대한 평은 대부분은 뭔가 맛은 있으되.. 배부르지 않은 음식 이거나 맛은 있으되.. 뭔가 묘하게 모질라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이야기들이 많더군요. 일단 저도 함 보고 평을 하렵니다.^^;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7/07 04:16
보시고 말씀해주세요. 저도 그 대부분에 속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Commented by 다크맨 at 2008/07/09 12:49
악역이 좀 약했습니다... 정말 공공의적 느낌이 나면 좋았을텐데..
강철중도 너무 물러진거 같구요.. ㅎㅎㅎ
잼나게 보다가 좀 지루해지기 시작하던데..
말씀대로 영화가 좀 짧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ㅠ.ㅠ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7/09 15:32
정말 그랬어요. 갑자기 지루해지더라구요. [공공의 적]이 좋았는데. 헙. ㅠㅠ
Commented by WhenIFlow at 2008/07/12 23:06
따로 놓고 보면 재밌긴한데, 1편이 너무 강력했던것같아요. 그리고 러닝타임도 그렇고.. 많은분들이 말씀하시듯이 강우석+장진은 따로 보면 매력적이지만 그게 한 스크린에 작렬하면
뭔가 좀 당혹스럽더라구요. 시너지효과가 아니라 물과 기름같은 느낌?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7/13 00:29
제가 생각하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잘 섞이지 않더라구요. 그게 매력이라고 누군가가 주장한다면 그 의견을 반박할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시너지 효과는 아닌거 같아요.
Commented by ㅋㅋ잊,ㅁ at 2008/09/13 10:00
이거 재밋든데ㅔ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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