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6월 10일
LA 살인마 - 연장통 살인마
토비 후퍼라는 감독에게 [텍사스 살인마]는 자랑스러운 작품이기도 하겠지만, 어쩌면 평생 넘어서지 못할 거대한 벽처럼 자리매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참 잔혹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랴. [연장통 살인마]는 LA를 배경으로 한 [텍사스 살인마]인 것을. 물론 [연장통 살인마]는 여러모로 [악마의 씨]를 떠올리게 만드는 것이 사실이다. 새로 이사온 LA의 아파트, 강박증에 걸린 듯한 여인, 다소 낯선 느낌의 오컬티즘, 실제 있었던 어떤 사건까지. 하지만 토비 후퍼가 그려내는 이 아파트의 참극은 로만 폴란스키의 방식과는 전혀 다르다. 사람이 어디 가겠는가. 기본적으로 [연장통 살인마]는 [텍사스 살인마]에 훨씬 가깝다. 요즘 영화 느낌이 배어나긴 한다만.공포영화의 대명사격인 [텍사스 살인마]는 미국의 서부 마을에, 전기톱이라는 현대문물을 가지고 들어온, 가부장을 고집하는 한 폭력집단이 그냥 아무나 다 죽였더라라며 자신들의 역사를 재해석한 작품이자, 새로운 살해도구에의 집착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했다. (전기톱을 먼저 사용한건 웨스 크레이븐의 데뷔작이기는 했지만) 그런 영화를 만들었던 토비 후퍼가 [연장통 살인마]를 한 번쯤 리메이크해보겠다고 마음 먹은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성공을 찾아 LA를 찾은 사람들이 하나씩 죽어나가는 이야기. 게다가 살해도구도 다양하지 않은가.
사람이 많이 살고 있는 대도시가 안전하다고 믿는 이는 없을게다. 바로 옆집에 사람이 살아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는 것이 대도시거든.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 훔쳐보기 광이 아니라면. 그래서 대도시 안에 외딴 곳을 만들어내는 것은 의외로 손쉬운 일인지도 모른다. 토비 후퍼는 사소한 트릭을 사용하여 아파트 내에 뼈다귀가 널려있는, 사람들을 처단하였던, 텍사스의 한 낡은 집과 같은 음침하고 살벌한 공간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다. 비밀의 504호를 찾으려던 여주인공이 추락한 그 곳의 디테일들에서 반가움까지 느껴질 지경이었으니까. 그리고 다양한 살해도구만큼이나 다양한 죽음들을 그려낸다. 비록 끈끈함은 덜하지만 무난하게 장르의 공식 위에서. 그래서 한 마디로 [연장통 살인마]는 가볍고 편하며 적절한 재미를 보장하는 작품이라 말할 수 있겠다. 가벼이 추천한다.
2008. 6. Arborday.
덧 1. [연장통 살인마]에는 그의 공력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 몇 있다. 확실히 토비후퍼는 외화면에서의 습격을 참 효과적으로 그려내는 감독인 것 같다. 이 정도 작품만 꾸준히 찍어줬어도 그리 무시 받지는 않았을텐데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작품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도 꽤 많은 것 같지만.
덧 2. [메이]의 안젤라 베티스, 공포영화에 참 잘 어울린다.
덧 3. 504호에 사는 사람이라 그런지 공포영화에 504호가 나오면 좀 서늘해진다. [소름] 때도 그랬고, [네번째 층]에서도 그랬고, 유독 504호가 공포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것 같은데 조금 불길한 숫자인가? 하긴, 내 방을 보면 귀신 아니라 귀신 할아버지라도 나올 것 같기는 하다. 청소 좀 해야지.
# by | 2008/06/10 11:46 | 공포/호러 | 트랙백 | 덧글(2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미국영화 홍보하네여 ㅎㅎㅎㅎㅎㅎ
조선일보 광챈이신가?
엄한데와서 찌질대네요 ㅎㅎㅎㅎㅎㅎ
입만살은 초딩이신가?
원작을 한번 보고 싶은데 기회가 없네요. 안젤라 바티스를 보고 있으면 무슨 연상작용에선지 자꾸 도미니크 삐뇽이 생각난다는...
토브 후퍼의 영화는 라이프포스랑 이런저런 잡음이 많았다고는하지만 폴터가이스트가 젤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확실히 토비 후퍼의 영화는 [라이프포스]와 [폴터가이스트]가 재미있는 편이지. ^^
얼마 전에 [브릭]을 보다보니 귀여운 팜므파탈(?)이 나오던데, 이 여자 어디서 봤더라하고 곰곰 생각하다보니 [메이]에서 봤더군요. [메이]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지 갑자기 생각이.
꼭 봐야겠어요 ㄳ
윽 전 참 재미없더라구요.. 초반에는 막 신났는데...... 흑흑
이글을 보니 리메이크도 보고 싶어지네요 ;ㅁ;
(뒤늦게 안부인사. 잘 지내시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