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애욕의 쎄실리아(Devil's honey)

실제로 풀치는 고어장면의 연출만큼은 못된다고 해도 야한 장면을 잡는데 상당한 재능을 보이는 감독(실제로 많이 찍기도 했다)이다. [애욕의 쎄실리아]은 그러한 그의 재능이 잘 드러나는 작품 중 한 편이다. 처음의 다소 과감한 성적 묘사로부터 대략 20분여 동안 영화는 전형적인 에로물처럼 보인다. 하지만 단순한 에로물로 보였던 이 영화는 주인공의 애인이 죽고난 후 방향을 전환한다. 집요한 복수극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아이까지 유산한 여인의 복수극은 섬뜻함과 동시에 (다분히 서정적인) 애잔함을 만들어낸다. 가학적인 복수과정이 만들어내는 섬뜻함 뒤로, 결국 자신의 사랑이라는 것이 실제로는 헛된 집착에 가까운 무엇이었음을 깨닫게 만드는 것이다.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여주인공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Blanca Marsillach는 오버 좀 하자면 [베티블루]에서의 베아트리체 달을 떠올릴만한 연기를 보여준다. 트럼펫으로 연주된 메인테마의 쉴새없는 압박 - 처음 들을 때 나쁜 곡은 분명히 아니지만, 너무 빈번히 사용되어 문제다 - 과 다소 허탈할 수 있는 엔딩, 전형적 비디오물의 퀄리티(물론 극장에서 개봉까지 한 작품이기는 하지만)를 인정한다 해도 의외로 볼만한 작품. 풀치의 팬이라면 한 번 쯤 감상할 가치가 있음은 분명하다.

2008. 4. Arborday.

by ArborDay | 2008/04/17 15:19 | 호러비디오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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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겜퍼군 at 2008/04/17 16:02
오 비디오 자켓만 봐도 쵝오라는 생각이 듭니다^^:;
Commented by 老姜君 at 2008/04/17 17:34
제목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Commented by 새침떼기 at 2008/04/18 02:54
"애욕"이라는 단어가 참 옛스럽군요.^^
예전엔 영화제목에 흔히 쓰였는데 언젠가부터 잘 안 쓰는 단어가 되어버린 듯..
Commented by 히치하이커 at 2008/04/18 07:56
제목과, 초반부 전개가 굳!!
ㅎㅎㅎ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4/18 10:23
그러고보면 요즘은 애욕이라는 단어 자체를 많이 쓰지 않는 것 같기도 하네요.
Commented by 유니마르 at 2008/04/18 12:03
우옷~~ 루치오 풀치 팬인 저에겐 정말 보고 싶은 영화네요. ^.^ 초반부 20분 전형적인 에로물 전개로 나가다 집요한 복수극으로의 전환도 흥미롭고~ 무엇보다 야한 장면을 잡아내는데 뛰어난 재능을 지닌 풀치의 실력도 제대로 보고 싶어요. ^^;
Commented by 헬몬트 at 2008/04/26 03:01
저도 이거 소장중이긴 한데.....사두고 안봤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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