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결말을 제외한, 그러니까 미인대회장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콩가루 가족들의 로드무비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는데, 평상시에는 형편없지만 할 때는 할 줄 아는 할아버지도 좋았고, 모든 갈등의 중재자 역할에 떠밀린 어머니도 좋았고, 한탕을 꿈꾸며 자신의 신념을 정리해가는 - 그러나 실패하는 - 도덕주의자도 좋았고, 사람이 싫어 말을 아끼는 오빠도 좋았으며, 이리저리 튀어대는 꼬맹이 아가씨도 좋았다. 삼촌이 빠졌구나, 그도 좋았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어울림도 좋았다. 만장일치에 가까운 이 예쁜 영화에 대한 찬사와 비교할 때 조금은 삐딱한 듯 읽힐 수 있겠지만, 나는 결코 [미스 리틀 선샤인]이 실망스럽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스 리틀 선샤인]은 잘 만든 영화이다. [미스 리틀 선샤인]은 뻔하고, 착하며, 예쁜 영화에 가깝지만, 때로는 웃음을 뽑아내고 - 폴 다노가 '올리브는 어디 있죠?'라는 메모를 가족들에게 내보일 때 웃다가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 - 때로는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늘 말하듯이 뻔하고, 착한 영화를 그럴싸하게 뽑아내는 것이야말로 감독의 공력의 척도라고 생각한다. 같은 얘기를 어떻게 하느냐가 말하는 이의 솜씨를 반영하듯 말이다. 예전에 읽었던 어떤 글에 이런 말이 있었다. 두고두고 기억나는 장면을 관객에게 심어주면 그 작품은 좋은 영화라고. 그렇다면 [미스 리틀 선샤인]은 정말 좋은 영화다. (나는 위에 올린 저 장면에서 진한 감동을 경험했다) 그 누구도 위로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오빠를 위로하는 꼬맹이. 백마디 말보다 중요한건 공감이다. 저러한 마음이 있는 한, 때때로 주저앉는다고 한들 그들은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2008. 4. Arbor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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