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가족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타인과의 대립을 만들어내는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 이유는 그러한 대립이 결국 내부의 분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외국과의 전쟁을 일으켰던 역사 속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취향 탓에 이 작품을 보면서도 [좋지 아니한가]의 감상 때와 마찬가지의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 그러니까 대다수가 하이라이트라고 말하는 미인대회 장면에서 흥이 다소 죽어버리고 말았다. 앙증맞은 소녀의 스트립 댄스도 보기 안스러웠고, 가족들의 개판 댄스도 그리 감동적이지는 못했다.
그러나 (결말을 제외한, 그러니까 미인대회장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콩가루 가족들의 로드무비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는데, 평상시에는 형편없지만 할 때는 할 줄 아는 할아버지도 좋았고, 모든 갈등의 중재자 역할에 떠밀린 어머니도 좋았고, 한탕을 꿈꾸며 자신의 신념을 정리해가는 - 그러나 실패하는 - 도덕주의자도 좋았고, 사람이 싫어 말을 아끼는 오빠도 좋았으며, 이리저리 튀어대는 꼬맹이 아가씨도 좋았다. 삼촌이 빠졌구나, 그도 좋았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어울림도 좋았다.
만장일치에 가까운 이 예쁜 영화에 대한 찬사와 비교할 때 조금은 삐딱한 듯 읽힐 수 있겠지만, 나는 결코 [미스 리틀 선샤인]이 실망스럽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스 리틀 선샤인]은 잘 만든 영화이다. [미스 리틀 선샤인]은 뻔하고, 착하며, 예쁜 영화에 가깝지만, 때로는 웃음을 뽑아내고 - 폴 다노가 '올리브는 어디 있죠?'라는 메모를 가족들에게 내보일 때 웃다가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 - 때로는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늘 말하듯이 뻔하고, 착한 영화를 그럴싸하게 뽑아내는 것이야말로 감독의 공력의 척도라고 생각한다. 같은 얘기를 어떻게 하느냐가 말하는 이의 솜씨를 반영하듯 말이다.
예전에 읽었던 어떤 글에 이런 말이 있었다. 두고두고 기억나는 장면을 관객에게 심어주면 그 작품은 좋은 영화라고. 그렇다면 [미스 리틀 선샤인]은 정말 좋은 영화다. (나는 위에 올린 저 장면에서 진한 감동을 경험했다) 그 누구도 위로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오빠를 위로하는 꼬맹이. 백마디 말보다 중요한건 공감이다. 저러한 마음이 있는 한, 때때로 주저앉는다고 한들 그들은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제목 : 올리브, 올리브, [little miss sunsh.. 블로그 여기저기서 감상글을 읽고는 봐야겠다 생각했고 결국 보고 말았다. 가족영화이지만 작위적이지 않아서 좋고, 가족영화이기에 담겨 있을 따뜻한 가족애도 느껴져서 좋았다. 자신이 만들고도 뿌듯해해서 어디든 '절대무패 9단계'를 적용하고자 하는 아버지 리처드, 그런 남편을 못마땅해하며 2주째 가게에서 사온 닭튀김으로 식사를 내놓는 엄마 셰릴, 항공학교에 가려는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며 침묵선언을 한 드웨인, 헤로인을 복용해 선셋 먼로라는 노인시설에서......more
제목 : 미스 리틀 선샤인 (Little Miss Sunsh.. ★★★★☆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헤드카피에 조바심이 발동해 말 그대로 산넘고 물건너 찾아가 보았다. 최고라 할 만큼 뛰어난 구석은 없지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익숙한 답안지를 비교적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전달해주는 영화다. 생각해보면 토니 콜레트의 출연작치고 껄렁한 영화는 거의 없었던 것 같고, 그렉 키니어와 스티브 카렐의 연기 대결도 무척 훌륭하다. 캐릭터 중에 압권은 역시 드웨인 역의 폴 다노라고 해야겠다. 가 생각나더라......more
Commented by 我花 at 2008/04/03 16:28
어줍짢은 말 뿐인 위로보다
마음을 도닥여주는 어깨동무 한번이 더 큰 위로가 된다는..
찡~~한 장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