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잡담 : 씨네21, 645호

1. 간만에 씨네21 - 645호 - 을 샀다. [고래]가 너무너무 읽고 싶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어 그냥 잡지를 읽는게 낫겠다라는 생각이 든 탓이다. 어쨌거나 잡지를 펴니 달시파켓이 쓴 불법dvd 판매에 대한 이야기가 우선 눈에 띈다. 도대체 이것을 근절하지 않는 - '못하는'이 아니라 '않는'이라고 표현했다. 이건 가능성이 아니라 의지를 지적하는 것이다 - 이유가 뭘까. 너무 돈 쉽게 벌려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만, 그런 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수수방관하는게 더 문제다.

2. 계속 씨네21에서 본 이야기들. 기사의 길이와는 상관없이 궁금증을 동하게 하는 영화들이 몇 편이나 되니 이번 호는 제 값을 다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3. [주노]의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이 [피에르, 피에르]라는 영화를 찍는다고 한다. 제이슨 라이트먼의 영화를 두 편 - [주노], [땡큐 포 스모킹] - 밖에 못 봤지만 그 두 편 모두 민감한 이슈를 건드리고 있되, 사회 전반이라기보다는 개인적 차원에서 지지할만한 결론을 내리고 있더라. 커다란 영화보다는 작고 즐길만한 소품을 만든다고 해야하나. 이번 작품도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등의 민감한 소재를 다룬다고 하니,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가 벌써부터 궁금하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에 대한 기대를 배가하는 것은 주인공으로 낙점된 짐캐리이다.

4. 통신원 리포트에 실린 [디 벨레]도 관심을 동하게 한다. 독재라는 주제를 지겨워하는 - 그러니까 그게 나쁜건지 모두 다 알고 있는 - 요즘의 학생들에게 선생이 게임(실험)을 제안하고, 그 게임의 참여자들이 집단도취와 권력도취에 빠져들어 - 심지어 교사까지도 - 파국에 치닫는다는 것이 내용이라고 한다. 영화가 주장하는 결론이 옳은지에 대한 것은 아직 보지 못했으니 할 말이 없지만, 적어도 머리를 꽤 아프게 할 작품이 아닐까 싶다. 언뜻 [엑스페리먼트]가 떠오르기도 하고. 블로그스피어에서는 항상 정의가 이기지만, 세상에서는 정의가 요원해보이는 현상을 설명하지 않을까에 대한 기대도 있다.

5.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대가 되는 작품은 [인터뷰]. 스티브 부세미가 연출했다니 닥치고 궁금하지 않겠는가. 한물간 정치기자와 인기 여배우와의 인터뷰를 통해 '관계'를 그려내고 있다고 한다. 무비스트의 민용준 기자의 은 호기심을 더더욱 자극한다. 부디 이달 말까지만 걸려있어다오.

6. 물론 내가 언급하지 않은 좋은 기사들이 더 많다. 특히 미국영화에 대한 3자 대담은 상당히 흥미롭고 두뇌에 적당한 자극을 더한다. 이번호에 실린게 최종편인데, 시간날 때 찬찬히 앞의 글부터 읽어봐야겠다.

2008. 3. Arborday.

by ArborDay | 2008/03/18 19:40 | 일상/기타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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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W at 2008/03/18 20:04
저도 달시 파켓씨 글 봤어요.
종로, 대학로, 명동, 용산...ㅜ.ㅜ 의지의 문제 심히 공감합니다.
정성일, 허문영, 김...(이름이 가물가물 여성분이셨는데...^^;;) 대담 읽었는데 '포스트 시네마' 인상깊더군요,
Commented by 나무피리 at 2008/03/18 20:11
저도 처음에 불법DVD를 봤을 때는 정말 열심히 신고했었답니다. 그런데 이제는 지치더라고요.
신고받는 분들도 그러려니 하고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기도 하고요. 어떤 묘안이 나오면 이런 현상이 근절될까, 생각해봐도 제 머리는 별반 답이 없네요^^;;;;
Commented at 2008/03/18 20:4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dcdc at 2008/03/18 21:14
아, 기대되는 작품이 잔뜩입니다!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3/18 22:30
W님/ 애프터 시네마까지 언급했었죠? 여성분은 김소영 평론가입니다.

나무피리님/ 제 머리도 별 답을 못 가진건 마찬가지에요. ^^

비공개님/ 그래도 [사랑해,파리]까지는 보셨네요. 사실 제가 파리를 그닥 사랑하지 않아서인지, 흠흠.
전 그냥 그가 나오는 예전 영화들을 꽤 자주 본답니다.
[땡큐 포 스모킹]은 작은 소품이지만 의외로 생각할 거리가 많은 작품이에요. 일단 재미있으니 보세요.

dcdc님/ 그렇죠? 씨네21 외에도 귀동냥으로 호기심이 근질근질하는 작품이 수도 없이 많은데, 참을 수 밖에 없어 고역이네요.
Commented by krzys at 2008/03/19 00:05
불법 DVD가 많이 팔리긴 하나 보네요. 일본은 불법 DVD 판매하다가 연행되면 신문에 난다던데 말입니다. 최근에 일본에서 시행된다는 인터넷 서비스 해지는 분명 엽기적인 거지만, 한국에서 불법 디지털 영상물이나 DVD를 용납하는 건 더 엽기적이에요.
Commented by 우노히카 at 2008/03/19 00:59
오! 주노를 굉장히 잼나게 봤는데, 피에르피에르라!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걸요?
Commented by Ginger at 2008/03/19 02:34
[고래]는 천명관의 소설인가요? 정말 재미있게 봤던 작품인데... 정말 순식간에 읽히더라구요. [디 벨레]와 [인터뷰]는 저도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신어지 at 2008/03/19 08:28
<고래> 망설이지 말고 읽으세요. 무척 잘 읽히고 재미도 있어요.
<인터뷰>의 상영관이 뜨지 않아서 밀린게 아닌가 싶었는데
다시 확인해봐야겠군요.
Commented by ssita at 2008/03/19 15:15
'캐비넷'을 읽고나서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은 모조리 사버렸는데, 이제 '새의 선물'을 들췄네요. 고래까지 가려면~.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3/20 00:08
krzys님/ 많이 팔리기도 하고 사실 원가 자체가 거의 없다보니 파는대로 남는거죠, 뭐.
말씀처럼 엽기적인 상황 아닌가 싶어요.

우노히카님/ 앗, 이글루에 둥지 트셨군요. 정말 반가워요~ ^0^

Ginger님/ [디 벨레] 정말 기대되지 않나요? 그런데 볼 수 있으려나. [인터뷰]는 이달 말에 걸려있으면 볼 수 있을텐데, 그게 아니면 DVD로 달려야 할 것 같네요.

신어지님/ 요즘 좀 부담되는 작업이 있어서요. 보다가 재미있다고 끝장을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
전 개봉관을 확인한게 아니라 그냥 잡지에 적힌 20일이라는 날짜만 확인했거든요. 신어지님 추측이 맞을 수도 있어요.

ssita/ 오호, 그거 멋진 지름패턴인데?
Commented by 회색인간 at 2008/03/21 09:09
디벨레...사실 독제보다 무서운건 다수입니다. 다수의 권력은 무시못해요. 힘약한 소수는 언제나 다수에 엉덩이에 깔려있죠...말로하니 느낌이 잘 안오실지도 모르지만 아마 [파리대왕]이란 영화 보셨다면 알겁니다. 그겁니다. 엔딩씬은 보다 피토했죠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3/21 14:14
회색인간님/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지 알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헬몬트 at 2008/03/23 11:45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article_id=50568&mm=005004007#comments

씨네 21 말은 저리하곤 다운로드 받아본 진중권 글이나 싣더군요.

불법 노점상이나 다운로드족과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물론 저거 싣은 저 잡지도 참 위선자라고 봅니다

그래놓고 늘상 한국영화산업이 죽네.불법 다운로드나 뭘로 죽네 기사를 쓰시면 뭐하냐고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3/23 15:37
헬몬트님/ 진중권의 영화 글은 읽지 않습니다. 흥미 없더군요. 그럼에도 이 글은 다른 곳에서 지적이 나온걸 본 적이 있네요. 그러려니 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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