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2월 12일
영화잡담 : 지브리, 죠스, 코엔형제, 기타등등
1. 일전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섭렵하며 그들의 팬임을 자처하던 때가 있었다. 당연히 지브리를 대표하는 하야오도 좋아한다고 수차례 고백했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지브리의 물건들은 하야오가 만든 것들이 아니었다. 가끔씩 "아, 다시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건 [바다가 들린다]거나, [귀를 기울이면]이거나, [추억은 방울방울]이니까. 물론 [토토로]의 귀여운 메이도 보고 싶고, 진정한 판타지 [붉은돼지]도 보고 싶기는 하지만, 적어도 내게 지브리의 대표작 중에는 하야오의 것이 별로 없는 듯 하다.
[추억은 방울방울]을 간만에 다시 봤다. 28세의 여인을 30대 중반으로까지도 보이게 할만한 볼밑의 주름은 거슬렸지만, 이 작품은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5학년때의 추억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내 경우는 시골에서 서울로 이사와서 사투리 때문에 놀림을 받은 축이었지만.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한 두어개의 에피소드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만하면 애니메이션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한게 아닐까. 여전히 좋다.
2.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블로그'라는 간판이 무색할 정도로 공포영화가 아닌 영화들의 글만 줄창 올라오고 있는 듯 해서 좀 미안한 기분이 든다. 예를 들어 올해 들어 올린 비디오커버 - 나는 근래에 감상하지 않고서는 커버를 올리지 않는 편인데, 이 원칙을 좀 바꿔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 는 한 편도 없다. 물론 공포영화를 전혀 보지 않는건 아니다. [결투]를 보고 삘을 받아 [죠스]를 감상했다. 상어를 보여주기를 엄청나게 아꼈던 이 영화를 어릴 적에는 낚시영화 즈음으로 생각하기도 했지만, 나이를 들고나서는 볼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 상어가 아닌 마을과 같은 주변 이야기도 세밀하게 구성해서 삽입했을 뿐만 아니라,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솜씨는 훌륭하기 짝이 없다. 가히 장인의 것이라 할만하다. 물 위로 피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은 지금 봐도 경악을 금치 못하겠더라. 더불어 [죠스]의 경찰서장, 로이 샤이더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 내게는 히스레저보다 훨씬 가까운 분이다.
3. 얼마전 구입한 [28일후], [28주후] 합본팩도 감상했고, 생소할 것이 분명한 이태리 호러물도 몇 편 감상했다. 유명한 작품 위주로 봤기 때문에 대체로 만족스러웠는데, 그 중 그다지 유명하지 못했던 한 편은 실망했다. 한국을 제외하고는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개봉된 바 없었다는(사실인지는 모른다) [얼터드]가 그 주인공. 이건 제대로 장난을 치는 것도 아니고, 판에 박힌 장르의 편안함 안에서 제 맛을 내는 영화도 아니고 별로 할 말도 없다. 뒤늦게 알고보니 [블레어위치]의 감독이었다네. 개인적으로는 [블레어위치]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오히려 [북오브더쉐도우] 쪽이 내 취향이었지. [클로버필드]에 대한 무수히 많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극장에서 감상하지 않은 이유가 두개 있는데, 첫째는 멀미고 둘째는 가끔씩 평들에서 보이는 [블레어위치] 이야기이다. 극장에서 볼걸이라고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보고 싶지 않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포영화 글이 자주 올라오지 않는 이유는 1월은 빌리와일더에 빠져 허우적댔고, 2월에는 코엔형제의 영화에 빠져 허우적댔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이냐라는 선택에 있어, 나는 글쓰기의 유혹보다는 영화보기의 유혹에 져버렸다는 뜻이다.
5. 어쨌거나. 코엔형제는 분명히 이 시대의 거장이라 할 만하다. 그들은 소동극을 뻗쳐나가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빛과 공간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들도 명확하게 전달하는 편이다. 나는 가끔 이런 사람들이 영화를 만들지 않았으면 뭘 하고 살았을까를 생각한다. 나는 한 감독을 좋아하게 되면 그 감독의 범작까지도 사랑하게 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평생 몇가지 종류 내에서 소리를 내는 감독들의 경우는 더 그렇다. 왜냐하면 그들의 스타일 - 시각적인 것을 떠나 - 만큼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엔형제의 영화 중에 범작이 있는지를 잘 모르겠다. [레이디킬러]를 보지 못했다는 사실은 밝혀두자. 그만큼 나는 그들을 사랑한다.)
그럼에도 네 취향상 코엔형제의 영화들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순서로 그들의 작품을 배열해보시오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밀러스크로싱]과 [바톤핑크]를 우선 꼽아놓고나서 생각할 것이다. [밀러스 크로싱]의 타협하지 않는 건달 주인공이나, [바톤핑크]의 작가처럼 타인의 말을 듣지 않고 제 세상에 갇혀 사는 인간처럼 나는 독고다이들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강한 인간이든, 약한 인간이든간에. 어쨌든, 생각없이 우선배정할 영화에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추가될 수 있을지 기대 중이다.
6. 최근 한국영화들이 여러편 개봉했기에, 나도 한 편 정도는 봐줘야 할 것 같아서 극장을 찾았다. 사실 개봉 전 가장 기다렸던 영화는 [6년째 연애중]이었는데, 막상 개봉하게 되니 흥이 죽어버렸다. 나는 갑자기 거만해져서 "칫, 2년쯤 더 만나보라 그래."라는 식이고, 내 여자친구는 "잘못 그렸으면 짜증일테고, 제대로 그렸다고 해도 매일 봤던건데 그걸 극장에서까지 또 봐야겠어?"라는 식이다.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원작을 그리 재미있게 읽지도 못했었고, 아직까지는 보고나서 평가가 점차 박해지는 정윤철의 영화라 조금 시큰둥.
그래서 [라듸오데이즈]로 결정했다. 결과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서툰 면이 눈에 밟혔지만, 다음 작품은 더 좋은게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희망도 보이고. 어쨌거나 결론. 아무리 평이 안 좋아도 관심이 조금이라도 동하면, 내 눈으로 확인하는게 후회없는 선택인 것 같다. 물론 평이 좋고 관심이 안 동하는 경우라면 안 보는게 후회없는 선택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래도 보고, 저래도 봐야한다. 그게 소위 매니아를 자칭하는 사람들의 자세인거다. 하하하.
7. 이제 dvd 얘기. 이 달의 지름은 [동경대부]로 시작했다. 출시되기를 기다렸던만큼 잽싸게 달려가 들고 왔다. 아차,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으로 표기해야하나? 어쨌거나 [동경대부]는 볼 때마다 즐거운 작품이다. 거침없이 뻗어가는 이야기도 즐겁고, 유려한 배경도 즐겁다. 캐릭터들도 마음에 든다. 특히 자신을 도박에 빠뜨렸다고 생각해서 보자마자 자리 안 가리고 덤벼들었던 상대방이 죽지 않았다고 안도하는 긴을 보면, 인간이 그렇게까지 악해지기는 것은 어렵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좋다. 조금은 극단적일 수 있는 인물설정이지만, 이야기 자체는 그다지 극단적이지 않다.
8. 당분간 dvd지름을 자제할 예정이다. 자제에 대한 개인적이고도 명확한 정의는 '한 달간 지름규모를 10만원 안쪽에서 선방하는 것'인데, 이 달은 벌써 8만원을 넘겼으니 다음 달이 되기 전까지는 지름과는 안녕이다. 이 같은 특단(?)의 조치가 내려진 이유는 11월말부터 스트레스를 dvd 지름으로 풀다가, 나의 통장잔고에 비해 대책없이 규모가 커져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dvd 렉이 부족해진지도 꽤 지났다. (더이상 무언가가 들어올 공간이 내 방에는 없다) 솔직히 요즘 산 녀석들은 정리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어떤 타이틀이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3초 내로 찾아낼 수 있지만, 그게 초보수집가의 자세인게다.) 이번 주말에는 맘먹고 정리 한 번 해봐야지.
그런데 구매를 자제하자면 DP를 비롯한 각종 dvd 관련 사이트 방문 또한 자제해야한다. 무척 심심하고 또 힘든 일이다.
[추억은 방울방울]을 간만에 다시 봤다. 28세의 여인을 30대 중반으로까지도 보이게 할만한 볼밑의 주름은 거슬렸지만, 이 작품은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5학년때의 추억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내 경우는 시골에서 서울로 이사와서 사투리 때문에 놀림을 받은 축이었지만.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한 두어개의 에피소드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만하면 애니메이션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한게 아닐까. 여전히 좋다.
2.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블로그'라는 간판이 무색할 정도로 공포영화가 아닌 영화들의 글만 줄창 올라오고 있는 듯 해서 좀 미안한 기분이 든다. 예를 들어 올해 들어 올린 비디오커버 - 나는 근래에 감상하지 않고서는 커버를 올리지 않는 편인데, 이 원칙을 좀 바꿔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 는 한 편도 없다. 물론 공포영화를 전혀 보지 않는건 아니다. [결투]를 보고 삘을 받아 [죠스]를 감상했다. 상어를 보여주기를 엄청나게 아꼈던 이 영화를 어릴 적에는 낚시영화 즈음으로 생각하기도 했지만, 나이를 들고나서는 볼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 상어가 아닌 마을과 같은 주변 이야기도 세밀하게 구성해서 삽입했을 뿐만 아니라,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솜씨는 훌륭하기 짝이 없다. 가히 장인의 것이라 할만하다. 물 위로 피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은 지금 봐도 경악을 금치 못하겠더라. 더불어 [죠스]의 경찰서장, 로이 샤이더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 내게는 히스레저보다 훨씬 가까운 분이다.
3. 얼마전 구입한 [28일후], [28주후] 합본팩도 감상했고, 생소할 것이 분명한 이태리 호러물도 몇 편 감상했다. 유명한 작품 위주로 봤기 때문에 대체로 만족스러웠는데, 그 중 그다지 유명하지 못했던 한 편은 실망했다. 한국을 제외하고는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개봉된 바 없었다는(사실인지는 모른다) [얼터드]가 그 주인공. 이건 제대로 장난을 치는 것도 아니고, 판에 박힌 장르의 편안함 안에서 제 맛을 내는 영화도 아니고 별로 할 말도 없다. 뒤늦게 알고보니 [블레어위치]의 감독이었다네. 개인적으로는 [블레어위치]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오히려 [북오브더쉐도우] 쪽이 내 취향이었지. [클로버필드]에 대한 무수히 많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극장에서 감상하지 않은 이유가 두개 있는데, 첫째는 멀미고 둘째는 가끔씩 평들에서 보이는 [블레어위치] 이야기이다. 극장에서 볼걸이라고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보고 싶지 않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포영화 글이 자주 올라오지 않는 이유는 1월은 빌리와일더에 빠져 허우적댔고, 2월에는 코엔형제의 영화에 빠져 허우적댔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이냐라는 선택에 있어, 나는 글쓰기의 유혹보다는 영화보기의 유혹에 져버렸다는 뜻이다.
5. 어쨌거나. 코엔형제는 분명히 이 시대의 거장이라 할 만하다. 그들은 소동극을 뻗쳐나가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빛과 공간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들도 명확하게 전달하는 편이다. 나는 가끔 이런 사람들이 영화를 만들지 않았으면 뭘 하고 살았을까를 생각한다. 나는 한 감독을 좋아하게 되면 그 감독의 범작까지도 사랑하게 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평생 몇가지 종류 내에서 소리를 내는 감독들의 경우는 더 그렇다. 왜냐하면 그들의 스타일 - 시각적인 것을 떠나 - 만큼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엔형제의 영화 중에 범작이 있는지를 잘 모르겠다. [레이디킬러]를 보지 못했다는 사실은 밝혀두자. 그만큼 나는 그들을 사랑한다.)
그럼에도 네 취향상 코엔형제의 영화들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순서로 그들의 작품을 배열해보시오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밀러스크로싱]과 [바톤핑크]를 우선 꼽아놓고나서 생각할 것이다. [밀러스 크로싱]의 타협하지 않는 건달 주인공이나, [바톤핑크]의 작가처럼 타인의 말을 듣지 않고 제 세상에 갇혀 사는 인간처럼 나는 독고다이들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강한 인간이든, 약한 인간이든간에. 어쨌든, 생각없이 우선배정할 영화에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추가될 수 있을지 기대 중이다.
6. 최근 한국영화들이 여러편 개봉했기에, 나도 한 편 정도는 봐줘야 할 것 같아서 극장을 찾았다. 사실 개봉 전 가장 기다렸던 영화는 [6년째 연애중]이었는데, 막상 개봉하게 되니 흥이 죽어버렸다. 나는 갑자기 거만해져서 "칫, 2년쯤 더 만나보라 그래."라는 식이고, 내 여자친구는 "잘못 그렸으면 짜증일테고, 제대로 그렸다고 해도 매일 봤던건데 그걸 극장에서까지 또 봐야겠어?"라는 식이다.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원작을 그리 재미있게 읽지도 못했었고, 아직까지는 보고나서 평가가 점차 박해지는 정윤철의 영화라 조금 시큰둥.
그래서 [라듸오데이즈]로 결정했다. 결과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서툰 면이 눈에 밟혔지만, 다음 작품은 더 좋은게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희망도 보이고. 어쨌거나 결론. 아무리 평이 안 좋아도 관심이 조금이라도 동하면, 내 눈으로 확인하는게 후회없는 선택인 것 같다. 물론 평이 좋고 관심이 안 동하는 경우라면 안 보는게 후회없는 선택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래도 보고, 저래도 봐야한다. 그게 소위 매니아를 자칭하는 사람들의 자세인거다. 하하하.
7. 이제 dvd 얘기. 이 달의 지름은 [동경대부]로 시작했다. 출시되기를 기다렸던만큼 잽싸게 달려가 들고 왔다. 아차,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으로 표기해야하나? 어쨌거나 [동경대부]는 볼 때마다 즐거운 작품이다. 거침없이 뻗어가는 이야기도 즐겁고, 유려한 배경도 즐겁다. 캐릭터들도 마음에 든다. 특히 자신을 도박에 빠뜨렸다고 생각해서 보자마자 자리 안 가리고 덤벼들었던 상대방이 죽지 않았다고 안도하는 긴을 보면, 인간이 그렇게까지 악해지기는 것은 어렵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좋다. 조금은 극단적일 수 있는 인물설정이지만, 이야기 자체는 그다지 극단적이지 않다.
8. 당분간 dvd지름을 자제할 예정이다. 자제에 대한 개인적이고도 명확한 정의는 '한 달간 지름규모를 10만원 안쪽에서 선방하는 것'인데, 이 달은 벌써 8만원을 넘겼으니 다음 달이 되기 전까지는 지름과는 안녕이다. 이 같은 특단(?)의 조치가 내려진 이유는 11월말부터 스트레스를 dvd 지름으로 풀다가, 나의 통장잔고에 비해 대책없이 규모가 커져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dvd 렉이 부족해진지도 꽤 지났다. (더이상 무언가가 들어올 공간이 내 방에는 없다) 솔직히 요즘 산 녀석들은 정리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어떤 타이틀이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3초 내로 찾아낼 수 있지만, 그게 초보수집가의 자세인게다.) 이번 주말에는 맘먹고 정리 한 번 해봐야지.
그런데 구매를 자제하자면 DP를 비롯한 각종 dvd 관련 사이트 방문 또한 자제해야한다. 무척 심심하고 또 힘든 일이다.
# by | 2008/02/12 13:29 | 영화잡담 | 트랙백 | 덧글(3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지금 다시 본다면, 흠, 글쎄요..하하.
그리고 왜 저는 '로이 샤이더'하면 '블루 썬더'가 생각날까요. 흑. 어릴때의 장난감 때문일려나.
분명 '밀러스 크로싱'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파고'처럼 기억에 안남는건 무슨이유 일까요. 흑. T-T
저는 뭐 한약에다 뭐다 이래저래 돈을 많이 써서, 저 역시 통장잔고를 너무 생각 안 했더군요, 긴축 재정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참으면 병 되는데) 정말 참고, 참고 또 참습니다. 저는 dvd와 책을 포함해서 한달에 10만원 안쪽으로 쓰자 다짐했습니다. 될 수 있으면 5만원 정도로 생각하고도 있습니다(솔직히 가능할 것 같기도 하고요). 암튼 당분간은 저도 지름 자제입니다. 형님처럼 렉도 없고요... 무엇보다 dvd는 사다 놓고 뜯지도 않은 게 너무 많아요. 차근차근 1개씩 이제 보려고요^^
저는 코핸형제의 영화도 공포영화 반열에 올려도 될듯 한데 말이죠
보고 나면 왠지 스산해져 오는 묘한 맛이 있죠
그런 점 때문에 꺼리실 필요는 없을 듯... (이라지만, 멀미는 확실히 걱정할 만도 합니다 o<-<)
많은 이들이 '허드서커 대리인'을 그들의 실패작으로 꼽지만 글쎄요, 이들의 필모그래피를 보고 있자면 도대체가 이 인간들은 누가 뭐래든 자기들끼리 웃자고 찍나 싶은 개그를 늘어놓는 '위대한 레보스키' 가 있는가 하면, 음 이번엔 언뜻 단순한 유괴스릴러인듯 하지만 사실 인간 사회의 우울한 풍경을 속속들이 파헤치는 영화나 한번 찍어볼까 하고 만든것만 같은 '파고'도 있고, 예컨대 범작이나 실패작조차도 '뭘 하려했는지 야망은 참 좋았는데 좀 역부족이었다' 가 아니라 그냥 남들이야 뭐래든지 그냥 이래 찍고 싶어서 찍었구먼유-란 느낌이랄까요. '허드서커 대리인'도 확실히 영화가 좀 방향을 상실한 감이 있지만 그 틀어짐조차 의도하고 찍어버린듯한 인상이 있어서 놓아버릴 수가 없는 영화입니다. 아마 그런 맥락에서 '레이디킬러'도 보면 일단 좋아하실 거라고 믿습니다 :)
코엔형제 영화의 빛과 공간의 탁월함은 물론 형제의 영민함도 영민함이겠습니다만은, '바톤 핑크' 이후로 쭈욱 함께해온 촬영감독 로저 디킨스의 공을 무시하고 지나가면 또 섭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입니다. 배리 소넨필드와 함께 할때까지의 그들이 분명 잘하기는 하는데 아직 뭔가가 불안불안한 악동들의 인상이었다면, '바톤 핑크' 에 와서는 비로소 심중을 파악하기 힘든 고단수를 보고 있단 느낌이었거든요. 그 힘 준듯안준듯 하면서 묵직하게 끌고 나가는 오프닝 롱테이크부터 불타오르는 호텔 복도의 이미지 같은 건 아무래도 감독의 힘만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건 아니지요. 그의 카메라 덕에 개인적으로는 '밀러스 크로싱' 보다는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쪽을 제 개인적인 베스트로 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저나 저도 직접 극장가서 확인해본건 아닙니다만 '얼터드' 국내 개봉은 하지 않았었나요? 언제였던가 넥스트 플러스를 훑어보다가 봤던 기억이 가물가물 나는데;
로이샤이더는 대부분의 팬이 [블루썬더]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더군요. 이상한게 아닙니다. ^^
dcdc님/ 예, 저도 그래요. 저는 [바다가 들린다]를 가장 좋아하지만요.
비둘기는/ [동경대부] 꽤 좋지. 볼만해.
그런데 너무 과욕을 부리는거 아니야? 추리소설의 끝장을 볼 수는 없을텐데. 공포영화를 끝장보겠다 이런 부류의 생각은 해 본 적이 없거든. 불가능하잖아! ^^;;
newt/ 개인적으로 [반디의 묘]는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 딱히 일본 미화니 그래서가 아니라 칙칙해서. ㅠㅠ
네모도리님/ 코엔 형제의 영화들을 공포영화로 취급하고 싶은건 저도 마찬가지지만(실제로 공포영화 팬들 중에서 그들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드물답니다), 장르 구분은 너무 애매한거라서요. ^^
충격님/ 예, 그런 글을 많이 읽기는 했는데 아직은 손이 안가네요. 다른 볼 것도 많고. ^^
wideawake님/ 저도 코엔형제의 실패작이 있는지 의심중입니다. 뭐랄까, 왜 찍었는지가 눈에 빤히 보이기도 하고 그 중에서의 유머 역시 공감할만한데 실패작이라 부를 수 있을리가 만무하지요.
말씀처럼 로저 디킨스의 공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100% 이상 인정합니다. 다만 그냥 영화를 몽땅 뭉뚱그려 감독의 이름만 언급하는 식으로 글을 쓰는 이유는, 스스로가 제작 현장을 잘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에요. 촬영감독이 어떠니, 편집감독이 탁월했느니 이런 식으로 딱딱 구분할 능력이 안되거든요.
[그남자는 거기 없었다]가 저 목록에 오르지 않은 이유는 한 번 밖에 보지 못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바톤핑크]나 [밀러스크로싱]은 꽤 여러번 봤거든요. 변명만 하는 느낌인데, 어쨌거나. ^^
[얼터드]에 대해서는 제가 글을 잘못 썼네요. 수정했습니다.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개봉한 바가 없었던... 이라는 수식어가 반드시 붙어야 합니다. 국내개봉했을 때 놓쳤다가 dvd로 뒤늦게 본거거든요. ㅠㅠ
아, 참. 오랫만이네요. 반가워요.
2. 로이 샤이더 경은 너무나 아쉽습니다. 제게 이 분이 가장 각인된 작품은 [죠스] 시리즈와 함께 [마라톤 맨]이었어요. 정말 '강인한' 육체를 여김 없이 보여주시고, 작품 속에서 후회 없이 죽으시는데 (어랏, 이 작품 분명히 보셨죠?) 별세 소식을 듣고 너무 슬프더라구요. 이제 9신데, [죠스]를 한번 더 볼까요. 디비디가 있다는 게 너무 좋군요.
4. 빌리 와일더에 빠지셨군요! 저도 한동안 그랬고, 여전히 제게 있어 히치콕과 함께 최고의 거장으로 남아계세요. 글쓰기의 유혹이라...저는 하루종일 "잼 없는" 경제기사에 허우적거리느라 집에 오니 포스팅할 맛이 안 나더군요. 또 키보드를 만지작거려냐 하냐! 이러면서요.
5. 세상에, 왜 이렇게 번호 하나 하나가 제 생각과 같으십니까. 코엔 형제의 걸작은 (정말 하나만 뽑으라면) 밀러스 크로싱이죠. 개인적으로는 대부 시리즈에 '길이'만 제외하면 전혀 빠질 게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개봉을 앞두고 왜 이리 맘에 설레는지. 벌서 책도 사서 읽고 있답니다. 21일은 쓰나미더군요. [노인...], [어톤먼트], [주노].
6. 저도 [라듸오데이즈] 봤어요. 솔직히 놀랬어요. 지나치게 깔끔했지만, 욕심 부리지 않고 소소한 재미가 있었거든요. 아래 글도 잘 읽었습니다.
7. [동경대부] 재밌죠. 저는 이게 언제나 블루레이로 나오나 고심만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파프리카]를 블루레이로 보고 (좋은 의미로) 경악했어요. 이게 진정 디지털이야! 이러면서요/
8. 저도 한달 문화비를 20만원으로 정했어요. 책, cd, dvd, 블루레이, 극장비 등을 20만원 넘으면 쳐다보지도 않기로요. 근데, 이게 너무 힘들어요. 아, 크로넨버그 감독의 [이스턴 프로미스]를 보고 싶어 죽겠어요. [폭력의 역사]만 3번 봐버렸어요. 개봉은 언제 하는 거냐. 영국판 블루레이 - 가격이 3만원도 넘는 - 를 사야 하는 건가. 아니면 쑥딱 다운로드 받아보고 입 닫아야 하는가. 별 생각이 다 들어요. 하여튼 너무 재밌는 포스팅이어서 제가 흥분해서 덧글을 왕창 달아버렸네요. :)
3. 28주후 재밌더만요. 히히.
5. 그러고 보니 '이건 코엔 형제의 영화다'하고 본 영화가 단 한 편도 없습니다. 모르고 본 게 있을진 몰라도. -_-
8. 저도 지르고 싶습니다...후후후...물론 음반 먼저. 하긴 ArborDay님에 비하면 저야 새발의 피겠지만요. (웃음)
1. 사실 저도 세 작품의 우열을 가리는게 꽤 어렵답니다. [귀를 기울이면]은 출시에 대한 이야기가 몇 번 나온 적이 있으니 내년에는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고, [바다가 들린다]는 작년에 일본에 들렸을 때 사온지라 나오든 말든 상관은 없습니다(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한글자막이란게).
2. 예, 봤습니다. 조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도 [죠스] 다음으로는 [마라톤맨]이 떠오르네요. [죠스]를 좀 더 많이 본 탓이겠죠. 그런데, [죠스]를 재감상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런 소식을 들으니 정말 안타깝더라구요. 바로 며칠 전 본 분인데, 이런 느낌이랄까.
4. 모르면 몰랐지, 알고 빠지지 않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나저나 글을 전업으로 하는 사람이 블로그를 꾸리는게 쉽지 않을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기사는 아니지만 보고서로 먹고 사는 축이라, 한 자도 못 쓰겠을 때가 많아요.
5. 지금 덧글을 쭈욱 읽으면서 내가 쓴 덧글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이 정도 일치하기가 쉽지 않은데! 며칠 전에 서점에 들렸더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소설책을 팔고 있더군요. 집어올까 하다가 영화부터라고 마음 먹었어요. [어톤먼트], [주노] 모두 평이 상당히 좋더군요. [어톤먼트]는 개인적으로 가장 신뢰하는 평론가로부터 괜찮다는 말을 들었어요. [주노]는 모웹진 편집장에게 들었는데 좋다더군요. 그런데, 시사회장에는 '한가족위원회', '청소년성폭력상담소' 이런 사람들이 기자보다 더 많았다나?
6. 말씀 그대로입니다.
7. 아, 차세대. 조만간 넘어가기는 할텐데 말이죠. ㅠㅠ
8. 모두 포함해 20 이내라면 상당히 빡빡하겠네요. 그래도 규모란건 있어야죠. ㅠㅠ
[이스턴 프로미스]에 대해 글을 읽던 중 기억에 남은 얘기 하나. 크로넨버그가 사우나장에 데려가서 비고 모텐슨에게 "여기서 액션씬을 찍을거야." 그랬더니, 비고 모텐슨이 "그럼 제가 모두 벗어야겠군요."라고 답했다네요. 좋은 감독에 좋은 배우. 복 받은 것 같습니다.
간만에 긴 덧글 받아보니 좋네요. 가끔 남겨주시와요~ ^^
2. 안타깝게도 가버리셨네요. 좋은 곳 가셨기를 비는 수 밖에 없죠. ㅠㅠ
3. 28주후는 상당히 괜찮은 느낌이었습니다. 언젠가 글을 한 번 풀어볼 생각이에요.
5. 은근히 모르고 본게 많을 수 있습니다. 저도 영화를 무지막지하게 봐대던(별 생각없이 소모하던) 시기에는 감독 이름조차 모르고 봤거든요.
8. 저 그렇게 많이 지르지 않습니다. 험험험.
비공개님/
1. [죠스]에서 로버트쇼의 포스, 상당했죠. 유약하고 돈으로 발라진 박사와 완전히 대비되는 캐릭터랄까. 그런데 정작 그 분의 이름을 알고 본 영화는 제게는 없네요. 어딘가에서 보긴 제법 본 것 같은데.
2. 말씀처럼 [분노의 저격자]는 참 괜찮은 영화입니다. 물론 [밀러스 크로싱]도 두 말 할 필요 없는 작품이죠. 그런데 [바톤핑크]가 중간에 밀려버렸군요. 헤~ 존터투로와 존굿맨이 워낙 대단한 느낌을 뿜어내서 한 때는 좋아하는 배우라며 입에 물고 다니기도 했었는데. ^^
1.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2. 파고
3. 밀러스 크로싱
4.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5. 블러드 심플
6. 바톤 핑크
입니다. ^_^
8. 저도 공간이 부족해서 그냥 계속 위로 쌓아올리는 중. 무슨 DVD 탑쌓기 놀이도 아니고..ㅠㅠ
새침떼기님/ 하하하, 탑쌓기 놀이. 그렇게 생각하는게 맘이 훨씬 편하겠어요. 저도 꽤 높은 탑을 쌓고 있는 중.
물론 [밀러스 크로싱]도 더 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아, 좋더라구요.(여러가지 의미에서 다르게 쓰이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