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의 법칙

아, 저 사람 나이 좀 먹었구나 생각했던 사람들과 술자리에서 만나 이야기를 해보니 나보다 어리더라라는 일을 한 두 번 겪은 것도 아니고, 형도 옷을 나이에 좀 맞게 입으세요라는 소리를 한 두번 들은 것도 아닌데다가, 무엇보다도 (아주 격식있는건 아니라고 하더라도) 청바지를 입고 돌아다니기엔 민망한 곳들을 자주 방문하게 되는지라 옷을 좀 사고자 마음 먹었습니다.

뭐, 아직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옷을 사봐야 몇 번 빨래하고 나면 망가뜨릴만큼 관리도 제대로 못해서 그냥 중저가로 몇 벌 사야겠다 견적을 20만원대에 맞추고 돌아다녔는데. 바지를 사면 니트가 필요하고, 니트를 사면 가방이 필요하고, 가방을 사면 구두가 필요하고, 구두를 사면 외투가 필요하더라라는 지름의 법칙을 확인하게 되었네요.

지름의 법칙 : "필요는 필요를 낳는다."

일부를 포기했음 - 나름 쓸만한걸 가지고 있기도 해서 - 에도 주머니를 탈탈 털었지요. 잔고가 얼마 안 남았습니다. 말하는게 시간 아까울 얘기이겠지만, 돈은 얼마가 있어도 항상 부족한 법 같습니다. 애당초 걱정없을만큼 돈을 가져본 일도 없고, 살면서도 아마 그만큼 돈을 가질 일은 없겠지만. 그래서 결론, 그냥 있는 것 가지고 잘 쓰면 그만. 에헤라디야.

by ArborDay | 2007/11/05 11:07 | 일상/기타 | 트랙백(1) | 덧글(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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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Pell's seer .. at 2007/11/05 21:56

제목 : 2006년 연말정산 환급금 그돈의 행방은(?)
그동안 노트북(13인치 바이오 sz15lp)을 써오며서 화면이 작은것 외에는 불편한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만 이번달에 연말정산도 받고해서 모니터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복병- 지름신- 을 만난결과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도출되고 말았습니다. 그상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1단계, 마침 삼성전자에서 22인치 모델이 새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결제. 2단계, 생각해보니 모니터를 따로 사용한다면 키보드가 필요할것 같아서 해피해킹 ......more

Commented by 지킬 at 2007/11/05 11:18
요즘 오랜만에 MP3로 음악 듣는 데 푹 빠졌었는데 알아서 이어폰 줄이 끊어지더군요. 그래서 어제 밖에 나가서 이어폰 사 왔어요. 다행히 저는 거기서 지름이 끝났습니다. 신형 MP3가 살짝 탐이 나던데 앞으로 확실하게 나갈 돈과 너무나 적어서 존재감이 너무나 뚜렷한 은행 잔고를 본 후... 그냥 살기로 했다죠--;
Commented by newt at 2007/11/05 13:41
그쵸.. 스커트를 하나 사면 그에 맞는 상의를 사게 되고, 구두를 사야하고, 외투도 사야하고..
디브디나 책을 사도 배송비 때문에 하나 넣을 거 두개 넣게 되고.. 인심쓰는 척 세개도 넣고..
마트에 가면.. 뭉텅이로 사죠. ㅋ
Commented by 동경 at 2007/11/05 14:56
저도, 에헤라디야 ㅠㅠㅠㅠ
Commented by sesism at 2007/11/05 14:56
맞아요 맞아! 필요는 필요를 낳아요. 요게 이뻐서 사고 나면 요거에 맞는 옷도 구두도 가방도 없어서 이것 저것 사다보면 늪에 빠지게 되죠.

그나저나, ArborDay님 나이에 맞는 옷차림이 무어이길래... 전 ArborDay님 보면서(많이 만나진 않았지만 ^^;) 별로 그런 생각 못했는걸요.
Commented by 석원군 at 2007/11/05 15:04
필요한 지름이니 즐거운 쇼핑 되셨길 ^^;
Commented by 니와 at 2007/11/05 15:46
아 이렇게 공감될수가 ㅜㅡ
사실 제가 어제 가격비교하다 밤을 꼬박 샜거든요.
눈감고 자면 다 잊어버릴 것들인데..............ㅜㅡ
Commented by 신어지 at 2007/11/05 16:34
큰 지름일 수록 언제나 꼬리에 꼬리를 물곤 하죠. ㅎ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11/05 18:29
지킬님/ 하하하, MP3 하나 묵혀두고 있으면서도 매장에서 보면 근질근질한다는 말이죠. ^^

newt/ 내일 모레 DVD 대규모 지름이 있을건데 목록 뽑아서 그것만 사고 와야지. ㅠㅠ

동경님/ 헤헤헤, 에헤라디야~~

sesism님/ 음, 남방 혹은 니트에 기지바지로 캐주얼한 맛을 좀 살리고 그에 어울리는 가방과 구두, 외투 정도랄까요?
4계절 청바지만 입고 다니니. ^^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11/05 18:30
석원군/ 쇼핑은 항상 힘들어. 머리 아픈 일이야.

니와님/ 하하하, 저도 요새 계속 그랬어요. 미쳤지, 돈도 없으면서.

신어지님/ 예, 그런 것 같아요.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나중에는 뭐가 머리고 뭐가 꼬리였는지도 헷갈려요. ㅠㅠ
Commented by 히치하이커 at 2007/11/05 22:24
저도 이어폰 줄이 끊어졌지만...문제는 돈이 전혀 없다는 사실입니다. (무섭습니다...크으)
Commented by 레드몽키 at 2007/11/05 23:00
이것도 하나 있음 딱인데..이것까지 갖추면 완벽한데..바로 이 법칙말씀이시군요..T_T
저도 엊그제 가방을 하나 샀는데 또 다른 스타일 가방이 눈에 선해지네요..
Commented by 천용희 at 2007/11/05 23:14
돈이 제작비만 남아버리니까는 지름의 법칙도 쏘옥 들어가더라는......T.T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11/05 23:23
히치하이커님/ 어라, 히치하이커님은 이어폰 사용 시간이 숟가락 사용 시간보다 많을 듯 한데.

레드몽키님/ 예, 바로 그거에요. ^^

천용희님/ 얼른 공부 마치시고 남의 돈으로 영화 찍으셔요~
Commented by 피터팬 at 2007/11/06 00:06
저도 패션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인간이라...비슷한 경우를 종종 당합니다만...
저의 경우에는 어울리는 무엇을 제가 스스로 인식하거나 찾기보다는
주변에서 아우성을 치죠..; 제가 보기에는 무척 무난한 패션인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전혀 언밸런스한 매치가 되나봐요.'-'
그래도 꿋꿋이 저는 제가 입고싶은데로 밀고 나갑니다..-ㅂ-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11/06 17:50
피터팬님/ 가장 중요한건 필요랍니다. 정장은 오버지만 그렇다고 청바지로 방문하기에는 좀 곤란한 회의들이 많아져서요. ^^
Commented by jjay at 2007/11/06 20:30
일부러 필요를 만들어낸다 라는 스킬도 유용해요. 지르고싶은데 그럴수 없을때 저 스킬 한방이면 몸도 마음도 양심도 편해지죠. 킼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11/07 14:33
jjay님/ 하하하, 걸렸군요. ^^
Commented by Ruii at 2007/11/07 14:48
제가 지름신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이유가 이런거였어요..orz...
Commented by dARTH jADE at 2007/11/07 15:17
제가 그랬습니다.. 맘에 드는 자켓을 샀더니, 어울리는 바지가 필요하겠더군요, 그래서 평소에 입는 스타일과 조금 다른 청바지를 샀더니, 어울리는 구두가 필요하더이다, 그래서 구두를 샀더니, 상의도 좀 필요할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또 실크 블라우스를 하나 샀습니다. 그랬더니, 자켓이 또 하나 눈에 들어오더군요, 샀습니다. 자켓이 두 벌이 되었으니 하의도 필요할 듯 하여, 치마도 하나 샀습니다. 날씨가 추워져서 두툼한 자켓도 같이 샀구요.

잔고가 있으면, 바로바로, 펀드나 예금으로 재투자 해야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_=;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11/07 16:05
Ruii님/ 소비를 조장하는 기술들은 교묘하고 집요하죠. ^^

dARTH jADE님/ 아, 대규모지름이셨겠습니다. 사실 전 근 몇 년만의 지름인지 몰라요. 처음 취업했던 몇 년 전을 제외하면 가장 큰 지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잔고가 있으면 재투자가 최고이기는 해요. 그런데 저는 소비지향적 인간이라. 하하하.
Commented by 제목없음 at 2007/11/14 16:52
필요는 필요를 낳는다
간만에 접한, 아주 적절한 지름에 대한 요약이었습니다
ㅇ>-<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11/14 23:20
제목없음님/ 지름이란게 그 자체로 증식하는 괴물이더라구요.
Commented by 풍류도인 at 2007/12/18 15:32
저는 지금 드라마 dvd에 미쳐서 돈이 물마시듯 사라지는 비극을 겪고 있어요. 마왕, 경성스캔들, 환상의 커플, 대장금, 하얀거탑 등등등~~~~~~~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12/18 18:05
풍류도인/ 쿡쿡쿡, 그거 돈 먹는 괴물일텐데. 나도 어제 모처럼 대규모로 질렀다. 드디어 세르지오 레오네의 [옛날옛적 서부에서]를 주워올 수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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