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프랭크와 존

올해 여름에 히치콕의 [싸이코]를 다시 감상했는데, 솔직히 [싸이코]는 지금 보기엔 별 재미없다. 박찬욱이 말했던 것처럼 버나드 허만의 음악이 더 기억에 남는달까. 사실 나는 처음에 봤을 때도 [싸이코]의 명성을 실감하지 못했다. 공포영화 매니아로서 다소 의아한 발언이 될 수 있음을 모르지는 않는다만 그게 사실이다. [싸이코]가 내게 별로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싸이코]를 차용한 수도 없이 많은 작품들을 먼저 접했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거나.

생뚱맞게 왜 [프랭크와 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싸이코]를 먼저 꺼냈냐면은, 이 작품의 설정은 동생의 엽기행각이 약간의 사디즘 경향을 가진다는 것을 제외하면 명백히 [싸이코]의 판박이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어머니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해 여자를 여자로 대하지 못하는 형제에 대한 이야기거든. (일종의) 다중인격이야 말할 것도 없고.

73년에 만들어진 이 작품의 원제는 [Schoolgirls in chains]이다. 잡아 가둔 여자들에게 가학적인 놀이를 제안하는 동생 덕분에 이 영화는 드라이브인 극장에서 악명을 살짝 날렸다는데, 안타깝게도 전혀 자극적이지 못하다. 물론 무섭지도 않다. 심지어 지루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비디오커버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것인데, 왼쪽의 작은 두 개 사진을 제외하면 영화와 별반 관련은 없다. 이 작품이 국내에 [프랭크와 존]으로 발매된 이유는 극중의 형제 이름이 프랭크와 존이기 때문이다. 다른 캐릭터의 이름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아 imdb를 뒤져봤는데, 재미있게도 프랭크와 존만 기재되어 있더라.

2007. 10. Arborday.

by ArborDay | 2007/10/16 14:28 | 호러비디오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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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xJUNx at 2007/10/16 16:19
커버가 아주 매력적이네요, 커버를 보니 영화도 보고싶어요
Commented by 풍류도인 at 2007/10/16 16:31
영화는 보지 않아서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비디오 씌우개에 있는 그림은 정말 마음에 듭니다. 앞면은 작품의 주제를 나타내는 것 같고 뒷면은 공포영화 특유의 무서움을 나타낸 것 같은 것이, 전체적으로 배분이 상당히 잘 된 것 같습니다.
Commented at 2007/10/16 23:1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천용희 at 2007/10/17 00:56
냉정히 예기해서 낚시커버네요.

하도 당해와서 이젠 앵간한 낚시에는 안 걸리지만......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10/17 01:00
xJUNx님/ 비디오가게를 들락날락거렸던 시절을 돌이켜보자면, 렌탈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가 커버디자인이었다죠.

풍류도인/ 이런건 가지고 있으면 커버만 봐도 좋아. - 수집가의 변.

비공개/ 그래, 연락할께. 당분간은 힘들거야. 고마우이.

천용희님/ 하하하, 저보다 더 허접한 영화 많이 보시면서~
Commented by 천용희 at 2007/10/17 12:37
전 그래도 그 영화 허접한 건 알고 봅니다만......(기록급 영화만 구해보죠. 그리고 하도 구해보다보니까는 취미 들렸습니다......-_-;;;;;;)
Commented by 몽중인 at 2007/10/17 16:29
'Schoolgirls in chains' 이라는 원제로 이지지러 굴려서 제목을 뽑아내지 그랬을까요? 확실히 커버는 끌립니다.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10/17 16:53
천용희님/ 흐흐흐, 낚시커버라도 딱 보면 허접해 보이잖아요.

몽중인님/ 하하하. 그러게요. 제목이 너무 변해서.
Commented by seimei at 2008/01/27 18:18
음..그렇죠, 확실히 싸이코는 음악의 영향이 컸음.
그나저나 저때 저런 비디오 커버 만드신 분들의 센스도 참 탁월하신 것 같아요 그쵸? ㅎㅎ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1/28 02:29
seimei님/ 보통 센스라고 볼 수는 없죠. 가만 보면 엄청난 표지, 많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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