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오멘3

데미안이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는 과정은 이미 전편들에서 그려졌고, 3편에 들어서는 이미 자신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숨기지도 않기에(정, 재계에서의 위치를 이미 견고히 만들었다) [오멘3]의 내용은 간단하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최후의 전쟁을 그려내면 되는 것. 그런데 안타까운 점은 이 최후의 전투가 그리 박진감 넘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7개의 칼을 들고 데미안을 처단하려했던 수도원의 결사대는 뻘짓을 거듭한다. 예를 들어 조심에 조심을 거듭해도 모자랄 중대사를 행하면서, 문걸어 놓고 정면으로 들이댄다거나 등(아니, 적그리스도를 뭘로 보는거야?) 영화의 엔딩인 데미안의 죽음도 다소 심심하다. 쟤도 사람이구나.

조금 꿍시렁거렸지만 영화가 형편없다는 의미라기보다는, 그저 전편들을 통해 구축해둔 [오멘] 시리즈의 기대치에 따른 실망을 토로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게 평가해도 여러모로 아쉬움이 앞서는 완결편이라는 건 사실이거든. 하지만 어두운 동굴에 자신의 신도들을 모아놓고, 신생아들을 살해할 것을 명하는 샘닐의 얼굴 표정을 잊는 것은 꽤나 어려울 것이다. [오멘3]를 형편없는 영화로 분류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는 이유는 몇 가지 - 이를테면 시리즈에 대한 애정 등 - 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것은 단연 샘닐의 존재이다.

2007. 10. Arborday.

by ArborDay | 2007/10/14 13:36 | 호러비디오 | 트랙백(1)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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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Juneu time c.. at 2008/02/09 05:40

제목 : 공포영화가 코미디같을 때가 있다
공포영화보다가 난 이런 걸 생각을 한다. Pete Turner 우주에서 지구별을 바라보는 어느 우주인의 조망감이랄까.. 공포영화가 너무 이상할 때가 있다. 황당한 생쑈를 벌일때. 생쇼는 좋다이거야. 그런데 설득력도 없고 주인공의 대사는 그럴 싸한데 공포의 전율이나 분위기가 전혀 안생기는 그런 영화말이다. 어젠 오멘3에서 샘 닐이 여자와 거친밤을 보낸 뒤 아침에 사탄의 제단앞에 빨게벗은 체 여자에게 발견되었다. 아니 왜 그런 장면이 나왔는지 몰러......more

Commented by Koolkat at 2007/10/14 13:40
1의 리메이크는 이거 제법이군 했는데 말이죠. 2편도 원작만큼 해주고 3편에서 한방 터뜨려주면 좋을 거 같아요. 아무래도 오멘 3은 다소 밋밋...
Commented by 하월 at 2007/10/14 13:52
예전에 덧글에서 말씀드린 적이 있었는데, 이 분도 데미안의 잔영이 꽤 오래 남아있었지만..또 다른 역할들에서의 흡입력 때문에...악해보이는데 악해보이지는 않은(?) 이미지랄까요..전에 튜더스에서 세속적인 추기경으로 나올 때 나이드신 모습에 감회가 새롭기도 했지만....(특히 외국배우들은 나이를 먹으며 체구가 육중해지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안소니 홉킨스 등등;) 여전히 악해보이지는 않았다지요..쿠쿠..존재감 있는 배우라서 좋아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10/14 13:59
koolkat님/ [오멘]의 리메이크작이 은근히 괜찮았나보죠? 전 아직껏 구경도 못했답니다. 올해는 3편까지 다시보기를 했으니 관두고, 내년 쯤 오컬트가 땡길 때 한 번 봐볼까봐요. 그나저나 리메이크가 시리즈로 계속된다면, 3편만은 내용들에 손을 좀 대고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하월님/ 사실 샘닐이 맡은 공포영화에서의 역할들은 아주 악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오멘3]에서는 은근한 악의 기운을 풍기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이미 진다고 나온 싸움을 해야만 하는 운명에 희생되는 인물에 가깝거든요. [매드니스]에서의 그 무력한 느낌도 그렇고, [퍼펙트 스트레인저]에서의 다소 애매한 스토커도 그렇고. 그는 단선적이라기보다는 조금 복합적인 그런 캐릭터를 잘 소화하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물론 존재감 있죠. ^^
Commented by 이준님 at 2007/10/14 14:01
1. 이게 우리나라에서는 오멘2의 공중파 방영이후에 인기때문에 늦게 출시된 편이지요

2. 저도 샘닐이라는 배우의 발견이라는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공중파 더빙은 당연히 양지운씨), 나중에 이벤트 호라이즌에서는 약간 과장되기는 했지만 꽤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었지요.

3. 미국에서 나온 소설판은 4편인가 5편까지 있습니다. (tv용 영화로 만든 4편과는 별개의 물건입니다.) 3편에서 여자가 잘못찌르는 바람에 (1편에 보면 찌르는 순서도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데미안이 육체만 죽고 영혼은 죽지 않아서 벌이는 행각과 아마겟돈까지 그리고 있다고 하더군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10/14 14:06
이준님/ 오호, 미국 소설판은 그런 내용까지를 담고 있군요. 사실 3편의 엔딩은 뭐가 한참 모자란 느낌이기는 하거든요. 적어도 아마겟돈까지는 그려줘야지.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Commented by 문화파괴 at 2007/10/14 16:15
오멘은 노처녀의 기도소리죠. Oh~ Man~ (80년대 유머의 복고바람이 불길 바라며...쿨럭;;;)
Commented by 산왕 at 2007/10/14 17:15
본지 너무 오래되어서 어떤 결말이었는지 기억이 안납니다 orz
Commented by 헬몬트 at 2007/10/14 17:18
데미안이 죽는 결말입니다....어찌 죽느냐는..비밀;;

그러나 오멘 4는 영...
Commented by 피터팬 at 2007/10/14 17:48
...샘 닐이었군요... 과연.
ArborDay님의 글을 읽고 다시 표지를 보고는 흠칫...
하지만 저에게 샘 닐의 가장 멋진 표정은 역시 매드니스에서 얼굴에 검은 크레용으로 십자가를 그려넣은 채 독방의 구석에 찌그러져 앉아있을 때의 그 표정입니다.ㅎㅎ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10/14 18:33
문화파괴님/ 쿡쿡쿡, 문화파괴님이 80년대 유머를 구사하시는지는 잘 몰랐군요.

산왕님/ 저도 얼마 전 감상하기 전까지는 기억이 전혀. ㅠㅠ

헬몬트님/ 그건 시리즈로 인정할 수 없음!!!

피터팬님/ 저도 그래요. [매드니스]에서의 샘닐이야 더 말할 나위도 없죠.
Commented by 천용희 at 2007/10/15 12:19
골때리는 오멘4를 먼저봐서......

이후 경험한 2,3편이 상대비교우위를 차지하는 엄한 상황이 일어났을 정도입니다.

셈 닐은 진짜 노골적인 악보다는 미묘한 인물로 가야 제맛이라는 거 역시 깨달은 작품이라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10/15 13:58
천용희님/ 충분히 이해합니다. 4편부터 봤다면 그러고도 남겠죠. ^^
샘닐은 말씀하신 것처럼 좀 미묘한 인물로 가야 제 맛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그의 모습도 대체로 그러했던 것 같아요.
Commented by 풍류도인 at 2007/10/23 17:58
매드니스의 샘 닐이 아니었으면 완전히 망했을 영화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흐음~~~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10/25 22:35
풍류도인/ 설마. 3편 기다렸던 사람들 적지 않았을텐데. ^^
Commented by seimei at 2008/01/27 18:16
샘닐이 젊었을때의 출연작이었죠.
이 영화보고 완전 좋아하게됐죠. 이런 류 영화를 자기 나름대로 이끌어나가는 분위기가 탁월하신 것 같아요.
비록 영화자체의 내용은 점점 안습이 되어가지만..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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