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9월 27일
명절따위 없었으면 좋겠어.
명절이면 흔히 듣게 되는 말이면서, 나이가 들수록 점차 공감하게 되는 말이 있다. "명절따위 없었으면 좋겠어."
빨간 날이니 그저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함에도 불구하고, 적당한 선물거리가 뭐가 있을까를 머리에 쥐나도록 고민한 뒤 두 번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백화점 - 뭐가 좋다고 지겨워서 때려친 전 직장을 기웃거리겠나 - 에 들러 돈쓰고 사람에 치이는 끔찍한 고생을 하다가, 차들이 꼼짝조차 하지 않는 도로에서 몇 시간 시달린 후, 사랑하는 그러나 일년에 몇 번 보지 못하는 가족들(일부는 친척)에게 환하게 웃으며 인사라도 하려하면 그 인사가 마치기 전부터 시작되는 잔소리.
민방위 훈련을 시작하고도 아직 정식 직장이 없으며, 결혼은 하지 않았고, 따라서(경우에 따라 어떤 관계도 없을 수 있음을 인지한다) 손주도 안겨드리지 못한 장남인지라 집에 들르면 욕을 먹을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본인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만, 그렇다고 내가 마냥 놀고 있는 것만도 아니고, 융통성이 없어 해외에서 학위를 받았다고 뻥을 쳐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지도 못하는 배짱없음에 좌절할 때도 있지만 어쨌거나 이번 학기가 지나면 개나 소나 딴다는 그러나 은근히 흔하지 않은 XX 수료라는 명칭을 달게 되며, 결혼을 할 여인네가 없는 것도 아니고, 남성의 능력을 상실한 것도 아니거늘 마음 한 구석에 불만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자신들은 한 번씩 하는 말이라 덜 지겨운지 모르겠지만, 듣는 사람 생각도 좀 해주시라. 아니면 좀 신선한 이야기를 하던가. 내가 이럴진대 정말 애인없고, 당분간 결혼 계획 없으며, 마땅한 직장 없는 사람들은 오죽할까. 게다가 여자라면. 결혼 안 한 나이 삼십의 딸은 우환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다던데. 젠장.
어쨌거나 하루이틀 겪은 일도 아니고 이제는 대처도 제법 능숙해진지라 - 아버지 연세가 적지 않으신 탓에 꽤 오래전부터 시달려왔다. 능숙해짐과는 별개로 점점 참기 어려워진다. 일종의 원죄의식으로 형성된 것 같기도 하고. - 자신감 있는 말투로 (나도 모르는 나의) 미래에 대한 장미빛 구라를 한껏 늘어놓다가, 주는 음식 받아먹고, 술잔 몇 번 부딪히고, 고스톱판을 기웃거리면서 용돈이나 좀 벌면 어쨌든 나의 명절은 대충 끝난다. 나야 적당 수준의 잔소리만 참아내면 되는 것이다. 반면 내 나이또래의 비슷한 여인들은 잔소리도 나보다 더 심하게 들을테고, 일도 해야하니 이 얼마나 짜증스런 명절이겠는가. 이 땅의 여성들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뉴스를 보니 이번 추석에 외국에 나가는 사람들 참 많다던데,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다.
어쨌거나 남들 하는건 해야 마음이 놓이는 지극히 평범한 성격을 가진지라, 집에도 다녀왔고, 의무방어전을 마친 후 잠도 늘어지게 잤고, 영화도 몇 편 봤고, 책도 몇 권 읽었다. 그다지 유쾌한 명절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면서도 빨간 날이 몇 개 겹쳐 있었어서 그런건지, 후유증도 겪고 있다. 지금 듣는 잔소리들이 사라진다 해도, 내년 역시 이럴게다. 아마 새로운 갈등들이 생겨나겠지. 어휴. 이건 정말 진심인데 명절따위 없었으면 좋겠다.
빨간 날이니 그저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함에도 불구하고, 적당한 선물거리가 뭐가 있을까를 머리에 쥐나도록 고민한 뒤 두 번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백화점 - 뭐가 좋다고 지겨워서 때려친 전 직장을 기웃거리겠나 - 에 들러 돈쓰고 사람에 치이는 끔찍한 고생을 하다가, 차들이 꼼짝조차 하지 않는 도로에서 몇 시간 시달린 후, 사랑하는 그러나 일년에 몇 번 보지 못하는 가족들(일부는 친척)에게 환하게 웃으며 인사라도 하려하면 그 인사가 마치기 전부터 시작되는 잔소리.
민방위 훈련을 시작하고도 아직 정식 직장이 없으며, 결혼은 하지 않았고, 따라서(경우에 따라 어떤 관계도 없을 수 있음을 인지한다) 손주도 안겨드리지 못한 장남인지라 집에 들르면 욕을 먹을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본인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만, 그렇다고 내가 마냥 놀고 있는 것만도 아니고, 융통성이 없어 해외에서 학위를 받았다고 뻥을 쳐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지도 못하는 배짱없음에 좌절할 때도 있지만 어쨌거나 이번 학기가 지나면 개나 소나 딴다는 그러나 은근히 흔하지 않은 XX 수료라는 명칭을 달게 되며, 결혼을 할 여인네가 없는 것도 아니고, 남성의 능력을 상실한 것도 아니거늘 마음 한 구석에 불만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자신들은 한 번씩 하는 말이라 덜 지겨운지 모르겠지만, 듣는 사람 생각도 좀 해주시라. 아니면 좀 신선한 이야기를 하던가. 내가 이럴진대 정말 애인없고, 당분간 결혼 계획 없으며, 마땅한 직장 없는 사람들은 오죽할까. 게다가 여자라면. 결혼 안 한 나이 삼십의 딸은 우환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다던데. 젠장.
어쨌거나 하루이틀 겪은 일도 아니고 이제는 대처도 제법 능숙해진지라 - 아버지 연세가 적지 않으신 탓에 꽤 오래전부터 시달려왔다. 능숙해짐과는 별개로 점점 참기 어려워진다. 일종의 원죄의식으로 형성된 것 같기도 하고. - 자신감 있는 말투로 (나도 모르는 나의) 미래에 대한 장미빛 구라를 한껏 늘어놓다가, 주는 음식 받아먹고, 술잔 몇 번 부딪히고, 고스톱판을 기웃거리면서 용돈이나 좀 벌면 어쨌든 나의 명절은 대충 끝난다. 나야 적당 수준의 잔소리만 참아내면 되는 것이다. 반면 내 나이또래의 비슷한 여인들은 잔소리도 나보다 더 심하게 들을테고, 일도 해야하니 이 얼마나 짜증스런 명절이겠는가. 이 땅의 여성들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뉴스를 보니 이번 추석에 외국에 나가는 사람들 참 많다던데,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다.
어쨌거나 남들 하는건 해야 마음이 놓이는 지극히 평범한 성격을 가진지라, 집에도 다녀왔고, 의무방어전을 마친 후 잠도 늘어지게 잤고, 영화도 몇 편 봤고, 책도 몇 권 읽었다. 그다지 유쾌한 명절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면서도 빨간 날이 몇 개 겹쳐 있었어서 그런건지, 후유증도 겪고 있다. 지금 듣는 잔소리들이 사라진다 해도, 내년 역시 이럴게다. 아마 새로운 갈등들이 생겨나겠지. 어휴. 이건 정말 진심인데 명절따위 없었으면 좋겠다.
# by | 2007/09/27 12:53 | 일상/기타 | 트랙백 | 덧글(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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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플스방을 가니 죄다 남자에 그 비좁은공간에서 서로 살을 맞대며 소리지르며 위닝을 하더군요. 그런 와중에도 모두의골프를 완전히 포개져서(정말로)하는 커플시마가 있더군요.. 제길 제대로 염장질.. ㅡㅡㅋ 아니 의자는 앉아서 겜하라고 잇는건지 누워서 하라고 만든게 아니거를.. 제대로 염장이더군요 ㅡㅡㅋ
큰 집인 옥천 내려갔으면 100%싸움이 났을 거니까요. 군 전역이후 두번의 명절동안 전 부글부글 끓는 속을 참고 있었습니다.
아마 이번에 갔으면 분명 싸웠을 게 뻔하기에 안 내려 간 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명절은 왜 있는건지..
얼마먹지 나이임에도 이제 그 의무방어전에도 슬슬 신물이 나갑니다..
니와님/ 하하하, 원래 의미 따위 몰라요. ^^
tamguman님/ 거의 한계상황에 직면하셨군요. 저도 그래요. 니나노~
대마왕님/ 하하하, 전 갈 회사도 없답니다. ㅠㅠ
cain님/ 엇, 그게 됩니까? 제 성격이 결코 좋은 편이 아니군요. ㅠㅠ
이걸로 한 몇년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생각중이에요.
뭐..벌써부터 결혼하란 얘긴 안하실테고 말이죠.
겜퍼군님/ 시내에서 명절을 보내셨군요. 친지를 피해 연애를 즐기는 연인들도 꽤 많은가봅니다. ^^
전 플스방은 단 한 번도 못 가봤답니다. 그래서 상상만 하는 중.
천용희님/ 안 가셨군요. 싸우느니 집에 있는게 낫죠, 뭐. 명절은 싸우는 날 같기도 합니다. ㅠㅠ
betty님/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명절. 맞습니다. 나이가 그런 때라 그런지 명절 좋아하는 친구들, 거의 없더군요. ㅠㅠ
reme19님/ 그 놈의 오지랖들, 결코 끝나지 않겠군요. 결혼 하시고 두 번째 맞이하시는 명절이었던가요? ^^ (기억이 가물가물)
yosuda님/ 하하하, 당분간 마음이 좀 편하시겠어요. 직장 생활은 어떠신지 잘 모르겠네요. 늘 건강하시기를. ^^
제 부모님은 그냥 너 좋은대로 살아라.. 주의신지라..^^;
다만 달력에 빨간 날은 그대로였으면 합니다. -_-;;
oldman님/ 결혼을 하면 자녀, 자녀가 생기면 양육, 기타 등등등. (일테죠? ^^)
newt/ 사실 자식은 원래 우환인건지도 몰라.
새침떼기님/ 사실 제 부모님도 큰 박해(?)는 아니하시지만, 작은 아버지 이하 기타 등등등이. ㅠㅠ
피터팬님/ 그럴 수 밖에 없을거에요. 사람 사는 것 대동소이하지 않겠어요? 파이팅!!!
nadia님/ 헛, 괜찮은 호텔이었나요? 호텔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돈만 있다면!!
제목없음님/ 헛. 제가 무뇌스럽다는 말씀? ^^
명절이 있는건 뭔가 이유가 있어서 그렇겠죠. 요즘 들어 짜증스러운 일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히치하이커님/ 물론입니다. 빨간 날은 그대로여야 합니다!!
OTL(사죄큰절)
그럼 부모님은 나 없을 때 나를 우환이라 부른단 말인가!!!!!!
근데 사실 요즘은 그렇지도 안나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