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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를 감상했을 때, 저는 이상하게도 페이 더너웨이의 얼굴이 무섭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사랑조차 자신의 것이 아니라 TV 속의 허구인 것처럼 받아들이던 여인, 시청률에 모든 것을 건 여인 - 심지어 살인도 생각하는 - 에게서 인간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야 그럴 법 하다고 쳐도, 이러한 감정은 다소 이상한 것이었습니다. 도대체 나는 그녀의 얼굴이 왜 그렇게 무서웠던 것일까? 시간이 가면서 그같은 질문은 금새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렸지만, 사소한 계기로 또 다시 의문이 기어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기억의 먼 발치에서 한 장의 포스터가 떠올랐습니다. 아, 그랬구나. 그래서 그랬던 것이었어. 그러한 이상한 감정의 원인은 그저 검은 바탕에 눈만 희멀겋게 그려졌던 [로라 마스의 눈]의 포스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영화를 감상했을 때에는 [로라 마스의 눈]의 여주인공, 페이 더너웨이를 몰랐기에 이 영화와 그녀를 연결하지 못했던 것도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영화 속의 로라 마스(페이 더너웨이 분)는 죽음을 연출하여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입니다. 그녀가 유명세를 얻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갑자기 살인마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연출사진들이 만들어진 때와 비슷한 시기에 똑같은 장면이 재현되었던 미해결 실제 사건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죠. 연출작가와 실제 죽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설정은 항상 재미있는 생각들을 끌어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그같은 문제에 대해 어떠한 결론을 내릴 정도로 무언가를 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상당히 진부한 얘기를 하게 될 것 같으니 이 부분은 그냥 넘어가도록 할께요. 그보다 이 영화를 재미있게 만드는 것은 '살인마의 시선'을 공유한다는 설정입니다. 조금 설명하면 - 말보다는 확실히 영화를 감상하는게 빠른데 - 그녀는 어떤 순간 갑자기 자신의 주변이 보이지 않게되고, 살인마가 보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시선을 엿보게 될 때마다 지인들이 죽어나갑니다. 그러니까 그녀는 자신의 지인들이 죽어가는 광경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것이죠. 지금처럼 항상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다면 알려줄 수라도 있겠지만, 78년 작품 속의 그녀는 그저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희생자의 집으로 전화를 해보지만, 이미 늦은 일이지요. 얼마나 답답하고 괴롭겠습니까? 저로서는 상상도 안되네요. 이러한 설정은 영화 속에서 무척 재미있는 장면들을 만들어냅니다. 기억에 남는 것들을 두 가지만 꼽아볼께요. 첫째, 살인마가 거울을 보지 않는 한 살인마의 얼굴은 볼 수 없습니다. 자신의 눈으로 자신은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설정은 같은 것을 보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을 알 수 없다는 아주 당연한 생각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 설정은 범인이 그 때 어디에 있었는지, 혹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추가적 정보를 필요하게끔 합니다. 즉 후반부로 가면서 조금씩 정보를 흘려주면, 범인이 누구인지를 유추하게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긴장감을 끌어가며 힌트를 흘리는 방식도 즐길만합니다. 다른 대부분의 스릴러물과 별반 차이는 없지만요. 둘째, 살인마는 로라 마스의 지인 뿐만 아니라 로라 마스도 노립니다. 자신의 눈으로 자신의 뒷모습을 보면서 필사적으로 도망가는 장면이 상상이 되십니까? 이 장면은 정말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장면이며,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Irvin Kershner - [스타워즈 - 제국의 역습], [007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 [로보캅2]의 감독 - 가 만든 작품, [로라 마스의 눈]은 그렇게 무서운 영화는 아닙니다.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초자연적 현상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반전스릴러물에 가깝거든요. 그렇다고 이 작품이 내세운 반전이란 것이 그리 치밀한 것도 아닙니다. 지금 보기에는 그저 그런 영화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로라 마스의 눈]은 아주 흥미로운 설정과 장면들이 많습니다. 지금 내 나이 정도 먹은 토미 리 존스의 풋풋(?)한 모습도 볼 수 있고, 바브라 스트레이전드가 부른 주제곡도 꽤나 감미로워요.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쯤 감상하시기를 권해보고 싶네요. 2007. 8. Arborday. 덧 1. 도대체 어떤 포스터였길래? 덧 2. 별로 무섭지 않다구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낚시질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제게는 정말 강렬했거든요. 저 포스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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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이시라니.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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