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8월 19일
삼성 vs 두산
1. 일전 한 번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나는 삼성라이온즈를 좋아하고 내 여자친구는 두산베어즈를 좋아한다. 한 때는 내 여자친구가 그렇게까지 야구를 좋아할거라 생각하지를 않아서 - 굳이 변명을 하자면 내가 아는 여자 중 야구를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 삼성 팬으로 개종시키려고 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나는 삼성 대 두산전이 하던 날 함께 야구장을 갈 것을 제안했다. 그리고 우리 둘은 삼성 내야석에 앉았다. 수많은 삼성 팬들에게 둘러쌓여 나는 즐거웠지만, 그녀는 그렇지 못했다. 저도 모르게 두산과 함께 몸이 움직이더라. 그래서 그리 오래지 않아 우리는 외야로 이동했다. 그녀는 계속 참아보겠다고 했지만, 세상에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나는 안다. 그리고 해줬으면 하고 부탁할 것과, 그러지 않는 편이 나은 것이 있다는 사실 역시 알고 있다.
2. 타향팬이기는 하지만 서울에 살아서 좋은 점 중 하나는 두산과 LG가 한 구장을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다른 곳에 거주하는 타향팬에 비해, 두 배의 원정경기를 볼 수 있다는 장점 말이다. 하지만 여자친구가 하필 두산을 좋아하면서, 내가 볼 수 있는 게임의 수는 많이 한정되었다. 실제로 올해 나는 야구장에서 두산의 경기를 두 번 봤지만, 삼성의 경기는 처음이었다. 우리 사이에는 자연스레 삼성과 두산이 경기할때는 야구장에 가지 말자는 암묵의 규칙이 생겼다. 물론 외야에서 함께 즐길 수도 있을게다. 하지만 (식상한 비유이겠지만) 우산 장수와 양산 장수를 둔 소극적인 부모의 심정이랄까, 누가 이겨도 마음이 편치 않다. 물론 언제까지나 그럴 수는 없을게다. 바빠져서 일정을 쫓아가지 못하다보면, 금기는 어느 정도 사라지겠지. 삼성 유니폼을 입은 남자팬과 동행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여자팬을 상상해본다. 그들은 외야에 앉아 두 손을 꼭 잡고 경기를 즐긴다. 그러던 중 어떤 선수가 홈런을 쳤고, 그 공을 남자가 줍는다. 남자는 야구공을 줍고 기분이 좋아 여자를 얼싸안고 조금 오버해서 입술을 맞춘다. 안그래도 눈에 잘 띄는 커플일텐데, 오버까지 해대니 홈런볼을 따라갔던 카메라는 그들을 제법 오래 잡아줄지도 모른다.
내년 이후로 혹시 그런 사람이 TV에 잡히면 나와 그녀라고 생각하시라.
3. 최근 이주일간 꽤나 바빴다. 여기서 바빴다는 것은 물리적 시간의 부족이 아니라, 정신적 여유의 부족을 의미한다. 늘상 불안함에 시달리느라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그리고 겨우 짬이 난 어제, 삼성과 LG의 경기가 있었다. 한참이나 바빠서 피곤해하는 여자친구에게 야구장에 가자고 떼를 썼다. 이 경기가 올해 내가 야구장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페넌트레이스 경기라고. 내 여자친구는 싫은 기색 하나 없이 함께 가주었고, 열심히 응원을 함께 해주었다.
그리고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삼성 유니폼을 가지게 되었다. 어제 경기는 무척 재미있기도 했거니와, 경기도 짜릿하게 이겼다. 스트레스가 팍 풀렸다고 말하는 것도 시간낭비. 처음 유니폼을 산 날, 게임을 졌으면 조금 슬펐을텐데 정말 잘 되었구나 생각한다. 그러고보니 몇회던가를 마치고 LG 응원석에서 여자친구에게 프로포즈한 한 남자가 있었다. 만약 내가 그였다면, LG가 이겼으면 정말 좋았을텐데라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팬심은 냉정한 것. 쟤들이 지금 야구가 눈에 들어오겠어?
4. 올해도 가을에 삼성과 두산이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오, 신이시여!
2. 타향팬이기는 하지만 서울에 살아서 좋은 점 중 하나는 두산과 LG가 한 구장을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다른 곳에 거주하는 타향팬에 비해, 두 배의 원정경기를 볼 수 있다는 장점 말이다. 하지만 여자친구가 하필 두산을 좋아하면서, 내가 볼 수 있는 게임의 수는 많이 한정되었다. 실제로 올해 나는 야구장에서 두산의 경기를 두 번 봤지만, 삼성의 경기는 처음이었다. 우리 사이에는 자연스레 삼성과 두산이 경기할때는 야구장에 가지 말자는 암묵의 규칙이 생겼다. 물론 외야에서 함께 즐길 수도 있을게다. 하지만 (식상한 비유이겠지만) 우산 장수와 양산 장수를 둔 소극적인 부모의 심정이랄까, 누가 이겨도 마음이 편치 않다. 물론 언제까지나 그럴 수는 없을게다. 바빠져서 일정을 쫓아가지 못하다보면, 금기는 어느 정도 사라지겠지. 삼성 유니폼을 입은 남자팬과 동행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여자팬을 상상해본다. 그들은 외야에 앉아 두 손을 꼭 잡고 경기를 즐긴다. 그러던 중 어떤 선수가 홈런을 쳤고, 그 공을 남자가 줍는다. 남자는 야구공을 줍고 기분이 좋아 여자를 얼싸안고 조금 오버해서 입술을 맞춘다. 안그래도 눈에 잘 띄는 커플일텐데, 오버까지 해대니 홈런볼을 따라갔던 카메라는 그들을 제법 오래 잡아줄지도 모른다.
내년 이후로 혹시 그런 사람이 TV에 잡히면 나와 그녀라고 생각하시라.
3. 최근 이주일간 꽤나 바빴다. 여기서 바빴다는 것은 물리적 시간의 부족이 아니라, 정신적 여유의 부족을 의미한다. 늘상 불안함에 시달리느라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그리고 겨우 짬이 난 어제, 삼성과 LG의 경기가 있었다. 한참이나 바빠서 피곤해하는 여자친구에게 야구장에 가자고 떼를 썼다. 이 경기가 올해 내가 야구장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페넌트레이스 경기라고. 내 여자친구는 싫은 기색 하나 없이 함께 가주었고, 열심히 응원을 함께 해주었다.
그리고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삼성 유니폼을 가지게 되었다. 어제 경기는 무척 재미있기도 했거니와, 경기도 짜릿하게 이겼다. 스트레스가 팍 풀렸다고 말하는 것도 시간낭비. 처음 유니폼을 산 날, 게임을 졌으면 조금 슬펐을텐데 정말 잘 되었구나 생각한다. 그러고보니 몇회던가를 마치고 LG 응원석에서 여자친구에게 프로포즈한 한 남자가 있었다. 만약 내가 그였다면, LG가 이겼으면 정말 좋았을텐데라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팬심은 냉정한 것. 쟤들이 지금 야구가 눈에 들어오겠어?
4. 올해도 가을에 삼성과 두산이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오, 신이시여!
# by | 2007/08/19 20:05 | 일상/기타 | 트랙백 | 덧글(1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엘지 대 기아 경기를 기아 지정석에서 본 적이 있었어요. 정말 힘들었어요^^;;;;;;;
저도 모르게 엘지에 반응하고 있었으니까요. ^^;;;;;;
그래서 엘지와 기아가 붙으면 따로 경기를 보기로 했답니다^^;;;;
그나저나 삼성이 이겨서^^ 보러가셔서 신나셨겠어요^^ 엘지는 롯데에게 3연패 이후로 또 더위를 가중시키는 경기를 하고 있지요^^;;;;;;;야구장은 정말 즐겁습니다!
그나저나 오늘 끝내주는 역전승이 나왔군요. 제 속은 쓰리지만, 축하드립니다.
Azreal님/ 하핫, 그거 바꿀 수 없는거에요. 저를 만난 기간보다 더 오랫동안 응원해왔을텐데.
작년에는 한국시리즈할 때 한 경기 가서 봤습니다. 우승을 예감하고 갔었는데, 무승부가 되었더랬죠.
참 끈적끈적한 승부가 아니었나 싶어요. 어쨌거나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Azreal님도, 그리고 저도.
rumic71님/ 두산 참 게임 재미있게 하는 팀이에요. 뭔가 특별한게 있는 팀.
문화파괴님/ 허허허, 성적과 상관없이 꾸준히 좋아하셔야지엽!!
이승엽을 다시 좋아하기까지 꽤 오랜시간이 걸렸었죠..
마해영은... 아직도 하는짓없이 밉습니다.하하(마지막 남은 빠심이랄까요...^^;;;)
부산이라보니 롯데아님안돼는 끈끈한 뭔가가...
아 호세 호세 젊어서 호세 ㅜㅜ
저는 롯데 응원합니다. 워낙 야구를 잘 몰라서 팬이라고 하기도 그렇습니다만, 신랑이 좋아하는 관계로. ㅎㅎ
혹시 했던 이승엽의 3점홈런이 터지고, 마해영의 홈런이 이어졌죠. 이상훈을 너무 무리시켰던 것이 패착이었던 듯.
그나저나 마해영이 하는 짓이 많았다면 그래도 용서가 되었을 터인데, 거기 가서는 너무 못하고 있죠.
용서가 안 될거라 생각해요. ^^
헤이님/ 쿠쿠쿠. 지방연고제라 저도 모르게 팬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91님/ 예, 싸울 수 있어요. 충분히 싸우고도 남죠. 그런데 그깟 야구가 뭐라고라는 생각이 들면 부끄러워집니다.
실꾸리님/ 하하하. 그럼요, 팬심이란 어쩔 수 없는거거든요. 제가 아는 많은 여자분들이 그런 식이었어요. 야구를 잘 몰라서, 그냥 남자 따라가는. 제 여자친구도 그럴 줄 알았었죠. 그런데 왠걸. 여느 남자보다 훨씬 잘 알고 있는겁니다. 에휴.
1mokiss님/ 지독한 팬은 아닌게 틀림없네요. 그나저나 대구에 사신다구요? 부러운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