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7월 25일
[오멘]에서 확고한 주인공의 지위를 누리지 못했던 데미안은 [오멘2]에서 드디어 명실상부한 주인공으로 등극한다. 개인적으로 [오멘2]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그와 친하게 지냈던 사촌이 데미안에게서 등을 돌리는 장면이었다. 그의 정체가 적그리스도라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 지나치게 빠르게도! 아니 어떻게 친한 사촌에 대한 허황되고 비과학적인 이야기를 엿듣자마자 네 정체를 안다며 내칠 수 있다는 말인가! - 관계를 끊어버리다니.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그럼에도 데미안은 말한다. 비록 정체를 안다해도 너는 내 형제와 같다고, 넌 내게 그 이상이라고. 물론 차갑게 내침을 당하고 이는 필연적인 파국으로 이어진다. 이 장면은 데미안이 운명을 받아들이게 되는 - 적그리스도로서의 자아정체성을 확립하는 - 결정적 순간 중 하나였다.
그래서말인데 다소 엉뚱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오멘]은 정말 슬픈 작품이다. 자신이 의도치 않은 운명 때문에 주위에 사람같은 사람을 단 한 명도 둘 수 없었던 어린 시절, 데미안의 외로움을 생각해보라. 그의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를 각성시키기 위한 목적을 띠고 있던 자들이었으며, 그와의 진정한 인간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을 가능성을 가진 몇 안되는 - 정말 극소수의 - 사람들에게는 모두 버림받지 않던가. 내 곁에 나를 사람으로 대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면 나라고 세상을 저주하지 않겠는가.
2007. 7. Arborday.
# by ArborDay | 2007/07/25 16:56 | 호러비디오 | 트랙백(2) | 핑백(2) | 덧글(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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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오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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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데미안: 오멘2에 대한 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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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마음에; 데미안이 너무 너무 불쌍했지요.
사촌 색히 패고 싶었다는-_-;
지금에는 그 느낌이 반감되었지만 말이죠......
그냥 단순히 끔찍하고 무서운 영화가 아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고요. 아, 이런! X)
오래되서 내용도 기억이 안나는 영화입니다만 ; ^^;
이리 평을 보니 다시 보고 싶어지는군요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않나 싶습니다. ^ ^;
(아무리 생각해도 데미안은 정말 너무 불쌍하다 싶을 정도로 천명이 정해져버린듯orz)
겜퍼군님/ ㅠㅠ
산왕님/ 전 3편이 잘 기억이 안납니다. 2편까지는 기억이 어느정도 선명한데. 그래서 비디오커버 [오멘3]와 [오멘4]는 감상 후에나 올라올 듯. ^^
DAIN님/ 그 장면 좋았죠. 얼음 밑으로 지나가는 사람도 좋았고. [오멘2]도 괜찮은 장면이 꽤 많은데, 국내 출시된 DVD는 [오멘2]만 15세 관람가로 되어 있더군요. ^^
천용희님/ 최근에 다시 보셨군요. 2편은 상대적으로 무섭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불쌍했죠. ㅠㅠ
WindFish님/ 까마귀가 1편인지, 2편인지를 정말 오랫동안 헷갈리며 살았었답니다.
히치하이커님/ 만약 그러지 못했다면야 적그리스도 어쩌고 했던 영화는 낚시질이 될 수 밖에 없으니 당연한 수순입니다만. 불쌍한건 어쩔 수 없죠, 뭐. ^^
제목없음님/ 유년시절 환경은 적그리스도가 아니라도 꽤 중요할 것 같아요. (절대적인건 아니지만)
검정표범님/ 아, 아직 못 보셨군요. 그럼 보시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슬픈 영화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라는 사실은 감안하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속았다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어요. ^^
사실 1보다도 먼저 보게 되어서 이 편이 더 인상깊게 남아있었죠.
토요명화로 이 영화를 봤었는데, 다음 날 교회에 가서(당시엔 꽤 열심히 다녔거든요) 설교 안 듣고 요한계시록 찾아보던 기억이 나네요.
까마귀의 섬뜩함과 초인간적인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안겨준 작품이죠.
초등학교 시절로 기억하는데, 전 이 영화를 보고 성경이 정말이구나 하는 믿음을 갖기도 했었죠..ㅎㅎ
어린 마음에 사촌도 무서웠겠죠^^;
전 데미안이 숫자 발견할때 슬펐다는..;
한가지 고백하자면,
[오멘]보고 감동해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원작인 줄 알고 읽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
헤르만 헤세가 공포소설도 썼나..해서 읽었는데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는..(쿨럭;)
피터팬님/ 하하하, 역시 추억 어린 작품이네요. 하긴 어린 시절에 만났던 작품이기도 하고, 세기말을 지켜본 세대이기도 하니.
너털도사님/ 그랬나요? 전 오히려 좋아진. 헙.
Ruii님/ 저도 3은 사실 잘 기억이 안나구요, TV용으로 만들어진 - 그것도 한참 후에야 - 4는 워낙 재미가 없어서.
저도 책장에 꽂힌 [데미안]을 볼 때마다 [오멘]이 생각나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정도까지는. ^^
비공개님/ 하하하, 그래요? 그러게 듣고보니 전자는 야릇한 것일수도 있겠네요.
저도 이 영화를 보고 님과 같은 생각을 함께 나눌 수 있게 된다면 좋은 영화 소개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 말씀 드리러 오겠습니다. ㅋㅋ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구요.*^^*
이 영화가 요즘 나왔다면 여러 사람의 동인혼을 자극하였을 법한 순간이로군요 OTL
> 데미안 이라는 이름이 싫어졌던 영화였습니다..
헤세의 데미안은 Demian. 오멘의 주인공은 Damien. 사실 다미엔이나 데이미언 이라 읽어야 할 것 같은데 희한하게 우리나라에선 데미안이 되어버렸죠. OTL
잠본이님/ 하하하, 그런건가요? 동인의 세계는 제가 이해를 잘 하지 못하는 편이어서.
예, 맞습니다. [오멘2]는 [Damien, Omen 2]라는 제목도 가지고 있죠. 영어발음은 되는대로 하는 편이라, 하하하.
하긴 현재도 천국 갈 가능성은 없어보이지만. 어쨌거나.
ps: 저도 무진장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 무려 모친도 같이 봤던 괴작이지요
전 3편까지 다 봤는데 샘 닐이 나온 3편도 그렇게 나쁘진 않았습니다.
댓글달면서 생각한건데 진짜 공포영화많이 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