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사토시의 작품세계

애니메이션이라고는 지브리, 그 중에서도 미야자키 하야오 밖에 몰랐던 내게 곤 사토시와의 첫 만남은 마치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과도 같았다. 야한 장면이 나온답시고 히히덕거리면서 친구가 건네주었던 영화를 호기심에서 재생했을 때, 내 눈에 나타난 것은 흡사 다리오 아르젠토의 그것과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을 법한 정말 멋진 - 그야말로 걸작 스릴러물이었던 것이다. 어라? 이런 애니메이션도 있나? 하룻밤새 자라버린 나무 위에 올라가 세상을 내려다 보기도 하고 씨익 웃는 고양이버스를 타고 마구 달려대며 동심을 자극하는 것이 아닌, 그야말로 살벌 그 자체인 이 작품의 충격에 나는 감히 버텨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정체성에 대한 묘한 스릴러, [퍼펙트 블루]


연예산업은 이미지를 중시하는 산업이다. 달리 말하면 스타들의 일상생활과는 관계없이 만들어진 이미지 - 즉, 허구 - 를 팔아먹는 산업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줄창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어댈 곤 사토시에게, 연예산업이라는 소재는 그야말로 최적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퍼펙트 블루]의 중요인물들은 현실과 허구를 구분하지 못하는 일종의 망상가들이다. 더 이상 장사가 되지 못하는 아이돌에서 배우로 이미지를 전환하려는 미마는, 급격한 변화와 심적 스트레스로 연기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 연예계의 퇴물로 미마의 뒷바라지를 하는 루미는 아직도 자신이 아이돌이고 싶어한다. 미마를 지키기 위해 선택받았다고 생각하는 미마니아는, 아이돌의 허상을 지키기 위해 망상의 대리인이 되어버린다. 자아정체성의 붕괴로 표현되는 미마의 환영은 그 자체로 힘을 가져 루미에게도 미마니아에게도, 연예산업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현대인들에게까지도 영향력을 미친다. 현실은 각자에게 망상을 가지게 하고, 그 망상은 다시 현실에 영향을 준다. 작품은 그 같은 현실과 망상들을 능수능란하게 넘나들며, 이야기를 끌어간다. 그리고 이 같은 방식은 모호성을 낳고, 그 모호성은 폭넓은 해석으로 이어진다.

곤 사토시가 카메라를 무척 잘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은 금새 확인할 수 있다. 한장면 한장면이 강박적인 카메라 앵글을 연상시킨다. 극중 인물의 시야에 맞춰 카메라를 돌려대는 솜씨도 능숙하다. 장면의 연출도 인상적이다. 우유를 사고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는 미마에서 공연중 앞으로 나아가는 마미의 모습(현실과 허구의 대조)으로, 빙글빙글 춤을 추다가 갑자기 드라마 속의 한 장면으로 넘어가는(미마에게 일어날 변화를 축약) 식의 자연스러운, 아니 절묘한 연출들은 작품내내 계속된다.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를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조명으로 착각하고 두 손을 들어올리는 장면도 어지간해서는 잊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런 카메라의 느낌에 일반적인 애니메이션과는 조금 다른 인물들의 외모가 더해져,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의 작품은 실사영화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실 그는 '내츄럴 본 애니메이터'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그의 장점은 명백히 애니메이션이 비교우위를 가질, 상상력의 표현에 있기 때문이다.


삶과 영화가 하나가 된 여배우 이야기, [천년여우]


다시 한 번 연예산업을 소재로 한 이 작품에서 곤 사토시는 초짜배우가 아닌, 노여배우를 작품 속으로 가져온다. 이 작품은 얼핏 보면 로맨스로 읽힐 수 있다. 며칠 간의 우연한 만남에 모든 것을 건 한 지고지순한 여자의 이야기.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 분명했고, 아무런 단서도 없었고, 평생을 기다리기엔 너무 짧은 만남을 가졌음에도 그만을 기다린 여자의 이야기. 그러다가 늙은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홀연히 잠적해버린 여자의 이야기. 하지만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 [퍼펙트 블루]에서와 같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초짜배우가 아닌, 이 노여배우는 이미 영화를 떠나서는 자신의 삶을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면 그녀는 이미 모든 정체성이 허구에 의해 확립된 사람이라 볼 수 있다. 즉, 그녀의 이야기가 사실인지의 여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녀가 사랑한 남자는 영화에 대한 그녀의 열정이라 받아들일 수 있으며, 나이가 들자 그녀는 여배우로써 가치가 없어졌다고 생각하고 잠적해버린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배우로써의 가치란건 나이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말한다. 그를 만나지 못해도 상관없다고. 그를 쫓은 자신의 모습이 좋았다고. 오늘 나는 그 시절의 나로 돌아간 듯 했다고. 그녀의 열쇠에 의해 발견하게 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시절의 자신의 모습, 열정으로 뒤덮였던 삶이었다. 그녀는 지고지순한 사랑에 아파한 여인이라기보다는, 자신의 꿈을 쫓은 당당한 여성이었던 것이다.

[천년여우]에서 곤 사토시는 그녀가 극중에서 맡았던 역할들을, 흡사 전생과 후생을 넘나들며 천년동안 저주받아 이루어지지 않을 하나의 사랑을 찾아 쫓아간 여자의 모습으로 표현해낸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거나 그녀의 영화를 본 사람은 그녀의 영화 속으로 들어가(문자그대로 정말 들어간다) 그녀의 조력자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이야기를 표현하는 방식은 다소 생소하지만, 본질은 다르지 않다. 허구는 동력이 되고 한 여인의 삶이 될 수도 있으며, 여전한 위력을 가진다. 하지만 현실이 아닌 이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다는 것은, [천년여우]가 [퍼펙트블루]와는 조금 다른 지점이다. 그가 허구의 세계를 꼭 차갑게만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당연하겠지만 허구가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이 도피처로서 기능하거나 다른 문제들을 유발하는 경우에 국한된 것이다.


스스로를 치유하는 여행, [동경대부]


그의 따스한 시선이 가장 잘 나타나 있는 작품이 바로 [동경대부]라고 할 수 있다. 세 명의 노숙자가 있다. 그들은 크리스마스날, 책을 주워 선물하기 위해 쓰레기장에 갔다가 버려진 아이를 보게 된다.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 하나에게, 아이는 어머니와 여성을 동시에 확인시키는 존재였다. 그래서 하나는 아이를 키우자고 제안하고, 그의 동료들에게 딱 하루만의 어머니를 허락받는다. 하루가 지나고 아이를 경찰서에 맡기기로 한 다음날 아침, 그들은 직접 이 아이의 부모를 찾아주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부모를 찾아주려는 그들의 고군분투는 스스로의 과거를 치유하는 여행으로 이어지게 된다. 도박을 끊지 못해 많은 빚을 지게 된 현실로부터 도망가버린 긴은 마음의 한이 되었던 자신의 딸을 만나게 되고, 부모의 얼굴을 알지 못하는 하나는 부모의 정을 확인하게 되며, 아버지를 찌르고 도망나와 돌아갈 용기를 갖지 못하던 미유키는 자신의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이쯤되면 아이는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 말해도 무방할 것이다. 어디에선가 갑자기 불어온 바람에 건물에서 떨어진 하나가 사뿐히 땅에 착지하는 장면(다분히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를 떠올릴 법한)을 보면 기적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는 말한다. "거봐, 기적 맞잖아."

[동경대부]는 특히 소외된 자들, 노숙자나 불법체류자들에게서 물씬 풍겨나오는 인간미로 인해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만드는 작품이다. 게다가 캐릭터들의 입담은 때때로 마주치게 되는 사회문제들 - 아무래도 주인공이 노숙자들이다보니 - 을 바라봄에 있어, 무거운 기분을 갖지 않을 수 있도록 만든다. 중간중간 보여지는 연말연시를 맞는 도시의 풍경은 세심하고 유려한 작화로 보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한마디로 즐겁고 따뜻한 작품. [동경대부]는 곤 사토시의 필모에 있어서 가장 특별한 작품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이 작품은 전작과 후작을 통털어 드라마가 가장 강조되어 있는 작품이며 사실과 허구의 이분법에서 다소 거리를 둔 유일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간 상대적으로 개인의 영역에서 이야기를 풀어냈던 곤 사토시가 좀 더 복잡하고 거대한 규모의 이야기로 옮겨가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라 말할 수 있다.


곤 사토시의 집대성, [망상대리인]


망상과 대리인의 구도는 이미 [퍼펙트 블루]에서 확립된 것이었고, 망상 속으로 직접 들어가는 식의 연출은 [천년여우]의 다큐멘터리에서 나아간 것이고, 다양한 인간관계의 얽힘 하에서 개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은 [동경대부]로부터 나아간 것이다. 물론 이같은 다양한 인간관계의 맞물림은 이 작품이 TV 13화 분량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더욱 수월하게 표현할 수 있었을 것이다. 폐기되었거나 채택되지 못한 아이디어로부터 [망상대리인]이 출발했다는 곤 사토시의 말을 떠올리지 않는다고 해도, [망상대리인]이 기존 작품들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예를 들어보자면 마미의 자아분열이 두 개의 개체로 확립되어 하나의 몸을 두고 다툰다면, 고양이 때문에 아버지를 찌른 소녀가 실은 자신의 실수로 고양이를 잃었고 그 현실로부터 도망가기 위해 고양이 캐릭터를 만든 후 그것이 살아있는 것처럼 믿게 된다면, 세 명의 노숙자가 도망을 가다 못해 자살을 소망한다면 등등의 이야기를 [망상대리인]이 다루지 않는가. 하지만 [망상대리인]이 기존 작품들과 차별되는 하나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후반부의 폭주 - 묵시론적인 느낌의 - 이다. 현대인들의 망상으로 커져가는 캐릭터가 있다면, 그리 멀지 않아 이 세상을 삼킬 정도로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테니.

현대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분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효율성은 증대되었지만 전체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그 책임 소재를 가리는게 매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다는 것이다. 복잡성의 증대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의 힘으로 통제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며, 동시에 스스로를 기만하도록 만든다. 자신만 속이면 책임으로부터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배트소년은 너무나도 유용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다 네 탓이야. 난 잘못없어. 모든 일은 아줌마들의 수다처럼 배트소년의 소행으로 부풀려진다. 극단적으로 쫓기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배트소년의 행로는 정확히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향하고 있다. 돈에 쫓기는 경찰, 자살사이트, 자아분열, 집단따돌림, 도촬, 게임중독 등으로. 배트소년에게 맞은 사람들은 죽거나 혹은 편해지거나 둘 중 하나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물론 그들이 처한 문제에서 벗어나기는 했다. 그러나 그것은 거짓안식이다. "피곤해서 그래, 나와 함께 낮잠을 자는게 어떻겠니?"라고 유혹하는 마로미가 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한마디로 도피처.

우리는 [망상대리인]을 통해 그의 장점이 실사를 기반으로 한 리얼리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의 표현에 있음을 확신할 수 있다. 곤 사토시 특유의 현실과 허구의 이분화된 그리고 동시에 영향을 주고받는 세계는 이제 아이돌이나 드라마, 영화에서 애니메이션과 게임으로까지 확장된다. 그리고 그 세계들을 넘나드는 연출은 거의 완숙에 이른다.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 그의 기법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저 감탄을 연발할 수 밖에는 없다. 거대한 망상이 지나간 황폐한 모습을 전후 일본의 모습과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는 장면이다. 2차대전이란 그야말로 일본의 거대한 망상의 결과 아니었던가. 묵시론적인 성격으로 폭주하기는 하지만, 곤 사토시는 이 미친 사회가 종말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듯 보인다. 하지만, 모든 것은 원상태로 돌아간다. 그것은 결국 모든 것이 반복될 것이다라는 예언일 것이다. 하긴, 망상에 빠지지 않는 인간을 본 적이 있나?


이제 꿈의 영역으로, [파프리카]


[파프리카]는 이제 꿈의 영역에 도전한다. 앞서도 말했듯 곤 사토시가 망상 - 이 작품에서는 꿈 - 의 세계를 나쁘게만 보는 것은 아니다. 동시에 모든 인간이 망상에 빠지는 것을 당연한 것, 나아가서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극 중에서 밝힌 것처럼, 꿈이란 삶에 있어 2%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긍정적인 것이다. 치바가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것도 2%가 부족 - 정작 그녀는 자신의 꿈을 꾸지 못한다 - 하기 때문이고, 영화감독을 포기했다는 생각에 무의식적으로 형성된 트라우마를 해소해주는 단서를 제공하는 것도 바로 꿈이다. 그리고 앞으로 일에 지쳐버렸을 형사가 간간히 찾을 곳도 파프리카의 세계다. 거대한 꿈의 집합체에 대항하는 것도 꿈 속의 여인, 파프리카다. 하지만 현실을 완전히 부정하고 꿈속으로 도피할 때는 문제가 생긴다. 망상은 적당히만 즐길 것, 그것이 [파프리카] 아니 그 전작들 이후로 줄곧 이야기하고자 하는 한 가지이다. 또 다른 한가지. 엔터테인먼트산업이 물론 생산된 이미지를 집단으로 소비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음은 자명하지만, 기존작들과 비교해볼 때 [파프리카]는 망상의 공유에 대한 불안함을 보다 노골적으로 그려낸다. 개인의 영역에 머물러 있어야 할 꿈을 DC미니를 사용하여 해킹함으로써 집단이 공유하게 되는 순간, 현실과 꿈의 세계의 경계는 깨지고 종말을 떠올릴만한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사장이라는 한 명의 광인에 의해 주도되는 정신나간 퍼레이드 - 망상이 얽힌 것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 는, 전체주의의 은유로 읽어낼 수 있는 가능성까지 제공한다.

작품을 분석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분석은 이 작품을 진부한 것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만들지도 모른다. 꿈이란 어떤 논리나 정형성으로부터 자유로운 현상이고, 그것을 소재로 한 [파프리카] 역시 매우 자유롭게 상상력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이 한 가지 있다면, [파프리카]의 감상은 그야말로 90여분 동안 타인의 꿈 안에서 허우적댈 수 있도록 만드는 놀라운 경험들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그림이 아니고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그 극단적인 상상력의 세계를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다 해도 얼마나 즐거울 수 있는지를 [파프리카]는 우리에게 알려준다.


에필로그


곤 사토시의 상상력은 현실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기반으로 한다. 한없이 뻗어나가는 듯한 그의 상상력을 바라보면서도, 인간의 세상사에서 떨어져서 바라보지 못하는 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곤 사토시는 다재다능하다. 실사영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카메라를 잘 이해하고 있고, 동시에 애니메이션의 장점을 십분 살려 상상력을 실체화하는 것에도 능숙하다. 장면장면의 연출과 편집도 일정 수준을 상회한다. 진중한 중에도 농담을 구사하고, 농담을 하는 중에도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멀리 나가는 듯 보이면서도 결코 관객의 호기심을 내팽겨치지 않는다. 그는 따스한 마음과, 냉정한 눈을 동시에 사용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곤 사토시를 이야기함에 있어 가장 행복한 사실은, 그의 이름이 아직 과거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여전히 전진하고 있다. 꿈의 영역을 지나, 과연 그가 다시 들고 올 작품이 무엇일지를 기대하는 것은 '즐거운 기다림'이라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2007. 6. Arborday.
 

by ArborDay | 2007/06/27 21:17 | 애니/서적 | 트랙백(2) | 덧글(31)
트랙백 주소 : http://Arborday.egloos.com/tb/325471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Sion, In The.. at 2007/06/28 23:31

제목 : 파프리카(パプリカ)
SICAF 2007 영화제로 CGV용산과 서울애니시네마에서 보고 왔습니다. 이것도 일단 짧게 단상을 나열해 보자면 - 처음엔 다소 몰입하기 힘들었지만 그 초반을 넘기면 굉장히 빨려드는 애니메이션-_-)b - 츠츠이 야스타카의 소설이 원작이라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콘 사토시 작품 세계의 집대성에 더 가깝다는 느낌이었습니다(원작은 안봐서 잘 모르겠...;;). 맨 마지막 장면에 '퍼펙트 블루', '천년여우', '동경대부' 등 ......more

Tracked from Different Ta.. at 2007/12/18 14:53

제목 : 파프리카 (パプリカ, 2006) - 현실 세계로 밀..
★★★★★ 곤 사토시(今敏) 감독이 어느 인터뷰에서 "애니메이션의 세계는 무한하다고 말들 하지만 프로젝트 기획서를 내밀면 늘 '왜 애니메이션이지?'라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했더군요. 저 역시 새로운 애니메이션 작품을 접할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이 작품은 왜 애니메이션이어야만 했을까'라는 질문을 꺼내들곤 합니다. CG가 아무리 발달해도 실사 영화로는 표현하기 힘든 영역을 손쉽게 넘나들 수 있는 방식이 애니메이션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정하고 있음......more

Commented by 산왕 at 2007/06/27 21:27
제가 가장 좋아하는 현역 감독입니다^^ '만드는 작품마다 '더 좋다'는 느낌을 주고 있어. 이 감독 뭐야.. 무서워..'라는 느낌을 받고 있죠^^;
Commented by lain at 2007/06/27 21:35
개인적으로
좋은 애니메이션을 만들지만 별로 보고싶진 않았던 작품들의 감독 2위 (...) 이신 곤씨로군요.
Commented by 사은 at 2007/06/27 22:20
'퍼펙트 블루'는 소재 때문에 차마 건드리지 못하고, '동경대부'도 주변 사람의 칭찬을 잔뜩 듣고서도 못 봤었습니다.
따스한 마음과 냉정한 눈, 이라는 말씀에 마음이 혹하네요. 마구마구.
Commented by Koolkat at 2007/06/27 22:20
최고의 크리에이터지요. 재미이전에 존경의 염을 먼저일으키는 분이고요. 이 아저씨 특별전도 한번 했으면 하는게 작은 바람입니다.
Commented by 충격 at 2007/06/27 23:28
퍼펙트블루는 정말 좋아하는데... 객관적인 진보와는 별개로 점점 취향에서 멀어져가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돈쿄 at 2007/06/28 03:23
이야~ 잘 읽었습니다... 저도 한번씩은 다 본 작품들인데... 정리해서 보니 좋네요.... 전 "망상대리인"이 제일 어려우면서... 기억에 남네요~~
Commented by 나무피리 at 2007/06/28 08:17
저는 퍼펙트 블루 보고 정말 충격받아서 다른 작품들은 볼 엄두도 못 냈었어요.
그런데 저 이 글 다른 블로그에서 토시 하나 안 틀리고 똑같게 본 기억이 있거든요. 그래서 히익 하고 또 놀랐구요. ^^
인랑과 더불어, 퍼펙트 블루는 제가 정말 '무섭다' 고 생각하는 애니에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06/28 08:39
산왕님/ 말씀처럼 조금씩 전진하고 있는 무서운(?) 감독인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에 조예가 깊지 못한 제게는, 전현역 통틀어 최고의 (애니메이션) 감독이 아닌가 싶네요.

lain님/ 어라, 좋은 애니메이션이라 생각하면 가급적 보시는게. 혹시 취향에 영 안 맞으시나요? ^^

사은님/ [퍼펙트블루]를 소재 때문에 접하지 못하신다면, [동경대부]는 꼭 감상해보세요. 따스하고, 유머스럽고. 그렇답니다.

koolkat님/ 언젠가는 한 번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직은 TV판을 제외하면 필모가 많지 않기는 하지만.

충격님/ 사토시의 폭주가 충격님의 취향에서 서서히 멀어져가는 이유겠군요. 초기작들에 비하면 확실히 [망상대리인] 이후로는 조금 덜 절제하는 모습이기는 하죠. (웃음)

돈쿄님/ 감사드립니다. 저도 [망상대리인]은 참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봤답니다. 저 자신도 대리인을 필요로 하는 망상가이기도 하고.

나무피리님/ 아마도 네오이마주나, 네오이마주와 관련된 분을 통해 이 글을 접하실 수 있었을겁니다. 나무피리님께서는 이제 제 실명을 알게 되셨군요.
[퍼펙트 블루]는 정말 좋은 작품이라 저도 꽤 여러번 봤습니다. 무섭고, 갑갑하죠.
Commented by yosuda at 2007/06/28 11:07
망상대리인만 빼곤 다 챙겨봤네요.
취향이 맞을 때도 있고 안맞을 때도 있고 그러더라구요.
그래도 다음 영화가 나오면 꼭 보게될거 같구요..
Commented by 유니마르 at 2007/06/28 11:34
와~~ 저도 진짜 좋아하는 감독인데... 곤 사토시 감독과 영화에 관한
똑같은 느낌이 글을 읽다보니 너무 많아 완전 100% 공감 포스트에요!!
비 많이 오는데 컨디션 잘 관리하시고~~ 제가 덧글은 잘 안남기지만, 눈팅은 자주 하고 있는 거 아시죠? ^^;
퍼펙트 블루 너무 좋아요!! 동경 대부랑 파프리카 아직 못봤는데~~ 보고 싶당!!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06/28 13:59
yosuda님/ 취향에 맞았다가 안 맞았다가 한다고 하셔서 드리는 말씀인데, [파프리카]가 괜찮으셨다면 [망상대리인]은 강추입니다.

유니마르/ 후후후, 물론 알고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 번 씩은 물바깥으로 고개를 내미는게 어때?
[파프리카]는 네가 좋아할 가능성 100%고, [동경대부]도 아마 괜찮게 볼거라 생각해.
어찌 되었거나, 7월에는 한 번 보자꾸나.
Commented by 3fisher at 2007/06/28 14:31
이 포스트가 피쉬스토리에 공개되었습니다.
오랜만이예요, arborday님. ^^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06/28 18:52
3fisher님/ 그러고보니 정말 오랫만이네요, 3fisher님. 상단에 걸린 배너 잘 쓰고 있습니다. 반가워요. ^^
Commented by Sion at 2007/06/28 23:30
오오, 솔직히 제가 무서운게 쥐약이라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블로그'란 타이틀 탓에 함부로 못들어오고 있었는데(...) 콘 사토시에 대한 포스트라니 정말 반갑습니다>_< 저는 '망상대리인'과 '파프리카'로 집대성된 이후의, 그러니까 이제부터 나올 차기작들이 어떤 모습일지 기대됩니다+_+ 그런 의미에서 트랙백은 카운터-_-)b

P.S : 별 것 아닌 오타 신고 입니다만 '퍼펙트 블루'의 주인공 이름은 '마미'가 아니라 '미마';; 저도 첨엔 자주 헷갈렸어요_no

P.S2 : '동경대부'부터 마저 DVD가 다 정발되면 정말 좋겠지만 말이죠_no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06/29 00:02
Sion님/ 제 블로그에 작성되는 포스팅의 절반 가량은 공포영화 외의 다른 글들이랍니다. 주인장의 취향이 심하게 편향되어 있기는 하지만, 공포영화가 아닌 다른 영화들도 엄청나게 좋아하거든요. Sion님의 쓰신 [파프리카] 리뷰는 저도 읽었답니다. 트랙백을 확인하러 가지 않아도 되겠군요. 하하하.

오타 지적에 잠시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그런 초보적인 실수를 하다니, 다시 감상한지 너무 오래 지나서까지 계속하여 교정을 보다가 이름을 싹 바꿔버렸네요. 이거 원. 이 곳에만 게재된 글이 아니거늘. 끙.
동경대부의 DVD 출시는 엄청나게 기다립니다. 사실, 박스셋으로 나와주면 제일 좋겠지만요.
Commented by 수운 최제우 at 2007/06/29 23:34
오토모 가츠히로 이후 제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거의 유일한 저패니메이션 작가입니다. 그 말은 결국 저패니메이션을 비롯한 일본 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예전에 비해 확 줄었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확실히 저는 일본 문화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06/30 00:54
수운최제우/ 네가 좋아하는 감독이라면 어째서 좋아하는지, 이 글에서 공감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혹은 글쓴이가 잘못 이해했다거나, 내가 너와 다르게 느끼는 점은 무엇인지. 이런 덧글을 달아주면 덧이라도 난다더냐!! ㅡㅡ++
Commented by toluidine at 2007/07/04 12:48
잘 읽었습니다. 파프리카 빼곤 다 봤네요. 현실과 환상이 허물어지는 세계를 그리는 능력은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듯 합니다. 망상대리인에서는 정말 매화마다 감탄하면서 봤어요. 이런 세계관을 가지고 스릴러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가지고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그 퀄리티가 정말 뛰어났구요.

파프리카는 결국 다운 받아서 봐야하나 싶어요. -_-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07/06 12:41
toluidine/ [망상대리인]은 거의 매화 박수를 치면서 봤던 것 같아. 장르면 장르, 형식이면 형식. 무엇 하나 꿀리는 것이 없을, TV물의 진정한 걸작이었다고 생각해.
이런 사람의 작품을 DVD로 구하기가 어렵다니. 그건 정말 슬픈 일이야. [파프리카], 출시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Commented by wideawake at 2007/07/09 01:43
운 좋게도 '파프리카'를 극장에서 두번째 볼 기회가 있었어요. 부산에서 아무 정보도 없이 볼 때만 해도 이게 뭔가, 싶은 강렬함에 어질어질했는데, 다시 보니 그런 충격들이 걷히면서 작품을 약간 객관적으로 보게 되었다고 할까요. 작품에 대한 마법이 걷힌 게죠.
다시 본 '파프리카'는 글쎄요, 분명 꿈이란 소재에 걸맞는 스케일로 풀어간 작품이긴 한데, 콘 사토시의 한계라고 할까요, 왠지 모르게 구성면에서 이건 좀 막장에 부딪친게 아닌가 하는 느낌도 있고, 마지막 영화관에 걸린 작품들은 좀 너무했던 것 같기도 하고, 역시나적시나 하려고했던게 뭔지는 알겠는데 좀 실패작인듯한 느낌도 있고, 이게 다 콘 사토시를 너무 좋아하게 되서 실망도 큰건가 싶기도 하고, 뭐 그런 기분입니다. 에잇, 디비디나 출시되면 다시 봐야겠습니다. 영등위에 심의 들어갔다는 소문이 있던데 확실히는 잘 모르겠네요 :)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07/09 11:49
wideawake님/ 저는 아무래도 감독 한 명을 좋아하면 그의 작품들의 개별적 퀄리티가 눈에 안 들어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파프리카]는 [망상대리인]에서 보여준 것의 일부에 대한 동어반복에 그치는 것이며, 막장에 이를 정도로 나갔는지도 모르겠다는 지적들에도 일부 수긍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곤사토시가 쭈욱 하고자 했던 말들의 맥락에서 분명히 [파프리카]는 더 구체화시킨 주장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그 정도로 충분히 만족스러워요. 극장에서 한 번 더 보면 달라질까요? (웃음)
그와는 별개로 곤사토시의 베스트3를 뽑으라고 한다면 저는 [파프리카]를 포함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그의 다섯 작품을 연달아 감상했는데, 역시 저는 [퍼펙트블루]와 [망상대리인], [동경대부]가 좋더라구요.
Commented by Fithelestre at 2007/07/19 12:25
저는 [망상대리인]이 특히 무서웠답니다.
그런 존재가 실제로 있었으면 하는 유혹이 너무 강해서
다시 보기가 무서워지는 작품이더라고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07/19 13:21
Fithelestre님/ 사실 저도 늘상 거짓 안식 속에서 행복한 척 하다가, 잠들기 전에 죽을만큼 고통을 느끼는 터라 [망상대리인]은 정말 무서웠답니다. ^^
Commented by 우노히카 at 2007/11/24 20:11
파프리카에 대한 포스팅을 2번이나 했던 저입니다 ㅎㅎ; 트랙백 걸고 가려고 했지만 허접한 평이기에 걸진 않고 (...)
곤 사토시 굉장히 좋아해요.
특히... 망상대리인은 음악조차도 소름 끼쳤어요.
1편만 보고 들은 오프닝 송은 웃겼고, 엔딩 송은 귀엽고 평화롭다 라는 느낌이였는데
마지막 화까지 보고 들은 오프닝 송은 섬뜩했고, 엔딩 송은 소름이 끼쳤죠...;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11/24 20:15
우노히카님/ 놀라운 감독이에요.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답니다.
Commented by 신어지 at 2007/12/18 14:57
최근에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이 극장에 걸리면 그다지 큰 기대를 갖지 못하곤 했는데
(그래도 막상 보게 되면 좋긴 좋지요) 곤 사토시 감독이 충분히 대안이 되어줄 수
있겠어요. 그는 아마도 실사 영화 작가를 꿈꾸던 애니메이션 감독인 듯. <파프리카>의
토나카와 형사는 어쩌면 그의 페르소나? ^^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12/18 18:07
신어지님/ 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부터 실망하기 시작하여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정을 떼버렸습니다. [게드전기]는 아직 구경도 못했네요. ^^
그나저나 토나카와 형사 페르소나설은 그럴 듯 한걸요? ^^
Commented by 풍류도인 at 2007/12/19 02:45
일본 저패니메이션을 완전히 끊어서 이제는 별로 아는 것이 없네요. 저패니메이션! 한 때 가장 강렬하게 반응했다가 그만큼 가장 빨리 식어버려 내 마음 속에서 잊혀진 장르. 흑흑~~~ 내가 나이를 먹은거야.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12/19 18:30
풍류도인/ 너보다 더 나이먹은 나도 이러고 있어. 장담컨대 나이탓은 아니다.
Commented by 누렁이 at 2008/02/09 00:33
트랙백 잘 읽었습니다.

근데 곤 사토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거의가 이 애니메이션의 양식적인 특징이 그럴듯한 영화같기 때문인 것 같애요.
저도 그렇고요. 그린 것 같지 않고 찍은 것 같은 그런 느낌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8/02/09 00:52
누렁이님/ 어쩌면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둘 모두 잘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요. ^0^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