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5월 07일
스파이더맨3
[스파이더맨3]는 내게 특별할 것 없는 물량공세, 그 이상의 무엇을 던져주지 못했다. 이 정도 비쥬얼 - 눈조차도 따라가기 어려운 그 현란한 액션씬 - 을 제공하는 블록버스터에 뭘 더 바라냐고 말하실 분들이 적지 않다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스파이더맨3]가 액션만을 강조하는 영화가 아니었다는 것,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많은 - 어쩌면 너무 많은 -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어했던 작품이라는 것이었다. 그것이 이야기 매무새의 난잡함을 비주얼로 참아주기 어려웠던 이유다. 영화 한 편으로 만들만한 분량이 아님에도 나름대로 (잘) 풀어낸 감독의 역량을 폄하하고 싶은건 아니지만, 가지를 좀 더 쳐낼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랬더라면 적어도 지루하지는 않았을텐데.
현실에서 대부분의 영웅들이 미디어에 의해 만들어지고 엔터테인먼트의 속성을 가지는 것은 당연할 터이나, 스파이더맨만큼은 그러지 않았으면 했다. 왜냐하면 영화 [스파이더맨]이 정말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소시민적인 그의 특성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영웅이 되기를 열망하지 않았지만 큰 힘을 손에 넣고, 그 큰 힘에 따르는 큰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인물. 생각해보라. 자신의 사진을 몰래 찍어서 겨우 밥벌이를 하는 인물이라니. 그러한 그가 스스로를 스타로 생각하고 즐기며 팬서비스로 '키스'를 날리던 바로 그 순간, MJ의 애정처럼 나의 뜨내기 애정 - MJ의 애정이 뜨내기라는 뜻은 아니다 - 이 흔들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하다.
덧 1. SF호러물에서 클리셰에 가까운 설정으로 사용되는 운석에 묻어온 외계기생체, 참 반가웠습니다. 레이미의 공포물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네요. 가급적이면 브루스 캠벨이 나오는걸로. (웃음)
덧 2. 꽃미남 해리가 자신의 기억을 찾고 처음 한 짓의 찌질스러움 - 파커와 베스트프렌드인 이유가 혹시 - 이나, 전설의 고향을 연상 - 이승에서 용서받았으니 난 이제 가련다와 비슷한 - 시키던 엔딩에서 실소가 나왔습니다. 가장 멋지다고 생각했던 최근의 히어로물이 [스파이더맨2]였다는 것이, 박한 평가의 한 이유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사람이라는게 그런 것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거니까.
2007. 5. Arborday.
현실에서 대부분의 영웅들이 미디어에 의해 만들어지고 엔터테인먼트의 속성을 가지는 것은 당연할 터이나, 스파이더맨만큼은 그러지 않았으면 했다. 왜냐하면 영화 [스파이더맨]이 정말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소시민적인 그의 특성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영웅이 되기를 열망하지 않았지만 큰 힘을 손에 넣고, 그 큰 힘에 따르는 큰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인물. 생각해보라. 자신의 사진을 몰래 찍어서 겨우 밥벌이를 하는 인물이라니. 그러한 그가 스스로를 스타로 생각하고 즐기며 팬서비스로 '키스'를 날리던 바로 그 순간, MJ의 애정처럼 나의 뜨내기 애정 - MJ의 애정이 뜨내기라는 뜻은 아니다 - 이 흔들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하다.
덧 1. SF호러물에서 클리셰에 가까운 설정으로 사용되는 운석에 묻어온 외계기생체, 참 반가웠습니다. 레이미의 공포물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네요. 가급적이면 브루스 캠벨이 나오는걸로. (웃음)
덧 2. 꽃미남 해리가 자신의 기억을 찾고 처음 한 짓의 찌질스러움 - 파커와 베스트프렌드인 이유가 혹시 - 이나, 전설의 고향을 연상 - 이승에서 용서받았으니 난 이제 가련다와 비슷한 - 시키던 엔딩에서 실소가 나왔습니다. 가장 멋지다고 생각했던 최근의 히어로물이 [스파이더맨2]였다는 것이, 박한 평가의 한 이유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사람이라는게 그런 것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거니까.
2007. 5. Arborday.
# by | 2007/05/07 11:44 | 비호러 | 트랙백(13) | 덧글(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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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는 그야말로 교과서적으로 가버려서 아쉬웠어요. 그렇게까지 모범담안처럼 사라지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말이지요^^
트랙백 보내드립니다~
무엇보다 배놈이 나오자마자 10초만에 죽다니!!!!
원 투 쓰리 너무 너무 잼나게 봤는데
이젠 뭘하면 사나..
자자. 어때 하면서요.
성조기도 그렇고
되도 안되는 장면의 이어짐도 그렇고.
모든 것은 해리 집안 집사의 음모였던 것입니다.
진실 폭로의 교묘한 타이밍 조절로 집안의 재산을 모두 자신의 것으로...(말도 안되는 망상을)
브루스 캠벨의 능청스런 연기는 최고였습니다. :-)
게다가 말씀하신 꽃미남 해리! 그렇게 죽여버리다니. ㅠㅠ
쁘뉴마님/ 전 스토리라인이 좀 더 단순해지고, 스파이더맨이 정신을 좀 차려준다면 10편도 좋아요. (웃음)
산왕님/ 그러게나 말입니다. 스파이더맨의 베스트프렌드를 왜 그렇게 쉽게 죽여버린겁니까.
돼지콜레라님/ 말씀처럼 2부로 나누어도 좋을 법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랬다면 훨씬 매력적이었을거에요. 주위의 입김때문인지 참 아쉽네요.
夢影님/ 훈남 해리의 죽음을 슬퍼하시는 팬들이 제법 많군요. 그 귀여운 눈웃음을. ㅠㅠ
이끼님/ 베놈의 팬이셨군요. 전 코믹스를 못 본지라 캐릭터들에 대한 이해는 전혀 없었어요. 왠지 스파이더맨에 의해 만들어진 캐릭터 같아서 상당히 매력적이었는데.
dasan님/ 더 만들어질거에요. 조금 더 기다려보심이. (웃음)
Azreal님/ 동감해요. 너무 쉽게 감정들이 전환된다는 느낌. 저는 [반지의 제왕]도 3편이 마음에 안 들었어요. 모든 사건이 정리된 후의 이야기를 너무 오래 잡아줘서 조금 지루했다는 느낌. 하긴 8시간에 달하는 전작을 마무리 짓자면 그 정도 시간이야 당연할터이나.
타선생님/ 원래 샘레이미는 코미디가 성향에 맞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실소를 자아내는 장면들이 많았을거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영화가 마음에 안 들었던건 실소를 자아내던 몇 장면 탓은 명백히 아닙니다.
Charlie님/ 해리는 돈이 많아 그런지 배트맨이 겹쳐보여지는. 특히 집사가 등장하니 더더욱. (웃음)
브루스 캠벨의 능청스런 연기, 저도 좋았어요. (웃음)
히치하이커님/ 저도 안 좋은 이야기를 늘어놓기 전, 머리 속으로 변명거리부터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럼에도...
이 영화의 근본적 취약함을 느끼게 하는 결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ㅜㅜ
Ritsuko님/ 네, 보실만은 한 것 같아요. 저는 조금 지루했지만, 개인에 따라 다른거니까.
극장서 보다가 피눈물 흘릴 거 같아서 말이죠.......
그래도 날 때부터 프랑스인이셨다는 브루스 아저씨는 최고로 웃기더군요. :)
천용희님/ 전 극장에서는 이 시리즈를 처음 보게 되었는데. 어휴. 안타깝습니다.
2편은 꼭 극장에서 봐야지 하다가 놓쳤거늘. ㅠㅠ
wideawake님/ 감정변환이 너무 빨라 공감하지 못하겠다는 것, 이건 영화로는 꽝인 것 같습니다. 사실 샘레이미라는 이름에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저입니다만(당연할테죠), 이번 편은 어휴.
솔리드님/ 하하하, 그렇다면 보셔야죠. 포스팅을 올리면서 너무 뻔한 이야기 - 요즘은 생각을 하고 그것을 정리하는게 힘들어서 - 만 적어두어 걱정했는데, 그렇게 받아들여주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정신없이 빠르기만 했서 대단히 실망했습니다.. ㅠㅠ
qwer999님/ 사실 액션씬이 꽤 빨랐죠. 스릴을 느끼려면 관객에게 많은 정보 - 이 다음에 어찌 될 것이다 - 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면 방법일거에요. 개인적으로는 뒤에 뭐가 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 스피디함을 따라가는 희열이 생각보다는 별로더라구요. 샌드맨의 탄생씬은 물론 멋졌지만.
전 원래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 시리즌 어릴적부터 다 볼정도로 좋아했거든요 팔불출인지도 모르겠지만 저한텐 3편도 좋게만 보이더이다~~.
진짜 그 외계생명체는 샘 레이미 아니면 안 나올 비주얼인듯. 나름대로 최고의 캐릭터였다고 생각하면 오버센스겠죠 ??^^
개인적으로 외계생명체는 스타워즈의 다크포스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부모와 같은 존재에 대한 복수심에 눈이 먼다는 것이 흡사 애너킨 스카이워커와 비슷하기도 했고, 검정색 유니폼(?)도 그렇고. '외계에서 온'이라는 설정에서는 아무래도 예전 공포영화들이 떠올라서 아주 즐거웠습니다. 저 역시 아주 중요한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오버센스는 명확히 아닙니다.
(혹시 3편에서 적당히 혹평을 받아 이제 그만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빠져나오고 싶은 감독의 잔꾀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니깐요 -_-)
말씀하신 음모론, 재미있네요. 영화가 안 좋았는데도, 맘 속으로 변명거리만 찾고 있었다니까요. 샘레이미라서 말이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