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3월 25일
300
그리 땡기는 영화는 아니었는데, 웬지 안보면 안되는 듯한 공기가 느껴져서 나도 보고 왔다. 얼마만인지 모르겠지만 머리를 버리고,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봤고 꽤 즐겁기도 했다. 실사와 애니 사이 어딘가에 있는 듯한 비쥬얼은 소문으로 들었던 것만큼 죽여주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싸구려 공포영화를 연상시키는 상당 수준의 신체훼손은 반가웠다. 나무를 뒤덮은 시체들이나, 시체들로 쌓은 벽 같은 이미지도 기대한 것보다 확실히 과격한 느낌. (굳이 밝힐 필요까지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건 아니지만) 나 그런거 좋아한다. 그것도 엄청나게. 저런 장면들을 슬로우모션 - 클로즈업으로 잡아주는 공포영화도 이렇게 극장에서 볼 수 있으면 좀 좋아?
오버스러운 나레이션과 과잉으로 일관하는 겉멋에 애써 적응했더니, 튀어나오는 괴물들에 실소 - 누가 만화 원작 아니랄까봐. 장끌로드반담 영화 중 뭐였지? 정말 지독히도 안 죽는 괴물 나오던거. 모르겠다. 아차, [13구역]의 괴물도 있었구나. 어쨌거나 그 정도쯤은 황당했다. 페르시아랑 전쟁을 하는거야, 아님 오크족이랑 싸우는거야? 임모탈이 대단하다더니, 그 거인괴물 하나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닌거야? 등등. - 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이 때(거인이나 맘모스를 연상시키는 괴물 등장)까지만 해도 하품을 연발했었는데 어느 순간 참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내용이랄 것도 없이 그냥 단순무식하게 마초삘로 끝까지 밀어붙이는 이 작품의 강단에 나조차도 감화되어버렸나보다. 그렇다. 기왕지사 가려면 막 가야 하는 것이었다.
워낙 상투적이라 큰 매력을 느낀 캐릭터는 없었다. 그래도 스파르타 왕은 제법 모양새가 나온 것 같다. 반면 역할 탓겠지만, 페르시아 왕은 좀 그랬다. 뭐랄까 하는 짓이 조금 찌질이 같아서 맘에 들지 않더라. 외모도 내 취향은 아니고. 율브린너 같으신 분이 나오셨다면 좋았으련만. 뭐, 개인적인 푸념이다. 멋있다는 사람들도 많더라.
덧 1. 하늘을 뒤덮는 화살들을 봐서 그런지 극장에서 나오면서는 이연걸이 떠올랐습니다. [300]을 다시 보게 될 것 같지는 않은데, [영웅]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덧 2. 2월 이후에는 아령 한 번 들지 않았다는 자괴감이 들더군요. 반팔의 계절이 오기 전에 팔뚝이라도 좀 키워둬야겠다는 부류의 유아틱한 생각들을 마구 자극하는 것과 동시에.
2007. 3. Arborday.
오버스러운 나레이션과 과잉으로 일관하는 겉멋에 애써 적응했더니, 튀어나오는 괴물들에 실소 - 누가 만화 원작 아니랄까봐. 장끌로드반담 영화 중 뭐였지? 정말 지독히도 안 죽는 괴물 나오던거. 모르겠다. 아차, [13구역]의 괴물도 있었구나. 어쨌거나 그 정도쯤은 황당했다. 페르시아랑 전쟁을 하는거야, 아님 오크족이랑 싸우는거야? 임모탈이 대단하다더니, 그 거인괴물 하나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닌거야? 등등. - 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이 때(거인이나 맘모스를 연상시키는 괴물 등장)까지만 해도 하품을 연발했었는데 어느 순간 참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내용이랄 것도 없이 그냥 단순무식하게 마초삘로 끝까지 밀어붙이는 이 작품의 강단에 나조차도 감화되어버렸나보다. 그렇다. 기왕지사 가려면 막 가야 하는 것이었다.
워낙 상투적이라 큰 매력을 느낀 캐릭터는 없었다. 그래도 스파르타 왕은 제법 모양새가 나온 것 같다. 반면 역할 탓겠지만, 페르시아 왕은 좀 그랬다. 뭐랄까 하는 짓이 조금 찌질이 같아서 맘에 들지 않더라. 외모도 내 취향은 아니고. 율브린너 같으신 분이 나오셨다면 좋았으련만. 뭐, 개인적인 푸념이다. 멋있다는 사람들도 많더라.
덧 1. 하늘을 뒤덮는 화살들을 봐서 그런지 극장에서 나오면서는 이연걸이 떠올랐습니다. [300]을 다시 보게 될 것 같지는 않은데, [영웅]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덧 2. 2월 이후에는 아령 한 번 들지 않았다는 자괴감이 들더군요. 반팔의 계절이 오기 전에 팔뚝이라도 좀 키워둬야겠다는 부류의 유아틱한 생각들을 마구 자극하는 것과 동시에.
2007. 3. Arborday.
# by | 2007/03/25 14:54 | 비호러 | 트랙백(4) | 덧글(48)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제목 : 300 (300, 2007)
300명의 스파르타 전사들이 100만 페르시아 대군과 맞섰다는 그 이야기처럼, ‘300’은 모든 면에서 극단으로 밀어붙인다. 태풍 카트리나가 부럽지 않을 만큼 휘몰아치는 아드레날린. 프랭크 밀러의 그림을 의식한 화면에서의 날카로운 명암대비. 기타앰프를 통해 발사된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가세한 기타 리프의 강렬함과 이국적인 보컬이 만들어가는 서정적인 음악의 혼재. 저속과 고속을 넘나드는 카메라의 속도. 그리고 무엇보다......more
제목 : 저녁은 지옥에서 먹는다 @ 300
페르시아 전쟁은 서양 고대사를 뒤바꾼 전쟁으로 널리 알려졌다. 서구의 사학자들은 페르시아 전쟁에서 그리스 폴리스가 패했다면 오늘날의 서구권이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덕분에 페르시아 전쟁은 당시 세계 최대의 제국 동양의 페르시아에 맞서 서양의 그리스 폴리스 연합이 승리를 함으로서 서양이 동양에 비해 우수하다는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서양 중심적 세계관이 형성되는 계기가 됐다. '300'은 그 전쟁 중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가 이끈 테르......more
제목 : 300
타고난 것인지 아니면 후천적인 환경과 교육의 영향인지에 대한 문제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남성들에게는 힘에 의한 투쟁의 본능이 잠재되어 있다. 제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도 고기를......more
제목 : 300, 변질의 시대
이미지로 차고 넘치는 영화 <300>은 상호 존중과 믿음이란 가치로 시작해서 자유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로 마무리된다. 넘실대는 근육들의 땀 냄새, 그 안에는 일정 과정을 거친 노력이 배어있기에 그에 마땅한 존중과 신뢰가 뒤따르는 것이겠고, 점차 땀 냄새를 밀어내고 자욱해지는 피 냄새는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한다는 점에서 한 존재가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의지 표현이 될 것이다.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는 딱 여기까지만. '엥, 뭐야!'라며 허......more
화살 맞은 이연걸 시체 치우고 난 다음의 자금성 문의 그 사람 형상....아직도 인상적이에요.
^ ^;
니케님/ 이연걸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영웅]의 마지막 장면에서의 그는 정말 멋있었어요.
그 장면을 기억하지 못하는게 더 이상하지 않나 싶을 정도던데. (웃음)
헤이님/ 남자인 제가 봐도 부러울 따름들이더군요. 세상에 무슨 몸들이 그리 좋아. orz
히치하이커님/ 반골기질. 그거 좋은거죠. 전 벌써 많이 누그러진 듯 싶어 그런지, 부럽기도 하네요.
어쨌거나 저도 히치하이커님과 같은 경험들이 꽤 많았었는데, 경험들이 '사람들을 떠들어대게 만드는 영화에는 한 가지 이상의 장점 정도는 있더라'라는 결론을 내리게 만들더군요. 그래서 그냥 가서 보는 편이랍니다. 정 취향이 안 맞으면 몰라도. (웃음)
내용은 마초삘이 확실한데 여직원...정말 좋아하더군요. 그 울퉁불퉁 근육질의 향연...^^
다 보고는 그 저돌적인 힘은 마음에 들었지만 내러티브에도 조금 신경을 썼더라면 더 멋진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그런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런 영화를 볼때는 그냥 기대하지 않고 가는게 역시 도움이 되는거 같아요.
(사실 중간에 하품도 하긴 했는데... ^^;)
참, 아이맥스를 첨으로 느껴봤는데 와...
앞으로 이런 류의 영화는 무조건 아이맥스가서 보려구 합니다. ^^
돼지콜레라님/ 그냥 만화 보는 기분이었어요. 저건 아니지 하면서도, 쭈욱 읽어내려가는 그런 재미랄까.
이 영화의 신드롬은 이해할만하지만, 일종의 열광(?)은 조금 오버인 것 같기도 해요.
rince님/ 전 아직 아이맥스관에 한 번도 못 가봤어요. 다음에는 무조건 아이맥스관에 가서 넋놓고 보다가 나왔으면 좋겠네요.
newt/ 크게 볼 것도 없는데 인기 있는거 보면 좋지, 뭐.
남들이랑 얘기하기도 좋고.
우리 학교 다니는 애들도 물어보니 다들 [300] 봤다더라.
Brucephalus님/ 제가 율브린너 같은 배우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웃음)
화살에 대해서는 실험해보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생길 수도 있다 싶어요. 그늘이 졌었는지는 본지 좀 지나서 기억이 안나네요. (웃음)
그러나 그 서클렌즈는 좀 웃겼다는''
횡격막님/ 여기가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블로그잖습니까.
제가 요즘 조금 얌전해지기는 했지만, 고어영화에도 내성이 강한지라. (웃음)
Azreal님/ 하하하. 군대이야기는 뻥이 반이다라니, 그야말로 멋진 투덜거림이로군요. 읽자마자 소리 내어 웃어버렸습니다.
Supersonic님/ 소문보다는 확실히 못했습니다. 슬슬 색보정질에도 적응이 되어가는건지. 게다가 뮤직비디오삘의 뚝뚝뚝 끊기는 영상을 그리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말초적인 즐거움은 있더라구요.
바스티스님/ 아, 그래요? 10cm는 차이가 나보였는데, 역시 항상 위에 있는 놈은 사실보다 커보이기 마련인가봐요. (웃음)
http://daumevent.daum.net/samyang_20070323_main/?ck=fBnv32H3y2s3knSd246CwyP33vf2F1liTbL2
300은 편안하게 즐기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보는게 좋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깊이 들어가기엔 뭐랄까... 여러가지로 다소 부족하달까요..
암튼 보는 동안은 즐거웠습니다.
피범벅이라 저에게 무려 추천을 해준 블로거이웃도 있었는데 말이죠^^
근데 저는 근육질을 안 좋아해서 피범벅보다 오히려 그쪽을 견뎌내기 힘들거 같아요 ㅠㅠ
내려가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겠습니다^^
교도소가 배경이고, 거기서 그 '샌드맨' 이라는 악당. 죽지않고 질기게 버티다 결국 죽는..
이 영화가 맞나 모르겠습니다. 순간 떠오른건데. ^^;;
링크 따라갔다가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
레드몽키님/ 원래 단순할수록 여기저기 맞추기 쉬운거랍니다. 하하하.
니와님/ 음, 그런 종류의 공포영화는 참 많아요. 극장에 안 걸려서 그런거지. ㅠㅠ
사실 머리를 쓸게 없더라구요. 위험하면 위험하다고 하겠는데, 우/스/워/서 말이죠.
나무피리님/ 오호라, 근육질보다 피범벅을 좋아하시는군요? (웃음)
그런데 근육질은 보다보면 금새 적응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많이 부럽던걸요. ㅠㅠ
사랑이아빠님/ 저도 [지옥의 반담]으로 기억해요. 본지가 워낙 오래 되어 기억이 확실치 않아 제목을 말하지는 않고 슬쩍 돌아가려 했는데데, 똑같이 기억하고 있는 분이 계시는걸로 봐서는 확실할 것 같네요.
(그런데 둘 이 같이 서있는 장면에서 [사망유희]가 떠올랐어요.)
씬시티에 비해서 마초이즘을 줄이고 정치적인 메시지를 늘려서 씬시티 보다는 재현도가 떨어진다고도...
원작도 정발되었는데 결국에는 몇장면 빠진듯합니다
제목없음님/ 만화 책 살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궁금하기는 한데.
[300]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오리엔탈리즘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뭐랄까 애들 장난에 어른이 역정내는 그런 모습과 비슷하지 않나 싶어요. 그러니까 제가 불쾌하게 생각하기에는 너무 수준이 낮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관대한건지 아니면 모자란건지 잘 모르겠지만. 당연하게도 이 작품이 불쾌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잘못 되었다는게 아닙니다. 이건 그냥 제 얘기에요.
만약 은근한 오리엔탈리즘 코드를 숨겨놓았고 그것이 보였다면 경각심이 들어 주절주절 떠들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 경우는 그냥 시간낭비에 가깝죠. 그런 생각 때문인지 제게 맞는 부분만 즐겼습니다. 어차피 너무 좋아서 또 볼 영화도 아닌걸요. 즐기고 헤어지면 그만입니다.
근데 한 번 더 즐기고 싶기도 하더군요.;
잔뜩 딴 얘기만 늘어놓은 글이지만 트랙백 보냅니다^^
지킬님의 글은 늘 흥미롭거든요. (웃음)
개봉 전부터 되게 보고 싶었는데 계속 약속이 엇나가는 바람에,
속이 터져서 결국 집 앞에 롯데시네마에서 혼자봤지요,
아, 보는 내내 그저 입가에 미소가 =_= ;; 하하하 =ㅁ= ;;
내용이야 그렇다치고, 색감이 너무나 맘에 들어서, 퐁당-빠져버렸답니다,
두 번 보기엔 모자라는 영화고, 한 번 보고나서 그냥 그 기분을 즐기기엔 좋은 듯 ^-^,
뭐 결국은, 300명 분의 복근이 좋았었다, 라는 이상한 말을 남기고 싶네요, -_-,
300에선 그냥 미사일같았달까요..흠-_-;;
잭 스나이더감독의 다음 작품을 기대를 하게 만드는 영화더군요. 아무래도 전국 헬스장 협회 추천영화인것 같습니다.
DVD는 제대로 안 나올것 같은 느낌이 드는 영화네요...
공포장르에서 그런 장면을 보고 싶다는 얘기랍니다. (웃음)
DVD는 솔직히 관심없습니다. 또 보고 싶지는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