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2월 21일
55. 열외인간(Rabid)

잘못된 시술로 인해 육체의 변화를 일으킨 여주인공은 살아가기 위해 피를 필요로 하는데 그녀에게 물린 사람들에게는 바이러스가 전염되고, 병원체가 된 그녀만 그 바이러스에 내성을 가지고 있어 피에 대한 열망 외에 이성적 사고를 병행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열외인간]은 전작 [전율]에서와 마찬가지로 성병에 대한 공포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좀 더 설명하면 바이러스로 인해 제어할 수 없는 성욕망에 시달리고 키스나 포옹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달되었던 [전율]이나, 상처에 닿는 타액에 의해 원인불명의 흡혈증이 전염된다는 [열외인간]의 설정은 당시 예술계에 팽배해 있던 사랑의 죽음, 혹은 성병에의 공포를 그 기저에 깔고 있을 확률이 높다. 물론 흡혈귀라는 자체에서 성병을 떠올리는건 상투적인 언급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지만, 성기를 닮은 겨드랑이의 입 - 이 입으로 상대를 공격하려면 자세가 어떻게 나오겠는가 - 과 촉수의 모양, 여주인공의 섹스어필, 그리고 연인의 파국을 비극적으로 그린 결말 등은 [열외인간]이 의도적으로 성병에 대해 다루었음을 드러낸다.
원래 데이빗 크로넨버그가 생각했던 여주인공은 씨씨 스페이섹 - 그래서 영화 속 포르노극장 앞에는 [캐리]의 포스터가 붙어있다 - 이었으나 그녀가 그다지 섹스어필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마릴린 챔버스가 캐스팅되었는데, 훌륭한 캐스팅이라 생각된다. 영화의 백미는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증명하고자 했던 여인과 애인이 통화를 하던 마지막 장면. 다소 지루한 초반부에 비해 후반부는 상당한 재미를 제공한다.
# by | 2007/02/21 15:33 | 호러비디오 | 트랙백 | 덧글(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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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에 섹시는 필수요소인데....ㅎ_ㅎ
kkongchi님/ 그렇기는 해요. 그녀의 매력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
rumic71님/ 앗, 그녀가 포르노계 왕언니였다는 말입니까? 그건 몰랐네요. 감사합니다.
돼지콜레라님/ 마지막 장면도 괜찮지요. 전 꼭 그 장면에서 [피의 향연]이 떠오르더군요.
이끼님/ 헤헤, 섹시하면 좋지만 필수까지는 아니에요. ^^
겨드랑이로 흡혈한다는 내용까지 읽으니 기억이 났습니다. ㅠㅠ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챙겨봐야겠습니다 :)
myungworry님/ 꼭 초기작들만 그런건 아니지만, [전율], [열외인간], [플라이]에는 성병에 대한 공포가 담겨 있었다고 생각해요. 뭐, 성적인 설정은 [비디오드롬], [엑시스텐즈], [크래쉬]에도 담겨 있었고.
그가 '섹스에 의한 공포의 왕'이라고 불렸던 것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던 셈이죠. ^^
이규영님/ 내용이 기억나지 않을 법도 합니다. 그게 언제적 일이래요. ^^
수운최제우/ 너도 이 작품을 봤구나. 올해는 반드시 크로넨버그 영화를 연대순으로 재감상하겠다고 마음먹은지라 영화를 보기는 진즉 봤는데, 이제서야 글을 올렸지.
미디어몹님/ 감사드립니다.
雅人知吾님/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굉장히 유명하신 분이더라구요. 전 딱 이 작품 하나만 알았답니다.
이상하게도 어린 시절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도 전혀 없이 비디오를 통해 감상했던 작품들이 오래 기억에 남더군요.
열외인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직까지도 겨드랑이 촉수라든가, 쓰레기차 수거 씬 등 상당히 강렬한 인상이 남아있는 작품입니다. 어린 마음에 가슴 졸이며 부모님과 함께 봤었습니다만, 직접적인 묘사는 없었어도 은근히 XX한 감상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었습니다.
다시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지, 언제 한번 꼭 다시 감상하도록 해야겠습니다.
크로넨버그의 영화들은 마음만 먹으면 대체로 구할 수 있으니, 꼭 한 번 감상해보시기를 권합니다.
(구매자가 혹시 ArborDay님이셨나..^^)
(아, 구매자는 아쉽게도 제가 아닙니다. ^^)
아마도 대학생 때? 아니면 첫 직장을 다닐 무렵? 다시 봤는데 그땐 끝까지 봤지요. 그러나 그때만 해도 크로넨버그, 참 무시무시하다 생각했었는데... 뭐 지금은 <비디오 드롬>이 됐든 <라비드>가 됐든 낄낄거리면서 볼 수 됐습니다요. 흐흐;;
입만 벌리면 [데드링거]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크로넨버그의 작품이라 떠들어대고 다녔던 작품인데. ^^
제가 크로넨버그라는 이름을 사랑하기 시작한건 정확히 [데드링거]를 본 후였습니다. [데드링거]를 보고나서 바로 비디오대여점으로 다시 가서 [비디오드롬]을 한 번 더 대여했었죠. 영화보다도 그 당시의 감정이 아주 선명하게 기억이 나네요.
어쩃든 그 덕분에 캐리가 더 공포스러워졌잖아요. 캐리가 섹스어필했다면 그 영화 재미는 별로 보장 못했을 것 같네요 소설의 재미는 뒤로하더라도.
하드코어 포르노계의 ...-_-;;
rumic71님 말쑴처럼 왠지 그녀가 나오면 갑작스럽게 XXXXXX 해버릴것 같은 이상한(?) 긴장감이 들더라구요. ㅎ.ㅎ
정말 나이스한 캐스팅이었던거 같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매를린 챔버스는 참으로 나이스한 캐스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계통의 왕언니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약간 충격(?)을 먹었어요. 하긴 공포영화에 포르노계의 왕언니가 나오는게, 아주 드문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얼마전 제나제임슨이 나오던 [삼하인]도 있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