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26일
C.52. 데빌타운

하지만 이 뻔한 작품은 의외로 사랑할만한 구석이 많다. 작은 시골마을에서 떠나버린 젊은이들을 증오하고, 자신들이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을 축적하고 있기에 우월하다라고 생각하는 늙은이들. 하는 짓이라고는 연애질밖에 없어 보이는 젊은이들. 세대간의 갈등구조를 상투적으로 만들어냈던 전반부와는 달리, 후반부에 이르러서 이 작품은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준다.
부연설명하자면 영화는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젊은이들을 해하는 탐욕스러운 노인상을 그려내는 것에서 더 나아가 급기야 그들을 산송장들, 즉 좀비 - 자동차 포위씬과 느릿느릿한 노인들의 걸음에서 충분히 좀비를 연상하고도 남는다 - 라고 떠들어대는 과격함을 보인다. 인구가 666명이라는 - 이 실소를 자아내는 - 사악한 마을(evil town)이란 늙은이들에 의해 돌아가는 시골 - 정이 넘치는 곳이 아니라 - 이라고 외치는 노골적 조롱, 이는 보수적 꼰대들에 대한 절제하지 않은 독설일 뿐더러 기존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좀비물의 독특한 변형(외관상의 좀비는 아니지만 차용한건 사실이다)으로도 볼 수 있다.
물론 늙은이에게 던지는 조롱질에 완전히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꼰대'라고 불릴 늙은이들도 많지만, 배우고 따라야 할 '어른들'도 많으니까. 솔직히 말해 나쁜 것은 늙은이도, 젊은이도 아닌, (화합의 가능성을 보이지 않은 채 극단으로만 달려가는) 세대간 갈등이 아니겠는가.
덧. 자막 싱크도 맞지 않고, 화질도 열악한 비디오테이프에 아직까지 매달리는 단적인 이유가 바로 이런 작품들을 만나는 것에 있습니다. imdb 2.6이라는 놀라운 평점에도 불구하고.
# by | 2006/12/26 17:34 | 호러비디오 | 트랙백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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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한글제목은 데빌타운인데, 영어는 에빌타운이라고 되어있어요..^^;;;
오드아이님/ 그림으로 그려진 커버들은 제법 많답니다. 그런 녀석들은 허접해보여서, 가급적 들고 오는 편이죠.
미디어몹님/ 감사드립니다.
헌데, 더 놀라운 일은 제목만 보고 그냥 지나쳤을 호러물도 이 공간에 선택받기만 하면 기묘한 아우라를 부여받는 것입니다. ‘공포 영화를 좋아하는 블로그’의 미스터리는 진행 중입니다. ^^
제법 신선한 내용처럼 보이는데요..
또 한번 말해봅니다..이걸 어디가면 볼수있나요..^^;
雅人知吾님/ 넵. Evil Town 입니다.
김응일/ 호러전용 시네마떼끄 같은 것, 하나 만들고 죽고 싶었는데.
솔리드님/ 제게 오면 볼 수 있습니다. 라는건 너무 무책임한 이야기고.
조만간 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내용자체는 노인경시풍조라 해야할지,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라 해야 할지..좀 씁쓸한데요.
그런 설명을 들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립할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생각하면서 씁쓸함을 상쇄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아요.
영화 자체는 조금 우스꽝스럽기 때문에, 그리 씁쓸해하지 않을 수도 있답니다. 다른 의미에서라면 몰라도.
트로마가 배급한 벨기에 호러 <미친 할머니들-정우씨네마로 광란 25시로 출시된 래비드 그래니스>도 들어가겠군요
두 할머니가 괴물이 되어 친손들을 물어뜯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