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은 잠들다.

사회는 '정상'인 사람들을 요구한다.
물론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이 '정상'이라는 것의 기준이기 때문에, 실제로 요구하는 것은 '정상'인 것으로 보여지는 사람들이다. 속으로는 어떻게 하면 들키지 않고 아버지를 죽일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서도 그것을 티내지 않는 사람은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어떤 능력이 모자라거나, 어떤 능력을 더 가지고 있어서 겉으로 표시가 날만한 어떤 행동을 보인다면 그는 '비정상'적인 사람이 된다. 그리고 '비정상'은 고통을 동반한다. 그렇다고 해서 '정상'적인 사람이 고통스럽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대동소이하며 꼭 초능력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인성이나 생각, 경험에 있어 다름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부모와 아들이 생각이 다르고, 친구가 생각이 다르다. 다른 생각은 마찰을 빚고, 이러한 마찰들은 비극을 낳기도 한다. 마찰의 원인은 다름에서 나온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꼭 같지는 않다. 말하고보니 인생은 꽤 아이러니하고, 고통스러울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미야베 미유키는 '다름'을 인정하고 있다. 누구의 마음 속에나 '용(다른 능력)'은 잠들어 있다. 그것이 잠들어 있는 이유는 교육을 통해 스스로 죽여버린 것일지도 모르고, 괴롭지 않기 위해 본능적으로 죽여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나 어떤 계기를 만나면 타인과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
'다름'에서 나오는 '갈등', 그리고 '고통'에 주목하고 있음에도, 이 책을 통해 느껴지는 미야베 미유키의 시선은 따스하다. 사람에 대한 신뢰, 그리고 타인을 돕고자 하는 마음, 좋은 관계는 늘상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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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를 다루었지만 '용은 잠들다'는 결국 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느낌을 정리하자면 무척 뻔한 이야기가 되고 말죠. 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신선합니다. 일부분을 제외한다면.
책은 소년의 상반된 진술에 관한 이야기와 주인공에 대한 협박 이야기, 크게 두 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자에 비해 후자가 너무 시시해서 '용두사미'의 느낌을 주기는 했지만, 미유키의 필력이 뛰어난건지 번역센스가 좋은건지 책이 줄줄 읽혀집니다. 굉장히 맛깔스럽게 읽히는 이야기랄까요.

by ArborDay | 2006/10/07 18:02 | 애니/서적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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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6/10/07 18:1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10/07 18:29
비공개/ 오호, 그거 영광이로구만. 감사하네.
그런데, 자네 블로그는 닫힌 것 같더구만. 어쩐 연고인지. ^^;;
Commented at 2006/10/07 19:2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10/07 21:37
비공개님/ 그 의미로 쓴다는게 실수였네요. 감사드립니다.
Commented at 2006/10/07 22:3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10/08 00:02
비공개/ 오늘 비공개 덧글의 날인가보구만.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겠거니 싶더라. ^^
Commented by 바스티스 at 2006/10/08 11:08
비공개 덧글의 대세를 끊기 위한 공개 덧글!
ArborDay님의 감상이 너무 확 다가와서 왠지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ㅎㅎ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10/08 18:33
바스티스님/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이제 두 권 읽었는데, 다 좋네요.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모방범'이 그녀의 베스트라고 하기도 하고. 이름만으로 믿을 수 있는 작가가 될 것 같습니다. 시간 나시면 꼭 읽어보세요.
Commented by Ruii at 2006/10/09 19:52
저는 읽지 못했지만 미야베 소설 중 <화차>도 정말 괜찮다고 하더군요. 절판되었으나 이번에 재발간한다고 하는데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사가 늦었지만 추석 잘 보내셨습니까~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10/09 20:48
Ruii님/ 앗, <화차>의 재발매 소식이 있었군요. 다행입니다.
전 그녀의 3대 작이라고 불리는 <화차>, <이유>, <모방범> 중에서 <이유>만 읽었거든요. ^^

추석은 잘 보냈습니다. 감사드려요.
Commented by 파닭 at 2006/12/30 15:46
시시한 협박이야기가 초능력때문에 흥미진진하게 빛났죠[웃음] 모방범 재밌습니다. 길지만 술술 읽혀요^^ 전 이제 이유를 볼 차례네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12/30 23:51
파닭님/ [모방범] 배송 중입니다. 조만간 읽겠네요. [이유]도 아주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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