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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은 장르영화에 있어서 흥행보증수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보입니다. 스피디한 구성, 화려하고 강렬한 스타일, 그리고 캐릭터의 강조 등의 자신만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고, 무엇보다도 영화를 재미있게 만들거든요. 범죄의 재구성을 통해 매력을 느꼈었던 최동훈 스타일을 상상하고 극장에 가시면 얼추 그만큼 얻어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용 공개 일부 있음> 사실 전작 '범죄의 재구성'은 혼을 쏙 빼놓을만큼 치밀한 시나리오를 자랑하는 작품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영화 속에 모든 것을 숨겨두기는 했지만, 그 장점은 머리를 치는 반전에 있는게 아니라 생각할 여지를 주지 않고 몰아부치는 스피디한 연출에 있었죠. 공간에 대한 화려한 디테일도 눈을 즐겁게 했었고, 캐릭터들이 자아내는 재미(대사를 포함해서)가 쏠쏠한 작품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그가 장르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타짜'는 그것과 변한 것이 없습니다. 연출은 역시 스피디하고, 시대를 조금 뒤로 미룬 탓인지 공간들은 화려해졌으며, 캐릭터들이 주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래서 2시간 19분이 1시간 19분처럼 느껴질만큼 재미있었다라고 하는 말에 부분적으로는 동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솔직히 아귀를 끌어내기 위한 곽철용과의 싸움과정에서 만난 술집여인, 화란과의 사랑이야기를 잘라버리는게 낫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중반부 이후 잠깐 느슨한 느낌이 듭니다. 게다가 가증스럽고 상당히 매력적이었던 정마담의 캐릭터가 후반부에 들어 어처구니 없이 망가지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자고로 도박판이란 비정해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주인공인 고니가 덜 비정한 인물이란건 이해하겠지만, 평경장도 죽여버린 정마담이 질투하고 안절부절하는건 서글퍼보이더군요. 모두가 인정하는 연기력도 이전의 것과 거의 같은 것의 반복인지라 - 절대로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 입에 침을 튀기며 칭찬하지는 못하겠습니다. 백윤식 씨의 평경장 같은 모습은 범죄의 재구성 이후 늘상 보던 것이고, 김혜수의 경우 자신만 소화할 수 있을 역을 맡았다는 건 분명해 보이지만 스타일에 연기력이 가려지는 안타까운 배우라는 생각만 또다시 들었고 말이죠. 다만 아귀를 능청스럽게 표현해낸 김윤석 씨는 정말 멋지더군요. 아마 제가 '마돈나' 외에는 그를 보지 못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조승우의 경우는 판단보류. 다소 툴툴거린건 영화에 대한 높은 기대 때문과, 네이버의 9.2라는 높은 평점에 대한 반발때문이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영화에 나름 만족했습니다. 재미있었거든요. 무엇보다도 감명 깊었던 것은 도박장면의 표현이었습니다. 사실 섯다라는 게임은 상당히 정적인 게임이라 긴장감을 끌어내기가 무척 어려울텐데, 화투를 잘 모르는 사람(물론 화투패의 계절과 족보 정도는 알면 더욱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만)도 재미를 느낄 만큼의 장면들을 만들어냈다는게 고무적이었죠. 단조롭지 않도록 여러가지 기법을 사용해서 말이에요. 허무함의 깨달음이라는 원작의 깊이가 희석되고 고향을 떠난 고니가 스승을 만나 최고가 되어 스승의 복수를 하는 이야기만 강조된 점이 다소 불만족스러웠지만, 방대한 내용을 영화로 축약 약간의 수정을 가한 것도 그 정도면 성공적이다라는 느낌도 듭니다. 결론짓자면, '타짜'는 '비트'를 넘어서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라는 거의 확신에 가까운 생각이 드는군요. 덧. 극장광고. 신촌에 새로 생긴 메가박스 M관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극장 참 좋더군요. 자주 애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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