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8. 영웅본색2

정말 오랫만에 영웅본색2를 꺼내들었다. 나이가 들어 다시 본 영웅본색2는 약간의 유치함을 동반하기도 했지만, 역시 가슴을 떨리게 하는건 충분했다. 어지간한 호러영화를 방불케 하는 피의 향연. 적룡이 일본도를 붙잡았을 때 떠오른 생각이지만 홍콩느와르라고 불리던 장르는 칼을 총으로 바꿔놓았을 뿐 기존 홍콩무협영화와 거의 비슷한 것 같다. 오우삼을 설명하면서 페킨파의 적어도 절반만큼은 장철을 이야기해주는게 옳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어쨌거나.

공중전화부스의 그 씬에서 눈물을 한 바가지나 흘려대고, 폭탄을 던져놓고 뒤로 돌아서서 귀엽게 놀라던 주윤발의 모습을 기억하며 즐거워하다가, 마지막 3인의 저 후까시를 보고나니 이런 영화를 만들어냈던 오우삼을 미워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것이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0년 이후의 오우삼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나의 점수 : ★★★★(4.0/5)


. 장국영의 원흉, 그 남자는 끝까지 안경을 벗지 않는게 좋았으리라.


by ArborDay | 2006/08/16 11:48 | 단평/숏컷 | 트랙백(5) | 덧글(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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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이상한 나라의 도로시 at 2006/08/16 12:19

제목 : [영웅본색2]
전 편 보다 나은 속 편은 없다지만 최소한 <영웅본색2 - 英雄本色>에서 만큼은 그런 속설은 전면 수정되어야 할 것 같다. 끝을 모르고 달려가는 속편에서 액션 장면들은 전무후무할 정도의 결과를 보여준다. 취향에 따라 영화사의 명장면으로 남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만들어진 지 20여 년이 다 된 지금 봐도 후반부의 액션 장면들이 주는 시각적인 쾌감은 아주 탁월하다. 온갖 장르의 영화들을 끌어모아서 끝도 없이 흩뿌리는 피와 즐비한......more

Tracked from 외눈박이섬의 삼지안 at 2007/01/06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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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영화] 오우삼, <영웅본색>(英雄本色, A Bet..
제목 : 영웅본색 (英雄本色, A Better Tomorrow, 1986) *** 감독 : 오우삼 (1946~ ) 출연 : 적룡(송자호), 장국영(아걸), 주윤발(소마) 시간 : 95분 (2003-10-10 감상) (2007-01-04 감상) 스탭 연출 : 오우삼 (1946~ ) 각본 : 오우삼, 진경가, 엽숙화 촬영 : 황......more

Tracked from wurifen's '巴.. at 2007/08/21 09:20

제목 : 장국영(張國榮), 그리고 영웅본색 주제가 당년정(當..
2005년 4월, 南京 1912에서의 장국영 추모 영화 상영회. 장국영(张国荣) 생일은 9월이고, 기일은 4월인데... 왠 뜬금없이 장국영이냐, 사실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사람은 뜬금없이 튀어나오기 나름이다. 어제 방송한 개콘을 다시보기 하고 있는데, 어디서 많이 듣던 노래, 소시적 정말 심금을 울렸던 노래... 당년정(当年情)이 잠시 흘러나오는거다. (노래랑 코너 내용이랑은 별 상관없는듯.) 불현듯 든 생각이... 이 当年情이란 노래를 누가 ......more

Commented by 쁘뉴마 at 2006/08/16 11:57
확실히 오우삼의 작품세계는 무협을 기본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 가서 찍은 영화들도 그렇고.
Commented by 아마란스 at 2006/08/16 12:00
"인과응보가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렇다고 악인이 벌을 받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느냐?"
......였나요? 마지막에 저것과 비슷하게 나오는 대사.
정말 제대로 였죠...오우삼을 미워하는건 전세계 사나이를 미워하는거나 마찬가지일거라는 생각중...
Commented by 도로시 at 2006/08/16 12:18
그간 인터뷰를 보면 오우삼도 나이가 들면서 좀 변하기도 했다는 생각도 들지만 만들고 싶은 영화와 만들어야 하는 영화의 괴리가 조금 큰 것 같습니다.. 따지고 보면 자신의 개성이 묻어나는 영화들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상업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은 아니기도 했으니..;;;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8/16 12:47
쁘뉴마님/ 네, 서양의 갱영화와 비교해서 보면 더 명확해진다고 해야할까요? ^^

아마란스님/ 그 부분은 dvd에서는 자막이 조금 바뀐 것 같군요. 머리에 총을 대고 쏘는 그 장면과 그 대사는 여전히 멋있었지만. ^^

도로시님/ 원래가 '폭력'이 주가 되는 영화에서 빛을 발한 감독이었죠.
헐리웃으로 진출한 대부분의 감독들이 그렇듯이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작품과 만들어야 하는 영화의 괴리가 상당히 큰 것 같더군요. 그런 점에서 보면 헐리웃의 구애를 거부한 감독들이 현명했다 싶습니다.
Commented by 동사서독 at 2006/08/16 13:12
장국영의 원흉, 그 남자는 끝까지 안경을 벗지 않는게 좋았으리라. (2)
Commented at 2006/08/16 13:3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새침떼기 at 2006/08/16 13:36
전 어린시절 황홀하게 봤던 영화들은 더 이상 다시 볼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스타워즈도 다시 보고는 얼마나 실망했던지.(제 자신이 한심해보일 지경이더라는..;;)
성숙해진다는게 반드시 좋기만한 건 아닐 때도 있나봐요..:-)
Commented by 니야 at 2006/08/16 13:40
공중전화부스 장면은 몇번을 봐도 울게되버린다니까요. 역시 그게 장국영이라 그럴까나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8/16 14:10
동사서독님/ 참, 안경벗기전까지는 봐줄만 했었는데. ^^;;

비공개님/ 오후에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새침떼기님/ 저도 걱정을 반쯤 가지고 다시 봤는데, 여전히 괜찮더라구요.
물론 그 당시만큼 감동하지는 않았을테지만.

니야님/ 장국영이라서 더 슬펐겠지만, 아마 전 장국영이 아니라도 펑펑 울었을 듯. ㅠㅠ
Commented by RocknCloud at 2006/08/16 14:39
전 지금도 큼지막한 1인용 소파에 앉을때마다, 저 장면이 떠오릅니다. ^^;;
Commented by sesism at 2006/08/16 15:45
이장면 생각나요. 그런데 지금 보니 저 컷만도 굉장히 이곳저곳 피가 난리네요. 아흐, 저도 보고싶어 얼마전 찾았는데 동네 렌탈샵에 없더라는ㅠ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8/16 16:11
RocknCloud님/ 흐흐흐. 저도 영화 전체를 본건 고작 서너번에 불과한데, 마지막의 집에서의 결투장면을 본건 꽤 많았답니다. 그래서인지 쇼파를 보면 저 장면이 종종 떠오르더군요. 정말 정확히 공감합니다.

sesism님/ 영웅본색 박스셋 아주 싼 편입니다. 구매하시죠. ^^;;
Commented by OrKhi at 2006/08/16 16:12
아아.....감동의 도가니탕이였죠. 어린시절 그 영화보고 한동안 이쑤시개 물고 쌍권총을 들고 총싸움을 해댔죠.
Commented by 오유 at 2006/08/16 17:03
저 장면은 스틸로 봐도 느낌이 팍 오는군요...
전 2편부터 보긴 했지만 1편을 더 좋아하긴 했습니다. 주윤발이 다리 절뚝거리며 그 눈물 섞인 밥 먹는 장면은 참...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8/16 18:08
OrKhi님/ 흐흐흐, 동네 양아치들 전부 바바리 입고 이쑤시개 물고 다녔답니다. ^^;;

오유님/ 저도 사실 1편을 좀 더 좋아합니다. 아무래도 먼저 본 작품이라. ^^
Commented by lionet at 2006/08/16 19:07
덧글이 눈에 띄네요.^^
Commented by In-flux at 2006/08/16 22:00
영웅본색시리즈중 가장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전편보다 더욱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그 비장함만큼은 더욱 강한것 같아요 ㅎㅎ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8/16 22:18
lionet님/ 글보다 훨씬 긴 길이의 덧글들이 이어지다보니, 아무래도. ^^

In-flux님/ 네, 말씀하신대로 이야기는 약간 엉성하지만 더욱 비장하죠. 장국영을 죽인데다가 나머지들도 곱게 살아날 것 같지는 않아보이니까.
오우삼 감독 자체가 이야기에 강한 분이 아니다보니, 액션씬의 업그레이드는 이 작품을 더 좋은 영화로 받아들이게 할 요소가 많은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박주호 at 2006/08/17 06:39
아... 마초... 캬...마초... 정말 멋있는 영화라고 봐요 저도 -_- b
Commented by 너른바람 at 2006/08/17 08:08
어렸을 때는, 이것이 곧 남자 이야기라 생각했었을만큼 대단했군요. 하기사 남자가 아니면 이런 이야기가 나오기도 힘들죠. 그리고 역시 주윤발. 도신에서도 그렇고. 그가 출연한 옛 작품의 내용을 떠나서 그가 보여주던 '어딘지 쓸쓸한 미소'는 참 멋있었습니다.
Commented by marlowe at 2006/08/17 09:33
오우삼이 요즘 바닥을 치는 이유가 그의 스타일에 걸맞는 시나리오를 못 만난 것이라고 봅니다. 사람들은 슬로모션의 총격전과 날아가는 비들기에만 주목했지, 주인공을 극한으로 몰고가는 법과 인정사이의 갈등이나 희미한 선악의 경계에는 너무 무심한 것 같아요. (석천은 오현경씨와 너무 닮지 않았습니까?)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8/17 13:27
박주호님/ 멋있죠. 겉멋 가득한 남자영화.

너른바람님/ 극중 나오는 여자라고는, 말안들었다가 죽은 보스의 딸과 남편이 뭘하든 자신의 외로움이 우선인 아내뿐이죠. 남성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고 말하는게 애당초 불가능한지도. 아차, 장국영이 있었군요.
전 주윤발의 '어딘지 귀여운 미소'를 좋아해요. 너무 천진난만하게 웃을때는 당황스럽지만. ^^

marlowe님/ 네. 헐리웃에서 영화를 만든다는게 그런것 같습니다. 가이리치도 아메나바르도 미국에가서 원래 만들었던 것을 한 번 더 만든걸보면, 자신이 만들 영화(일반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성향의)를 강요당하는게 맞거든요.
아. 오현경씨, 맞네요. 안그래도 누군가를 닮았다라고 생각했었는데.
Commented by 나비부인 at 2006/08/17 14:43
저도 지난 주말에 라디오에서 나오는 장국영의 노래를 듣고 영웅본색 2편을 다시 봤어요..예전엔 십수번을 보고, 볼때 마다 펑펑 울었는데..
이젠 눈물이 한방울도 나지 안더군요..왜 그랬는지..(^^;;)
그 대신 예전에 보지 못했던 장면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저 장면은 언제 보아도 참 멋진 장면입니다.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8/17 16:58
나비부인님/ 누군가와 같이 봐서 그랬던게 아닐까요? 저도 저보다 더 많이 우는 사람과 영화를 함께 보면, 시너지효과가 일어나서 정말 펑펑 울거나 아니면 전혀 울지 않거나 둘 중 하나더라구요. ^^
Commented by ryan at 2006/08/17 21:16
1. 아직도 주제가를 외우고 있고
2. 아직도 가끔 봅니다.

정말 좋아하는 영화. ^ㅅ^b
Commented by 김응일 at 2006/08/17 22:57
1편이 더 좋았고.. 눈물도 많이 났고.. 오우삼 영화라면 역시 <첩혈가두>가 최고라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8/17 23:04
ryan님/ 저도 정말 좋아하는 영화에요.
1. 주제가를 외운다는게 원어로 부를 수 있다는거죠? 대단하십니다.
2. 저도 가끔은 본답니다. 사실 마지막 장면은 수도 없이 봤던 것 같아요.

김응일/ 역시 '첩혈가두'가 짱이긴 하지. 그래도 항상 첫경험은 짜릿한 법이라서, 1편이 준 충격 이상은 힘들었달까나.
Commented by WHENIFLOW at 2006/08/21 12:18
모든 비디오키드들이 그렇겠지만
오우삼에게 적잖은 배신감을 느낍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MI2때 부터였어요.
페이스 오프때문에 걱정안해도 되겠구나 싶었는데
페이첵쯤에 달했을때는 어이없음의 극에 달했다랄까..
참 미묘한 부분인게, 탈 느와르 감독을 향하고있다는것을
지지 해야될련지 계속해서 실망해야될건지는 모르겠지만..

아. 근데 독특하게도 오우삼 최초로 영화가 아닌것을 작업중이네요.
그것도 주윤발과 함께. Stranglehold란 제목인데..
참 미묘한 기분이에요. 그의 느와르를 볼수있는게 영화가 아닌 비디오게임이라니.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8/21 15:24
WHENIFLOW님/ 얼추 저와 비슷한 때부터 느낀 배신감인 것 같습니다.
따지고 보면 '반지의 제왕' 같은 멋진 놈을 만들어낸 피터잭슨에게도 실망한 날이 적잖이 있었고, '스파이더맨'을 만든 샘레이미에게도 마찬가지였죠.
그렇지만 제가 좋아하는 그들의 예전 작품을 볼 때마다 이런 작품을 하나라도 만들어줬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되네요. 오우삼 역시 마찬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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