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본거지만 그래도 재밌네 - 러닝스케어드

러닝스케어드는 분명히 타란티노의 '펄프픽션' 류의 영화와 닮아 있습니다. 가이리치 풍의 정신없고, 빠른 그런 영화들 말이에요. 게다가 소재 자체에서도 '저수지의 개들', '록스톡 앤 투 스모킹 배럴즈' 같은 영화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의 냄새가 풍겨요.
영화는 뮤직비디오나 CF를 보는 듯한 깔끔한 영상에, 정신없는 편집을 일삼고, 어디선가 본듯한 설정들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미국의 많은 평론가들처럼 폄하하려면 충분히 폄하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이 영화는 상당히 재미있는 편입니다. 재미있다는건 정말 엄청난 미덕임이 틀림없습니다.

이 영화도 나름의 차별점은 있습니다. 아이를 등장시켜 동화의 현대적 변주 쯤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끔 하죠. 동화속이라면 가정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가 집을 떠나서 숲속으로 들어간 후 마귀할멈에게 잡히는 등등 고생을 했겠습니다만, 이 영화의 아이는 부랑자에게 습격당하고, 포주와 창녀를 만나며, 변태살인마를 만납니다. 소년이 악몽과도 같은 집을 떠나 만나는 광경들은 집보다 더 끔찍한 것들입니다. 관객은 주인공과 아이 두 명의 눈을 따라가면서 사회의 더러운 일면을 구경합니다.
사실 예전 동화들도 충분히 끔찍했었죠. 영화의 표현수위도 그만큼은 끔찍합니다.

각본을 맡은 웨인크레이머는 '마인드헌터' 때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을 써냈어요. 게다가 감독까지나. '쿨러'를 못봐서 이분의 감독으로서의 역량이 어느 정도나 된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감각은 확실히 있어보입니다. 최소한 눈여겨볼만 하다는 생각은 듭니다.
영화 중간중간의 장난질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총을 맞은 소년의 아버지가 그 상황을 고증해주는 장면에서의 리와인드는 '퍼니게임'에서의 리모콘 장난질을 떠올리게 합니다. 화장실에 숨어 변태살인마의 그림자(마치 숨어서 늑대의 그림자를 바라보는 동화처럼)는 나이트메어의 그 '프레디'의 모습처럼 처리되죠.
그러나 확실히 마지막 처리는 약하네요. '마인드헌터'보다는 조금 나아진 감이 있지만 말이에요. 시간을 보낼 영화를 찾고 계시다면, 이 영화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피디하구요.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액션영화 혹은 장르영화가 뭐 얼마나 있겠어요.


by ArborDay | 2006/06/10 21:07 | 비호러 | 트랙백(3)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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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acoustic min.. at 2006/06/13 13:00

제목 : Running Scared - 어른들이 보는 액션 동화
이 영화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한 마피아 조직원이 부패 경찰과의 총격전을 벌인 후 증거물인 총을 없애려고 하는데, 아들의 친구가 그 총을 훔쳐가는 바람에 일이 점점 꼬인다" 정도 될 것이다. 이 총을 좀 없애줘. 증거물이잖아.Scared 이 영화는 강도 높은 폭력신 (하키장에서의 액션은 색깔을 없애서 더욱 폭력적으로 보인다)과 욕설 (imdb에 의하면 총 267번의 f*ck이 등장한다고)과 빠른 전개, 독특한 스타일로 무장한 채 2시간을 쉬지 않고 달린다. 많은 사람들 (미국의 평론가들?)이 이 영화를 &......more

Tracked from 조조필름닷컴 at 2006/06/22 20:02

제목 : 러닝 스케어드 | 스타일로 밀어 붙이는 액션물.
러닝 스케어드 (Running Scared, 2006) 감독 웨인 크라머 각본 웨인 크라머 평점 Good! 폴 워커 카메론 브라이트 베라 파미가 채즈 팰민테리 (스포일러 조심) 스타일 죽인다며 타란티노가 극찬했다는 영화. 초반 러시아 갱단과 좁은 공간에서 벌이는 총격씬만 봐도, 같은 이야기를 어떤 스타일로 전달하느냐에 관해 상당히 고심한 흔적이 엿보임. 현란한 스타일하며, 끝도 없이 펼쳐질 것 같은 대사빨에, 긴장의 강도를 적절하게 끊어주고 이어주는.....more

Tracked from 빛과 그림자 그 사이 at 2006/09/10 21:33

제목 : 러닝 스케어드(Running Scared)
<러닝 스케어드(Running Scared> 없어진 한자루의 총...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낸 깨어진 조각들.. 오늘밤 그 깨어진 조각들을 꼭 맞추어야 한다!! 사라진 총 한자루…지옥보다 더 끔직한 상황이 벌어진다!! 미국 뉴저지주. .....more

Commented by lezhin at 2006/06/10 21:35
전 초반에 주인공 마누라를 아버지에게 시집온 새 어머니와의 불륜으로
아들은 동생으로 봤다가 갑자기 마이 썬, 마이 와이프 이래서 깜짝 놀랐습니다.
야동을 너무 많이 본건 같아서 자괴지심이.....
Commented by 오유 at 2006/06/10 21:46
저도 오늘 이 영화 보고 왔습니다. 일러스트로 된 엔딩 타이틀을 보니까 어린이들이 고생하는 동화의 변주에서 모티브를 많이 따왔나 보다 싶더라구요. 꽤 잼있게 봤습니다. 근데 전 액션이나 폴 워커 쪽보다는 그 소년이 겪는 악몽 쪽으로 더 집중해 줬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하네요. 마치 <사냥꾼의 밤>처럼 말이죠 ^^

lezhin님 말씀처럼 저도 처음 두 사람의 관계가 상당히 애매했었습니다. 부부 사이로는 전혀 생각 안 했다는 -_-;;;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6/10 22:02
lezhin님/ 자괴지심 느끼실 필요없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

오유님/ 네네, 저도 동감합니다. 하지만 그랬다면 액션영화가 아니었을 듯 싶네요. ^^
Commented by 겜퍼군 at 2006/06/11 11:08
음 흔히 말하는 블럭버스터나 그냥 단순무식 액션 영화보다는 뭔가 있는 그런 영화인가 보군요. 음냐 기회되면 함 보겠습니다.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6/11 11:11
겜퍼군님/ 아니에요, 별건 없어요. 그냥 재미있는 영화 정도랄까요. ^^
Commented by boogie at 2006/06/11 20:55
올해 최고의 영화라고 말하고 싶군요..
공교롭게 저두 포스팅했는데...헤~
확실히 쿠엔틴을 닮긴 했습니다..그러나..전 쿠엔틴에서 지루함과 어려움을 느꼈다면 이 분은 다르군요,,,확실히 그 경계선을 잘 다룰줄 아는 감독 같습니다..저두 이 감독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 봤는데..마인드 헌터를 만든 분이더군요,,,저두 이 영화 봤는데..괜찮았습니다..님의 말씀대로 끝이 조금 약했지만요..기대 할 만한 감독 같습니다...헤~
Commented by 무적서생 at 2006/06/12 03:03
흠- 참고 할께요ㅋㅋ
Commented by jjay at 2006/06/12 09:29
저도 어느 정도 재미있게 봤어요.
중간에 이러저러한 장난질도 재밌는 편
그 꼬마아이가 상당히 눈길을 끌더라구요,저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6/12 11:53
boogie님/ 굉장히 좋게 보셨나봅니다. 그래도 그 고질적인 마무리가 조금은 나아진 것 같았어요. ^^

무적서생님/ 예, 재미는 있습니다.

jjay님/ 저와 비슷하게 보셨나봅니다. ^^
Commented by Muttizm at 2006/06/12 12:39
아아앗!! <저수지의 개들>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은 나의 영화 베스트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꼭 봐야겠군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6/12 12:45
Muttizm님/ 그렇다면 피해가시지 마시옵소서. ^^
Commented by 써머즈 at 2006/06/13 13:03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저도 2편 (이 영화, 마인드헌터) 밖에 못봤지만 이 감독 독특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 저예산으로 이렇게 꾸준히 성과를 내면 어느날 큰 손들이 부를 것 같아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6/14 01:56
써머즈님/ 보셨군요. 재미있었습니다. 확실히.
Commented by marlowe at 2006/06/17 01:05
저는 재미있게 보긴 했는 데, 거기 나오는 두 아이 때문에 미치겠더군요.
이건 자식이 아니라 원수이니....
후반부의 반전은 사족이라는 느낌이예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6/17 03:37
marlowe님/ 정확하게 동감합니다.
친자식이 아니라도 그렇지, 조금 지나쳐서 말이죠.
마지막은 확실히 없애는게 서너배는 나았을거에요. ^^
Commented by dcdc at 2006/06/17 11:41
으, 적으신 평이 마음에 들길래 오늘 보러갈까 했더니 서울은 다 내린 것 같군요;
Commented by WHENIFLOW at 2006/06/17 12:41
재밌었습니다. 근데 뭐랄까 미묘한곳에서 웃겨주던데
하키경기장에서 퍽으로 맞아가면서 Fuck을 외치는 장면은
미묘하게 웃겼어요 -_-);
아주 그런 상황이 되면 입에서 욕만 나오는 상황이 되는걸지도 모르겠고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6/17 13:43
dcdc님/ 빨리 떨어질 것이다란 예감이 들었어요. 결국 그리 되었군요. 하긴 엑스맨3에게 개봉관을 엄청 내줘야 하는 실정이니.

WHENIFLOW님/ 예, 영화를 보다보니 엉뚱한 상황에서, 엉뚱한 방법으로 유머를 구사하더군요. 센스가 있다 싶었습니다.
Commented by 몽중인 at 2006/06/18 12:26
조만간 트랙백 올리겠습니다. 소년을 등장시킨 이유, 여타 영화와 중요한 차별점이 된 것 같아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6/18 14:27
몽중인님/ 헤헤, 기다릴께요. 꽤 간만에 쓰는 영화이야기라 짧게 썼지만, 소년을 등장시킨 이유는 확실히 중요한 차별점이 맞는 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zeph at 2006/06/21 22:15
러닝스케어드 재밌게 봤던 작품입니다!
그리 큰 흥행은 못했다고 하던데 흠..;ㅁ;

덧글 남기신거보고 왔습니다.
저도 공포영화 좋아하는데 자주 들러야겠네요~ +_+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6/21 23:25
zeph님/ 흥행은 못했나요? 뭐, 요즘 같을 때 볼만한 작품은 아니죠. ㅠㅠ
앞으로 자주 뵙기로 해요.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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