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5월 08일
대책없는 뱀파이어물 - 박쥐성의 무도회
이 작품은 분명히 노골적인 '해머사 드라큐라물'에 대한 장난질로 점철된 작품입니다.
사실 이 영화는 전복적이라는 성격을 제외하면 대단한 영화가 아닙니다.
대단히 재미있지도 않고, 포복절도할만큼 웃기지도 않고 소름이 돋을만큼 무섭지도 않습니다.
솔직히 만들어진지 오래 된 영화라 지금 생각하면 그다지 쇼킹한 영화도 아닙니다.
결국 당시의 관점에서 이 작품이 가진 전복성을 제외하면 사실 별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을만큼 대단한 영화는 아니라는게 제 솔직한 생각이에요.
'겁없는 뱀파이어 킬러 혹은 죄송합니다만 당신의 이빨이 내 목을 물고 있네요'라는 엄청 긴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영화는 제목부터 엄청난 포스를 뿜어댑니다. 이 제목만 봐도 이 작품 범상한 작품이 아닐 것이다라는 생각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정말 이 영화에서 들어맞는 고정관념은 하나도 없죠. 영화는 그같은 설정에 슬랩스틱 코미디를 더해서 끌어갑니다. 그렇게 전혀 공포스럽지 않은 뱀파이어물은 완성됩니다.
음지에서 스스로의 정체를 숨기는 것이 관례와 같았던 뱀파이어는 이 영화에서는 아예 광고를 하고 다닙니다. 자기 PR 시대의 도래인거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 녀석이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게다가 뱀파이어가 멋진 중년 신사냐구요? 아니에요.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답니다. 세상에, 불로장생의 대명사 뱀파이어가 어찌 그렇게.
아버지는 딸을 보고 음탕한 마음을 품고 다 큰 딸의 엉덩이를 때려댑니다. 게다가 하녀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는 콩가루 집안을 만들어내죠. 가부장제를 비꼬았냐구요?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아내는 그리 약하지 않아요. 몽둥이를 들고 남성을 찾아다니죠. 그리고 딸도 마찬가지, 아버지가 때리는걸 즐기는 듯 보이거든요.
남성간의 '동성애'를 암시하는 장면도 나온답니다. 이 당시 남성간의 동성애와 뱀파이어물은 조금 거리가 멀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자면 가히 혁명적인 설정일지도 모릅니다. 어찌 되었건 드라큐라를 여성의 목을 물고 빨아대는 섹스심벌로 만들어버렸던 '해머하우스'의 그것들은 이 영화에서 완전히 망가져버립니다.
영화가 나온 1967년 당시의 눈으로 돌아가보자면 이같은 자기PR이나, 어떤 사회적 시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기조는 당시의 히피(일반적으로는 1966년에 뉴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런던 등 유럽으로 확대되었습니다)의 탈사회적 행위들을 풍자한 것이라는 의심을 떨쳐내기 어렵습니다. 그렇게 바라본다면 충분히 보수적인 영화라고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사실 이 영화는 보수적 성격이냐 아니냐를 떠나 그저 카메라가 지나가는 모든 것에 대해 조롱으로 일관하는 편입니다. 영화는 조롱으로 시작해서 조롱으로 끝납니다. 기성세대, 신세대, 뱀파이어 모두 그 조롱을 피해갈 수 없어요.
물론 영화에서 구체화된 가장 큰 악이라면 역시 뱀파이어일겁니다. 그들은 사람을 해치니까요. 이 영화에서의 뱀파이어는 전염병이나 섹스심벌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권위라는 느낌을 풍겨댑니다. 화려한 무도회를 여는 뱀파이어의 모습은 전형적인 설정이구요, 사람들을 해치는 것이 누구인지 마을 사람들 모두 알고 있다는 설정도 덧붙여집니다. 그러나 그들은 못 본 척하죠. 이건 권위에 굴복해버린 사람들이라고 밖에는 말하기 어렵네요. 목에 구멍이 두 개가 나있고 누가 한 짓인지 뻔히 알면서도 '늑대인간'의 탓으로 돌리고 맙니다.
이런 맥락에서 대항해야 할 것에는 대항하지 못하면서 젊은이들의 행동에나 색안경을 끼고 있는 기성세대가 이 영화 최고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게 됩니다. 유일하게 뱀파이어에게 대항하는 것은 기성세대인 외부인이지만 그들도 전혀 멋지지 않습니다. 멍청한 박사에 똑똑치 못한 조수. 박사는 형편없는 망상증 환자처럼 보여요. 영화의 마지막에 박사는 승리한 것으로 착각하지만, 사실은 세상을 멸할 씨앗을 가지고 나오거든요.
종합하자면 이 작품은 폴란스키가 만든 작품답게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말할만은 합니다. 하지만 큰 기대는 금물이에요. 위에서 언급한 모든 것들은 지금의 눈으로 보면 어디에선가 다 한 번 씩은 접해보았을 그런 이야기이니까요. 그래서 이름값만 믿고 어렵사리 영화를 구해봤다가는 후회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이 드는군요.
덧 1. 영화의 제목이 '박쥐성의 무도회' 혹은 '드라큐라 무도회'로 알려진 이유는 제법 근사한 무도회씬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덧 2. 샤론 테이트 정말 예쁘네요. 슬프게도 아직까지도 좋지 못한 일로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지만, 적어도 영화 속의 그녀는 살아있는 생동감에 넘친답니다.
사실 이 영화는 전복적이라는 성격을 제외하면 대단한 영화가 아닙니다.
대단히 재미있지도 않고, 포복절도할만큼 웃기지도 않고 소름이 돋을만큼 무섭지도 않습니다.
솔직히 만들어진지 오래 된 영화라 지금 생각하면 그다지 쇼킹한 영화도 아닙니다.
결국 당시의 관점에서 이 작품이 가진 전복성을 제외하면 사실 별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을만큼 대단한 영화는 아니라는게 제 솔직한 생각이에요.
'겁없는 뱀파이어 킬러 혹은 죄송합니다만 당신의 이빨이 내 목을 물고 있네요'라는 엄청 긴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영화는 제목부터 엄청난 포스를 뿜어댑니다. 이 제목만 봐도 이 작품 범상한 작품이 아닐 것이다라는 생각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정말 이 영화에서 들어맞는 고정관념은 하나도 없죠. 영화는 그같은 설정에 슬랩스틱 코미디를 더해서 끌어갑니다. 그렇게 전혀 공포스럽지 않은 뱀파이어물은 완성됩니다.
음지에서 스스로의 정체를 숨기는 것이 관례와 같았던 뱀파이어는 이 영화에서는 아예 광고를 하고 다닙니다. 자기 PR 시대의 도래인거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 녀석이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게다가 뱀파이어가 멋진 중년 신사냐구요? 아니에요.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답니다. 세상에, 불로장생의 대명사 뱀파이어가 어찌 그렇게.
아버지는 딸을 보고 음탕한 마음을 품고 다 큰 딸의 엉덩이를 때려댑니다. 게다가 하녀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는 콩가루 집안을 만들어내죠. 가부장제를 비꼬았냐구요?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아내는 그리 약하지 않아요. 몽둥이를 들고 남성을 찾아다니죠. 그리고 딸도 마찬가지, 아버지가 때리는걸 즐기는 듯 보이거든요.
남성간의 '동성애'를 암시하는 장면도 나온답니다. 이 당시 남성간의 동성애와 뱀파이어물은 조금 거리가 멀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자면 가히 혁명적인 설정일지도 모릅니다. 어찌 되었건 드라큐라를 여성의 목을 물고 빨아대는 섹스심벌로 만들어버렸던 '해머하우스'의 그것들은 이 영화에서 완전히 망가져버립니다.
영화가 나온 1967년 당시의 눈으로 돌아가보자면 이같은 자기PR이나, 어떤 사회적 시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기조는 당시의 히피(일반적으로는 1966년에 뉴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런던 등 유럽으로 확대되었습니다)의 탈사회적 행위들을 풍자한 것이라는 의심을 떨쳐내기 어렵습니다. 그렇게 바라본다면 충분히 보수적인 영화라고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사실 이 영화는 보수적 성격이냐 아니냐를 떠나 그저 카메라가 지나가는 모든 것에 대해 조롱으로 일관하는 편입니다. 영화는 조롱으로 시작해서 조롱으로 끝납니다. 기성세대, 신세대, 뱀파이어 모두 그 조롱을 피해갈 수 없어요.
물론 영화에서 구체화된 가장 큰 악이라면 역시 뱀파이어일겁니다. 그들은 사람을 해치니까요. 이 영화에서의 뱀파이어는 전염병이나 섹스심벌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권위라는 느낌을 풍겨댑니다. 화려한 무도회를 여는 뱀파이어의 모습은 전형적인 설정이구요, 사람들을 해치는 것이 누구인지 마을 사람들 모두 알고 있다는 설정도 덧붙여집니다. 그러나 그들은 못 본 척하죠. 이건 권위에 굴복해버린 사람들이라고 밖에는 말하기 어렵네요. 목에 구멍이 두 개가 나있고 누가 한 짓인지 뻔히 알면서도 '늑대인간'의 탓으로 돌리고 맙니다.
이런 맥락에서 대항해야 할 것에는 대항하지 못하면서 젊은이들의 행동에나 색안경을 끼고 있는 기성세대가 이 영화 최고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게 됩니다. 유일하게 뱀파이어에게 대항하는 것은 기성세대인 외부인이지만 그들도 전혀 멋지지 않습니다. 멍청한 박사에 똑똑치 못한 조수. 박사는 형편없는 망상증 환자처럼 보여요. 영화의 마지막에 박사는 승리한 것으로 착각하지만, 사실은 세상을 멸할 씨앗을 가지고 나오거든요.
종합하자면 이 작품은 폴란스키가 만든 작품답게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말할만은 합니다. 하지만 큰 기대는 금물이에요. 위에서 언급한 모든 것들은 지금의 눈으로 보면 어디에선가 다 한 번 씩은 접해보았을 그런 이야기이니까요. 그래서 이름값만 믿고 어렵사리 영화를 구해봤다가는 후회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이 드는군요.
덧 1. 영화의 제목이 '박쥐성의 무도회' 혹은 '드라큐라 무도회'로 알려진 이유는 제법 근사한 무도회씬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덧 2. 샤론 테이트 정말 예쁘네요. 슬프게도 아직까지도 좋지 못한 일로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지만, 적어도 영화 속의 그녀는 살아있는 생동감에 넘친답니다.
# by | 2006/05/08 12:00 | 공포/호러 | 트랙백(1) | 덧글(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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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테이트는 정말 아까운 것 같아요. 그리 처참하게 죽어나갔으니... 쯧쯧.
어벙한 얼굴로 앉아서 보고 있으면 즐거울 것 같애요.
야옹이형/ 내가 봐도 그래. 이 포스터 느낌 진짜 좋지 않아?
다미친코드님/ 흐흐흐. 놀랄게 뭐 있습니까. 저도 박지성 엄청 좋아합니다. 어지간한 경기는 다 챙겨보구요. ^^
toluidine/ 그러고보니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한다는 말은 쏙 빼놓았네 그려.
나도 오래된 영화의 회화 배경이 참 좋더라고.
jjay님/ 후후후. 진지한 얼굴로 앉아서 보고 있어도 즐거울 것 같은데요. ^^
늘 그렇지만 영화보다 현실이 더 무서워요. 더 끔찍하고.
rumic71님/ 폴란스키 감독인데다가, 영화 자체가 혁신적이에요. 당시로서는.
dcdc님/ 네. 극강포스를 뿜어내지요? ^^
AKSN님/ 저도 좋아하는 표지랍니다. ^^
무지하게 웃겼구만. 사실 나도 꽤 웃긴 했는데 좀 냉정하게 평가를 했나보네.
깜짝 놀랐네요 ^^;; 한번 보고 싶네요 ㅎㅎ
써머즈님/ 흐흐흐. 옆에 덧붙여주신 제목 너무 귀엽네요. ^^
미디어몹님/ 감사드려요. ^^
타누키님/ 박지성씨 무도회 가면 춤 잘 출까요? 새삼 궁금해집니다.
2. 리메이크 되었으면 합니다.
3. 박지성보다 이영표가 춤을 더 잘 출 것 같습니다. 헛다리짚기 춤 ^^;;
2. 괜찮겠네요.
3. 상상하고 있습니다. 역시 댄서라면 C.호나우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