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4월 21일
주온 오리지널 1, 2
1. 기니어피그나 붉은 밀실과 같은 일본고어영화의 열풍이 조금 약해졌을 무렵, 일본에서 만들어진 하나의 저예산영화가 인터넷에서 많은 입소문을 뿌리며 그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바로 '주온'이라는 영화였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는 등의 소문이 끊이지를 않았고, 내용이 뭔지 모르겠다 혹은 궁금증이 많다는 등의 이야기도 끊이질 않았어요. 비디오판 '주온'의 미덕은 그 열악한 화질에 근거한 '깜짝 서비스' 정신에 있었습니다. 위, 아래, 옆, 뒤를 가리지 않고 나와주어야 할 녀석이 튀어나왔어요. 분위기를 고조시킬 음악과 시미즈 타카시가 직접 냈다는 그 기분 나쁜 소리는 쇼크를 배가하기에는 충분했죠.
2. 앞서 말했다시피 '주온'은 깜짝효과에 많은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그래서 처음 볼 때는 몇 차례나 놀랄 수 있겠지만, 두 번 이상 보면 그 장점을 대부분 상실해버리는 영화가 됩니다. 그 점은 몹시 아쉬운 점이에요. 또한 영화의 내용을 모르겠다라며 호소했던 대부분은 영화를 시간 순서로 두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것이에요. 에피소드별로 시간과는 무관하게 잘라서 엮어두었거든요. 그래서 이 역시 두 번 이상 보면 명확하게 사건간 개연성을 파악할 수 있게 합니다. 조금 헷갈릴 수 있는 것은 시간 상의 선후관계인데, 귀신이 있는 판국에 시간이 조금 헷갈리는 것 정도는 이해해줘야겠죠?
비디오판 1편의 동시다발적인 사건 - 특히 그것이 대부분 같은 시간에 이루어진 2개의 가정을 축으로 하는 - 은 강도도 세고, 마치 시간이 일그러진 듯한 환상적 느낌도 가지게 합니다.
3. 제가 위에서 '주온'은 두 번만 봐도 많은 장점을 잃는 깜짝이 영화이며, 시간상 배열에 대한 혼란도 상당부분 제거되므로 주온이 좋지 못한 영화인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저는 이 작품이 매우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게다가 '주온'이 가진 그 설정, '한'은 전파된다라는 것은 매우 뛰어난 설정입니다. 이 설정에서 주온이 '링'에서 받은 영향력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최근 일본 호러의 메인스트림은 누가 뭐라고 해도, '링' - '주온' - '착신아리'로 이어지는 라인입니다. 동양호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한'이라는 정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에요. 물론 지나친 단순화일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그 같은 '한'은 사회적인 모순에서 생겨났을지 모르겠지만 본질적으로는 죽은 사람 '개인'에 국한된 것이죠. 따라서 개인의 이야기가 종결되면(복수 혹은 위령제 등을 통해) 한은 사라져요. 하지만 영화 '링'은 자신이 살기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그 두 배로 전파를 하면 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었어요. 이제 '관계'가 '한'을 낳는게 아니라, '한'은 하나의 주체로 '관계'를 이루어가며 증식합니다. 여기에서 한의 전파, 혹은 복제라는 메인스트림이 발생한 것이죠.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해도 노출이 되면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주온'은 어떤 일정한 공간의 방문자나, 사건과의 관련이 생기는 사람에게로 무차별적인 전파가 이루어져요. 전화기에 내장된 전화번호를 통한 전파가 이루어지는 '착신아리'도 결국 같은 맥락이구요.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도 어떤 위해가 가해질 것 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 그것이 영화 '주온'의 공포의 근원입니다.
덧 1. 주온 비디오판에서 '가야코'가 기는 장면은 참으로 오랜 시간 동안 보여주지만, 사실 대부분의 장면은 보여주지 않고 상상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짜증나던 장면은 '아기살해씬'이에요.
덧 2. 증식된 한 만큼 많은 가야코가 학교에 서있는 그 장면. 유리에 매달려 유리를 긁어대는 그 장면은 제가 이 비디오판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다시 봐도 꽤 멋있네요. 좀 더 멋있게 만들 수 있었겠지만.
덧 3. 주온 극장판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할께요. 더불어 오늘 못다한 이야기도. 개인적으로 '주온 극장판 2편'은 꽤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2. 앞서 말했다시피 '주온'은 깜짝효과에 많은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그래서 처음 볼 때는 몇 차례나 놀랄 수 있겠지만, 두 번 이상 보면 그 장점을 대부분 상실해버리는 영화가 됩니다. 그 점은 몹시 아쉬운 점이에요. 또한 영화의 내용을 모르겠다라며 호소했던 대부분은 영화를 시간 순서로 두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것이에요. 에피소드별로 시간과는 무관하게 잘라서 엮어두었거든요. 그래서 이 역시 두 번 이상 보면 명확하게 사건간 개연성을 파악할 수 있게 합니다. 조금 헷갈릴 수 있는 것은 시간 상의 선후관계인데, 귀신이 있는 판국에 시간이 조금 헷갈리는 것 정도는 이해해줘야겠죠?
비디오판 1편의 동시다발적인 사건 - 특히 그것이 대부분 같은 시간에 이루어진 2개의 가정을 축으로 하는 - 은 강도도 세고, 마치 시간이 일그러진 듯한 환상적 느낌도 가지게 합니다.
3. 제가 위에서 '주온'은 두 번만 봐도 많은 장점을 잃는 깜짝이 영화이며, 시간상 배열에 대한 혼란도 상당부분 제거되므로 주온이 좋지 못한 영화인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저는 이 작품이 매우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게다가 '주온'이 가진 그 설정, '한'은 전파된다라는 것은 매우 뛰어난 설정입니다. 이 설정에서 주온이 '링'에서 받은 영향력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최근 일본 호러의 메인스트림은 누가 뭐라고 해도, '링' - '주온' - '착신아리'로 이어지는 라인입니다. 동양호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한'이라는 정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에요. 물론 지나친 단순화일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그 같은 '한'은 사회적인 모순에서 생겨났을지 모르겠지만 본질적으로는 죽은 사람 '개인'에 국한된 것이죠. 따라서 개인의 이야기가 종결되면(복수 혹은 위령제 등을 통해) 한은 사라져요. 하지만 영화 '링'은 자신이 살기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그 두 배로 전파를 하면 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었어요. 이제 '관계'가 '한'을 낳는게 아니라, '한'은 하나의 주체로 '관계'를 이루어가며 증식합니다. 여기에서 한의 전파, 혹은 복제라는 메인스트림이 발생한 것이죠.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해도 노출이 되면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주온'은 어떤 일정한 공간의 방문자나, 사건과의 관련이 생기는 사람에게로 무차별적인 전파가 이루어져요. 전화기에 내장된 전화번호를 통한 전파가 이루어지는 '착신아리'도 결국 같은 맥락이구요.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도 어떤 위해가 가해질 것 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 그것이 영화 '주온'의 공포의 근원입니다.
덧 1. 주온 비디오판에서 '가야코'가 기는 장면은 참으로 오랜 시간 동안 보여주지만, 사실 대부분의 장면은 보여주지 않고 상상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짜증나던 장면은 '아기살해씬'이에요.
덧 2. 증식된 한 만큼 많은 가야코가 학교에 서있는 그 장면. 유리에 매달려 유리를 긁어대는 그 장면은 제가 이 비디오판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다시 봐도 꽤 멋있네요. 좀 더 멋있게 만들 수 있었겠지만.
덧 3. 주온 극장판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할께요. 더불어 오늘 못다한 이야기도. 개인적으로 '주온 극장판 2편'은 꽤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by | 2006/04/21 18:23 | 공포/호러 | 트랙백 | 덧글(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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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몽키님/ 그래서 메인스트림이고, 발전이죠. 착신아리의 휴대폰 목록은 소위 대여섯 다리만 건너면 모든 사람이 다 해당되도록 만들 수도 있을테니까요.
뉘앙스의 차이는 있지만, 이해하는데는 별 차이가 없지 않을까요?
어차피 '원망'이라는 것도 그 대상이 존재하는거니까 말이죠.
하긴 그러고보니 저도 한국 영화 외에서는 '한'이란 표현을 해본 적이 없네요. 우리 민족에 고유하는 속성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일까요?
..라고 써놓긴 했지만 다시 보라면 안볼래요.흑흑
새벽 2시 쯔음 불 다 끄고 컴터 앞에서 다시 봐야겠어요.
1편은 솔직히 내용도 기억이 안나거든요. 다이제스트 깜짝이씬은 기억나지만.
오리대마왕님/ 후후후. 다시 보면 그만큼 안 무서워요. 그리고 개연성이란 놈도 생각보다는 높게 나타날껄요? ^^
감정의 구조....플러스의 여지가 있다라면 '원'은 원망,미움등 여지가 없는
여유가 없는 감정을 뜻한다고 여겨져서 말입니다. 본래 의도하시는 바는 충
분히 이해했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어요. ^^
냐옹쟁이님/ 그 뭐랄까, 그 차이를 잘 모르겠는겁니다. ^^
지금이라면 한 번 쯤 해봤을지도 모르겠네요. ^^
jjay님/ 흐흐흐. 좋은 경험이십니다.
너털도사님/ 극장판 볼 즈음 되면 비디오판에 대한 내력이 생겨서 그다지 무섭지는 않더라구요. 그래도 깜짝깜짝하는 맛은 있어서 좋았답니다.
퀵뷰를 쓰면서 장면을 캡쳐하면 혼나는군요. 역시 실무자 혹은 실무자였던 자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합니다.
6월에 환생이 개봉하는데 많이 궁금하네요. 어떤게 나왔을지.
전 영화는 너무 실망. 저예산 비디오가 훨씬 낫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