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4월 13일
그들도 평범한 사람 - Good night, and good luck
1. 영화 '네트워크'와 이 작품은 많은 유사성을 보입니다. 특히 미디어에 대한 냉소적 관점이 그것이죠. 실존인물이었던 에드워드 머로(이하 머로)는 TV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텔레비젼은 가르칠 수도 있고, 문제를 부각시킬 수도 있으며, 심지어 사람을 고무시킬 수도 있습니다. 단, 사람이 그렇게 하고자 할 때 가능한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TV는 바보상자에 불과합니다."
'See It Now'는 메커시즘에 대항해 용기를 가지고 진실을 이야기했던 머로의 프로그램이었죠. 영화 마지막 부분 이 프로그램은 종영됩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2. 영화는 '머로'를 포함한 사람에 그 포커스를 두고 있습니다. '매커시즘'의 폭압에 대항하는 정의의 목소리를 낸 인물들이지만, 그들은 예상외로 엄청나게 평범한 사람들이더군요. 폭탄 선언을 해놓고나서 다른 신문의 반응을 기다리는 그 순간의 정적이나, 다리를 후들거리면서 방송을 진행해야 하는 머로, 타인의 평가에 대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자살까지 한 다른 방송가, 담당자의 재량에 대해 검열은 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도 중요한 방송이 있는 날 농구를 보러 가지 않겠냐고 물어보는 사장. 그들은 모두 보통 사람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왜 그들이라고 겁이 나지 않겠어요.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행동할 수 있는 위치에 있고, 또한 행동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는 점이겠죠. 그것이 삶에 지친 사람들이 그토록 바라는 '영웅'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차이입니다. 할 수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했던 '리틀 빅 히어로'의 더스틴 호프만이 떠오르는 이유가 뭘까요?
3. 영화에서 생각해봄직한 또 하나의 재미있는 문제는 과연 언론은 모든 것이 밝혀진 후에야 그것을 다룰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객관적 '사실'이라는 것도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 혹은 어떻게 배열하느냐에 따라 다른 사람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C일보'와 같은 신문들을 통해 익히 보고 있어요. 게다가 그 누구나 - 아무리 용감하고 정의에 불타는 머로조차도 - 어느 정도의 검열은 합니다. 자기검열 말이죠. 완전한 '객관'이란 존재할 수 없어요. 정도의 차이이죠.
어쨌거나 '객관적 사실'로 판명이 나는 것들에 대해서만 보도를 하게 될 경우, 우리는 늘상 뒷북만 치게 되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틀린 결론을 낼 수도 있어요. 영화는 미국 시민의 자질의 우수함을 부각하면서 올바른 결론을 낼 수 있다라는 쪽에 좀 더 손을 들어주지요. 제 생각도 그와 비슷해요. 설사 틀릴 수 있다손 치더라도, 시의성을 놓친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조금 낫다고 생각하니까요.
단, 미국 시민이나 우리 시민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는 믿지 않지만요. 자질을 의심하냐구요? 아니에요. 그들은 하루 열 두 시간 이상의 노동에 지쳐서 신중히 생각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언론이 그런 생각들에 걸릴 시간들을 단축시켜준다면 - 올바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최소한 현혹시키지 않음으로써 - 올바른 판단에 근접해가겠죠.
4.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잘 만든 작품입니다. 흑백필름은 영화를 현재의 시각보다는 과거의 사건이라는 하나의 '사실'이라고 인식시켜 보다 객관적 면모를 부각하죠. 그 결과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긴박감은 덜한 편이에요. 우리는 '매커시'가 틀렸다라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혹자에게는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영화를 감상한다면 꽤 잘 만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답니다. 아버지를 앵커로 둔 조지클루니가 전하는 방송업의 생생함도 칭찬할만하지만, 그의 연출감각도 상당히 괜찮은 편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Two thumbs up!!
덧 1. 노래로 표현해버린 중요한 대사들 좋은 느낌이로군요.
덧 2. 필름포럼에서 이 영화를 봤습니다. 저와 제 여자친구를 포함해 9명이더군요. 세상에.
덧 3. 작년 헐리웃은 영화풍년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들을 올해는 꽤 많이 챙겨봤어요. '카포티'만 보면 얼추 챙겨보는 것 같네요.
덧 4. 포스터에 적힌 바와 같이 진정한 힘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소신'을 말하는 것이에요. '사실적 근거'를 뒷받침해서 말이죠. '진실'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디에 있는지 그 누가 알겠어요?
'See It Now'는 메커시즘에 대항해 용기를 가지고 진실을 이야기했던 머로의 프로그램이었죠. 영화 마지막 부분 이 프로그램은 종영됩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2. 영화는 '머로'를 포함한 사람에 그 포커스를 두고 있습니다. '매커시즘'의 폭압에 대항하는 정의의 목소리를 낸 인물들이지만, 그들은 예상외로 엄청나게 평범한 사람들이더군요. 폭탄 선언을 해놓고나서 다른 신문의 반응을 기다리는 그 순간의 정적이나, 다리를 후들거리면서 방송을 진행해야 하는 머로, 타인의 평가에 대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자살까지 한 다른 방송가, 담당자의 재량에 대해 검열은 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도 중요한 방송이 있는 날 농구를 보러 가지 않겠냐고 물어보는 사장. 그들은 모두 보통 사람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왜 그들이라고 겁이 나지 않겠어요.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행동할 수 있는 위치에 있고, 또한 행동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는 점이겠죠. 그것이 삶에 지친 사람들이 그토록 바라는 '영웅'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차이입니다. 할 수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했던 '리틀 빅 히어로'의 더스틴 호프만이 떠오르는 이유가 뭘까요?
3. 영화에서 생각해봄직한 또 하나의 재미있는 문제는 과연 언론은 모든 것이 밝혀진 후에야 그것을 다룰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객관적 '사실'이라는 것도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 혹은 어떻게 배열하느냐에 따라 다른 사람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C일보'와 같은 신문들을 통해 익히 보고 있어요. 게다가 그 누구나 - 아무리 용감하고 정의에 불타는 머로조차도 - 어느 정도의 검열은 합니다. 자기검열 말이죠. 완전한 '객관'이란 존재할 수 없어요. 정도의 차이이죠.
어쨌거나 '객관적 사실'로 판명이 나는 것들에 대해서만 보도를 하게 될 경우, 우리는 늘상 뒷북만 치게 되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틀린 결론을 낼 수도 있어요. 영화는 미국 시민의 자질의 우수함을 부각하면서 올바른 결론을 낼 수 있다라는 쪽에 좀 더 손을 들어주지요. 제 생각도 그와 비슷해요. 설사 틀릴 수 있다손 치더라도, 시의성을 놓친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조금 낫다고 생각하니까요.
단, 미국 시민이나 우리 시민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는 믿지 않지만요. 자질을 의심하냐구요? 아니에요. 그들은 하루 열 두 시간 이상의 노동에 지쳐서 신중히 생각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언론이 그런 생각들에 걸릴 시간들을 단축시켜준다면 - 올바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최소한 현혹시키지 않음으로써 - 올바른 판단에 근접해가겠죠.
4.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잘 만든 작품입니다. 흑백필름은 영화를 현재의 시각보다는 과거의 사건이라는 하나의 '사실'이라고 인식시켜 보다 객관적 면모를 부각하죠. 그 결과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긴박감은 덜한 편이에요. 우리는 '매커시'가 틀렸다라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혹자에게는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영화를 감상한다면 꽤 잘 만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답니다. 아버지를 앵커로 둔 조지클루니가 전하는 방송업의 생생함도 칭찬할만하지만, 그의 연출감각도 상당히 괜찮은 편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Two thumbs up!!
덧 1. 노래로 표현해버린 중요한 대사들 좋은 느낌이로군요.
덧 2. 필름포럼에서 이 영화를 봤습니다. 저와 제 여자친구를 포함해 9명이더군요. 세상에.
덧 3. 작년 헐리웃은 영화풍년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들을 올해는 꽤 많이 챙겨봤어요. '카포티'만 보면 얼추 챙겨보는 것 같네요.
덧 4. 포스터에 적힌 바와 같이 진정한 힘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소신'을 말하는 것이에요. '사실적 근거'를 뒷받침해서 말이죠. '진실'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디에 있는지 그 누가 알겠어요?
# by | 2006/04/13 14:47 | 비호러 | 트랙백(7)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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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매일 오후 1:40분 1회만 상영하니, 주말 외에는 방법이 없겠네요.
http://www.cinecube.net/board.php?code_url=view.php&board=news&id=60&p=0
sabbath님/ 시네큐브에서 연장상영하지만 시간이 되시련지 잘 모르겠습니다.
뭐 DVD도 좋지요. 제 여자친구도 저의 희귀(?)한 취미때문에 고생이 많답니다.
잘 이해해주어서 다행이지요. ^^
Shasha님/ 프로필 그림은 사실 섬찟하기도 하죠. 워낙 감명을 받아서 외국웹에서 퍼온지 3년쯤 된 것 같은데 계속 사용하고 있답니다.
여자친구를 저렇게 혹사시키면 안되지요. ^^
전 아카데미 후보작과 수상작 중 각각 한 편씩 봤군요. 매주 '이 영화는 봐야지'하는 결심만 덧없이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 경찰관 배우, 나도 빌리 밥 손튼으로 착각했었지.
지킬님/ 예. 자기 맡은 일만 잘 하면 된다라는 '리틀 빅 히어로'의 관점이 너무 경제학적 세계관에 부합하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자기 맡은 일도 못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테니. 뭔소리지. ^^;;
미디어몹님/ 감사드립니다.
언론이 진실/사실을 보도하는 건 기본임무이지만, 어떻게 그 임무를 수행해야 할까요?
일부에서는 매카시의 주장이 과장되었지만, 실제로 소련에 협력한 이들도 있었다고 주장하는 데, 진실이 궁금합니다.
이 영화도 좋았지만, [시리아나]가 작품상 후보에 올라야 했다고 생각해요.
매카시의 주장에 전혀 근거가 없지는 않을거라고 생각은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보는 것이 타당하리라 생각도 하구요. 하지만 '매카시즘'이 비난받는 이유는 그것의 진실성 때문이 아니라, 그 진행과정에서의 '인권문제' 및 '왜곡'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은 '매카시즘'에 의해 잃을 수 있는 더 큰 가치나, 혹은 그가 그렇게 주장하는 사실 등에 대해 자기 소신을 가지고 이야기하면 됩니다. 판단은 접하는 사람이 하면 되니까. 반대되는 의견을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만 아니라면 공론이 나쁠 필요가 없겠죠.
[시리아나]는 못 봤고 대략의 기사들만 읽었으니 일단 패스.
적당히 오밀 조밀 모여서 봐야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맛이 나는건데요..;
4.잘 만든 영화고 좋은 영화이긴 한데 아쉬운 점이 더 많이 눈에 밟혀요..;;
2. 그러게나말입니다. 원래 관객이 모이면 모일수록 시너지효과가 발생하는 법인데.
4. 잘 만든 영화고, 좋은 영화인데도 더 잘 만들 수 있었던 영화이기 때문이겠죠. 도로시님의 글을 읽고 저도 동감한 부분이 꽤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