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3월 23일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장소 - Brokeback mountain
고대그리스인들의 일부는 남성이 우월한 존재이기 때문에, 남성간의 사랑을 가장 완전한 사랑의 형태로 보았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15년전즈음 카우보이 간의 노골적인 동성애 영화를 만들면 뜬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정말이다. 물론 그것은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곁눈질만으로도 이 영화가 좋은 영화라는 사실은 충분히 알 수 있다. 뚝뚝 잘라서 넘어가는 듯한 여백의 미를 가지고 있으며, 세세한 감정선의 압축묘사 역시 뛰어나며, 동시에 관조적이고 사실적이다. 분명히 이 작품은 지독하게 절제된 러브스토리이다.
이 영화는 러브스토리인 동시에 '추억'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진 곳이며, 사회의 관습으로부터 떨어진 곳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치유'의 장소이기도 하고, 보다 '근원적'인 무엇이기도 하다. '도시' 혹은 '문명'에 반하는 무엇이기도 하다. 어쩌면 브로크백 마운틴은 '동성애'와 마찬가지로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상징하는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브로크백 마운틴은 그들의 '소망'이며, '순수'의 상징이다. 소망과 순수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조금씩 잃기 마련이고, 결국은 찌든 어른으로 청년은 변화한다.
이 같은 순수의 상실을 가속화시키는 것은 영화 속의 '여성들'이다. 시내로 이사를 가자고 요구하는 에니스의 아내와, 사업에 여념이 없는 - 전화만으로도 남편 역할을 다 할 수 있을거라는 비아냥을 듣는 - 잭의 아내는 '동성애'에 의해 피해를 입은(배제되어버린) 여성이라기보다는 '돈'으로 상징되는 '문명'의 신봉자들로 해석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동성애'로 상징될 수 있는 그들의 욕망이나 소망 - 그들이 살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꿈 - 들은 살아가면서 점점 다다를 수 없는 무엇이 되어간다. 그들은 평생 하고 싶은 무언가를 마음 속에 감추고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남자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살아가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해당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인 것이다. 그렇게 된 후 그들이 매달릴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추억'이며 '동경' 뿐이다. 가끔씩 삶의 고통에 찌들은 어른들은 순수한 시절 가지고 있었던 '동심'이란 것을 꺼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 가끔이다. 그들이 일년 중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만나는 시간 정도 될까 모르겠다.
우리에게 브로크백마운틴은 가슴 속 깊이 묻어놓은 자신만의 멀어진 꿈이다. 다시 말하면 브로크백마운틴은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장소이다. 그것을 다시 꺼집어내는 것은 어쩌면 퇴행일수도 있고, 어쩌면 진실한 삶을 찾고자 하는 용기의 발현일 수도 있다. 당신이라면 지금이라도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걸 던지겠는가, 아니면 죽기 전에 후회하겠는가. 이것도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덧 1. 주연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합니다. 그러나 더 훌륭한건 브로크백 마운틴의 전경이나 상징성입니다.
덧 2. 백인남성 외의 인물들이 가지는 부정적 상징성(여성은 문명의 신봉자로, 멕시코인은 남창이라는 타락의 매개체로), 그리고 보편적인 공감대에의 호소. 비록 동성애라는 소재를 다루었음에도 이 작품에 대한 아카데미의 노미네이트는 비주류를 끌어안았다기보다는 입맛에 맞는 영화를 선정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덧 3. 대사도 음악도 무척 마음에 듭니다. 빠르지 않은 호흡 역시. 영화를 볼 때보다 시간이 조금 지난 후 더 많이 생각이 나는 부류의 영화네요.
곁눈질만으로도 이 영화가 좋은 영화라는 사실은 충분히 알 수 있다. 뚝뚝 잘라서 넘어가는 듯한 여백의 미를 가지고 있으며, 세세한 감정선의 압축묘사 역시 뛰어나며, 동시에 관조적이고 사실적이다. 분명히 이 작품은 지독하게 절제된 러브스토리이다.
이 영화는 러브스토리인 동시에 '추억'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진 곳이며, 사회의 관습으로부터 떨어진 곳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치유'의 장소이기도 하고, 보다 '근원적'인 무엇이기도 하다. '도시' 혹은 '문명'에 반하는 무엇이기도 하다. 어쩌면 브로크백 마운틴은 '동성애'와 마찬가지로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상징하는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브로크백 마운틴은 그들의 '소망'이며, '순수'의 상징이다. 소망과 순수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조금씩 잃기 마련이고, 결국은 찌든 어른으로 청년은 변화한다.
이 같은 순수의 상실을 가속화시키는 것은 영화 속의 '여성들'이다. 시내로 이사를 가자고 요구하는 에니스의 아내와, 사업에 여념이 없는 - 전화만으로도 남편 역할을 다 할 수 있을거라는 비아냥을 듣는 - 잭의 아내는 '동성애'에 의해 피해를 입은(배제되어버린) 여성이라기보다는 '돈'으로 상징되는 '문명'의 신봉자들로 해석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동성애'로 상징될 수 있는 그들의 욕망이나 소망 - 그들이 살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꿈 - 들은 살아가면서 점점 다다를 수 없는 무엇이 되어간다. 그들은 평생 하고 싶은 무언가를 마음 속에 감추고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남자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살아가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해당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인 것이다. 그렇게 된 후 그들이 매달릴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추억'이며 '동경' 뿐이다. 가끔씩 삶의 고통에 찌들은 어른들은 순수한 시절 가지고 있었던 '동심'이란 것을 꺼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 가끔이다. 그들이 일년 중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만나는 시간 정도 될까 모르겠다.
우리에게 브로크백마운틴은 가슴 속 깊이 묻어놓은 자신만의 멀어진 꿈이다. 다시 말하면 브로크백마운틴은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장소이다. 그것을 다시 꺼집어내는 것은 어쩌면 퇴행일수도 있고, 어쩌면 진실한 삶을 찾고자 하는 용기의 발현일 수도 있다. 당신이라면 지금이라도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걸 던지겠는가, 아니면 죽기 전에 후회하겠는가. 이것도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덧 1. 주연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합니다. 그러나 더 훌륭한건 브로크백 마운틴의 전경이나 상징성입니다.
덧 2. 백인남성 외의 인물들이 가지는 부정적 상징성(여성은 문명의 신봉자로, 멕시코인은 남창이라는 타락의 매개체로), 그리고 보편적인 공감대에의 호소. 비록 동성애라는 소재를 다루었음에도 이 작품에 대한 아카데미의 노미네이트는 비주류를 끌어안았다기보다는 입맛에 맞는 영화를 선정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덧 3. 대사도 음악도 무척 마음에 듭니다. 빠르지 않은 호흡 역시. 영화를 볼 때보다 시간이 조금 지난 후 더 많이 생각이 나는 부류의 영화네요.
# by | 2006/03/23 09:54 | 비호러 | 트랙백(9) | 덧글(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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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thelestre님/ 감사드립니다.
말씀하신대로 현실이란 이리저리 치이는 것으로 그려졌기에, 더더욱 할 수 없었던 것이 애절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겜퍼군님/ 원래 어떻게 보셨는지 구경하고 싶었으나. ㅠㅠ
비공개님/ 죄송합니다. 인정합니다.
언제나님/ 아내가 감동적이었다고 하면 어지간해서는 봐주셔야죠. 그게 바람직할 것 같은데요. ^^
이 영화에 대해 이런 식으로 초점을 맞춘 글은 처음 봤어요
(전 영화 관련 글은 워낙 잘 안 보는 편이기도 하지만 헤헤)
브로크백마운틴은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장소다..좋다..
영화는 이런 느낌으로 봐야하는데..선입견을 가지고 보다니..
역시 최고의 감상평입니다..느낌이 다르네요..^^;
솔리드님/ 감사합니다. 전 그다지 역하거나 뭐 그렇지는 않았어요. 사람 사는게 워낙 별 일이 다 있는것 아니겠습니까. 그들의 입장에 똑같이 놓이기전까지 그들을 완전히 이해하여 판단하는 것도 불가능할테구요.
rumic71님/ 네. 서부극에도 은근한 동성애코드는 살짝 엿보일때가 많지요.
시간이 지나고 더 많이 생각나는 영화라는 점은 동감입니다.
단, 제가 없는걸 만들어내서 글로 쓴건 아니에요. 느낀대로 쓴거거든요. ^^
미디어몹님/ 좋은 하루 되세요.
ArborDay님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약간 비스무리.. 하게^^).
그리고 배경이 정말 멋졌습니다. 원츄!
전 보는내내 너무 지루하고,도무지 그 느린템포에 졸음이 쏟아지기까지..
더구나 주위의 여성들이 동성애신이 나올때마다"재수없어"라고 연발하는 통에...;;
물론 정경은 정말 멋지더군요.한편의 다큐먼터리를 보는듯한...
하지만 그래도 역시나 전 참 별로였던..ㅎㅎㅎ
기린님/ 그러셨군요. 극장에 왔으면 조용히들 볼 것이지. ^^;;
배우들 얘긴데... <그림 형제>에서 나왔던 히스 레져와 이 영화의 그는 완전히 분위기가 다르더군요. 무뚝뚝한 카우보이 역에 그렇게 잘 어울릴 줄은 몰랐어요.
이젠 잘 풀리든 잘 안 풀리든 '후회'와는 관계없이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전 '그림형제'를 못 봤습니다. 그래서 그의 카우보이 역이 얼마나 대단한 연기변신인지는 잘 느끼지 못했지요. 이 영화만 놓고보면 참 좋게 느껴지더라구요.
하지만 그런 개인적으로 무지 싫어하는 장면 외에도(...) 기억에 남을만한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