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 대한 팀버튼식 고찰 - Edward scissorhands
다소 우울한,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규정지을 수 있을 '가위손'이라는 영화는 솔직히 '에드워드'라는 캐릭터를 제외하면 지독하게 평범한 작품일지도 몰라요. 평범한 가족, 평범한 마을, 그리고 평범할 로맨스.
하지만 '가위손'이라는 캐릭터가 들어가면 영화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게 '아이디어'의 힘일겝니다(물론 '아이디어'만 뛰어나고 다른 요소가 모자라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과는 그 태생부터 너무나도 다르지만, 누구보다도 인간다운 이 캐릭터를 통해 팀버튼은 인간관계에 대한 견해를 자신의 방식대로 표현하고 있어요. 타인이기 때문에, 더 가까이 갈수록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는 그런 당연한 이야기를 판타지로 표현한 것이지요.

관계는 어느 정도 진행되면 우울함을 떨쳐낼 수 있지만, 아무리 관계가 진행된다고 해도 본질적인 외로움을 제거할 수는 없어요. 왜냐하면 사람은 모두 조금씩은 다르기 때문이에요. 마치 에드워드의 성처럼, 그들의 내면에는 자신만의 성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지도 몰라요. 사람 사이의 거리가 점점 더 가까워지면서 서서히 이런 부분들을 건드리기 시작하지요. 그럼에 따라 상처란게 생길 수도 있어요. 이런 사실은 손을 내민 에드워드에게 상처투성이가 되어버리는 소년(그를 위해 손을 내밀었음에도)의 모습으로 구체화됩니다.
'가위손'이라는 설정은 '다름'과 '불완전함'을 모두 나타내고 있어요. 그건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속성일테구요. 그래서 에드워드는 그 누구보다도 더 사람처럼 보입니다.

사람들은 에드워드의 손을 보고 처음에는 수근거렸지만, 관계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서는 자신들의 머리카락을 잘라주고 정원을 손봐주는 그의 행동에 모두들 즐거워했습니다. 하지만, 다르다는 사실은 오해를 사기 쉬워요. 결국 관계가 더욱 진전됨에 따라 그의 선의는 오해를 낳고 말지요. 이러한 오해는 에드워드를 관계로부터 멀어지게 만듭니다.
결국 에드워드는 다시 성으로 돌아갑니다. KIM과 다시 만나지 못한다는 사실에 슬퍼서 저도 눈물을 펑펑 흘렸어요. 하지만 어찌 생각하면 영화가 꼭 우울하다고만은 말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때로는 진심을 다하면 마음이 닿기도 하거든요. 관계란건 참으로 어려운 것이지만, 언젠가는 자신만을 위해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아름다운 눈송이들을 일평생동안 선물해주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을테니 말이죠.

p.s.
1. 팀버튼의 색깔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은 단연 '비틀쥬스'와, '배트맨2' 라고 생각하지만, 팀버튼 본인을 투영한 캐릭터를 내세운 작품은 '가위손'과 '에드우드', '빅피쉬'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2. 영화 중 에드워드의 그 기묘한 조경 예술들은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칠 것이라 생각되는 자신의 영화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by ArborDay | 2006/02/22 21:19 | 비호러 | 트랙백(3) | 덧글(20)
트랙백 주소 : http://Arborday.egloos.com/tb/222475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소박한 정원 at 2006/02/23 08:10

제목 : 가위손
가위손 Edward Scissorhands (1990) 감독 : 팀 버튼, 출연 : 조니 뎁(에드워드), 위노나 라이더(킴) 다시 본 영화 <가위손>은 기묘하면서도 단순한 아름다움과 슬픔을 지닌 동화다. 이 영화는 액자 구성으로 이루어졌다. 나는 그 구성을 영화를 보고 있는 동안 그 사실을 생각하지 못하다가 영화가 끝날 무렵, 그러니까 할머니가 가위손 이야기를 마치고 현재의 시간으로 돌아왔을 때야 이 영화가 무엇 때문에 시작된......more

Tracked from 이오공감의 흔적 at 2006/02/23 12:03

제목 : 2006년 2월 23일 이오공감
정녕 영어에서 헤어날 수는 없는가;  by derMoment영어를 미워하게 된 지는 꽤 되었다. 솔직히 말해 한 때는 영어를 좋아했던 적이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고 2까지는 꽤나 좋아했다고 말할 수 있을 듯. 그러나 어떻게 된 일인지...엄마의 세계  by bobab아마 이미 엄마가 된 사람들은 내가 하는 이야기의 의미를 알 것이다. 이곳은 내가 이전에 속했던 곳과는 완연히 다른 세계이다. 그리고 이 세계가 얼마나 어떻게 다른지는...'Shift' 키의 중요성  by Jae10 한때 기계식 키보드에 매료되었던 적이 있었......more

Tracked from 기억증진프로젝트의 일환 at 2006/02/23 14:27

제목 : 팀버튼의 Frankenweenie 와 Edward ..
관계에 대한 팀버튼식 고찰 - Edward scissorhands [#IMAGE|c0012928_14262749.jpg|200602/23/28/|mid|251|381|pds1#] 팀버튼의 단편영화 Frankenweenie. Frankenstein + weenie ? 강아지프랑켄슈타인이 그 주인공이다......more

Commented by woody79 at 2006/02/22 22:26
한때 팀 버튼의 광팬이었는데요...ㅋ 아무래도 에드우드가 최고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드네요. 물론 젊었을때의 감수성들은 비틀쥬스와 가위손, 배트맨2에 잘 드러나지만요.
Commented by 윈드스트림 at 2006/02/22 22:48
개인적으로 버튼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가위손과 배트맨2, 빅피쉬를 꼽습니다. 그만의 감각과 시각이 묻어난 팀버튼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Commented by In-flux at 2006/02/23 01:47
가위손은 언제 봐도 슬퍼요ㅜㅜ
전 팀버튼 영화중에 에드워드 제일 좋아하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2/23 06:43
woody79님/ 저 역시 한 때 팀버튼의 광팬이었는데, woody79님과 마찬가지로 '에드우드'가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윈드스트림님/ 조금은 독특하고, 기괴한 감각이랄까.
3편 모두 좋아할만한 작품들이네요.

In-flux님/ 저도 처음 볼 때는 정말 펑펑 울었는데, 두번째 볼 때는 눈물이 안나더라구요. ^^
역시 '에드우드'가 정말 끝내주죠.
Commented by neungae at 2006/02/23 10:18
비틀쥬스..보고 또 봐도 또 보고픈
꽤 중독성이 있는 영화...

비욘디님 오늘도 좋은 하루입니다..:)
Commented by 솔리드 at 2006/02/23 11:55
가위손의 소재는 그 당시 저에게는 아주 충격적이 였어요..
외톨이 같은 아니 버려진 느낌 그런걸 받았던것 같은데..생각이 나네요..^^;
Commented by 마른미역 at 2006/02/23 12:14
히히. 7월에 메튜 본의 가위손도 기대중입니다. +_+
Commented by 너털도사 at 2006/02/23 12:42
개인적으로 비쥬얼은 '슬리피 할로우'를 꼽고 싶습니다. 그런 톤과 분위기의 배경을 너무나 동화틱하게 상상한 그래로의 모습으로 보여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Commented by 뿌리 at 2006/02/23 13:13
가위손 자체가 상당히 색다른 개념이죠^^;
그 임팩트는 누구든지 처음 볼 때는 섬뜩하니까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2/23 13:53
neungae님/ 오늘도 산뜻하게 neungae님의 인사를 듣는군요.
역시 좋은 하루입니다.

솔리드님/ 전 이 영화 나온지 5~6년이 지나 접했답니다.
그랬음에도 마음을 휘어잡더군요. ^^

마르님역님/ 인터넷을 뒤벼보니 댄스뮤지컬(?)이라는 수식어로 무장한 '가위손'이 있군요.
저도 여유가 되면 찾아가보고 싶네요.

너털도사님/ 인정합니다. 그의 작품은 약간 기괴한 동화의 모습을 띠고, 우울한 회색빛으로 그려져 있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뿌리님/ 네. 너무나도 다르니까. 그래도 별로 섬뜩하지는 않았아요.
가위손이라면 아무래도 나이트메어의 프레디에 적응해 있었으니까요.
Commented by 레드몽키 at 2006/02/23 17:44
그러고보니 제가 아직 비틀쥬스를 안보고 있었군요..으흠..
Commented by 나르사스 at 2006/02/23 18:35
에드워드가 사람들과 가까워지면서도 벽을 넘지 못하는 장면을 보면서 무언가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었는데 그게 무언지 꽉 잡힌 글을 써주셨군요.
많이 공감했습니다.

그런 다름과 같음의 경계에서 바라본 위노나 라이더의 춤은 그래서 더욱 환상적이고 아름답지만 에드워드를 슬프게 보게 하는 장면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2/23 19:10
레드몽키님/ 예전에는 '비틀쥬스'가 맘에 들면 버튼팬, 그렇지 않으면 버튼팬이 아니다라는 농담까지 돌아다니곤 했었지요. ^^

나르사스님/ 다행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글이 이오공감에 뜨는 바람에 조금 난처해하고 있었거든요.
'가위손'의 지배적 정서는 슬픔이에요. 이 영화의 주된 구도는 러브스토리거든요. 한순간 서로의 마음에 닿았었지만, 그것이 지속되지 않는 그런 결말은 어찌 되었건 슬픔을 머금고 있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at 2006/02/23 19:5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2/23 20:42
비공개님/ 오늘은 그렇지 않네요. ^^
뭔가 덜 뱉어낸 것 같아서 별로 마음에도 안 드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Commented by In-flux at 2006/02/23 22:56
에드워드라고 썻군요;; 올해 최고의 오타가 될듯 합니다 에드워드라니;;
에드워드는 다중이가 키우는 곰돌이 인형인데;;
Commented by 김응일 at 2006/02/23 23:15
아! 좋은 글입니다. 저도 내면에 저만의 성을 가지고 있나봐요. (항상 외롭거든요.) 관계는 항상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가까운 가족들에게서도..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2/24 00:03
In-flux님/ 다중이가 누굽니까? 궁금하네요. ^^;;
오타이려니 했습니다. ^^

김응일님/ 칭찬 감사드립니다.
아마도 본질적인 외로움은 제거하지 못할 것 같아요.
그리고 관계는 참 어려운 것 같고 말입니다.
Commented by In-flux at 2006/02/24 01:23
아 다중이는 작년까진가 개그 콘서트에 나오던 다중인격 캐릭터입니다;;
살랑살랑거리다가 협박과 폭력을 행사한다는 캐릭터입니다;;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2/24 11:28
In-flux님/ 허허허. TV를 거의 안보다보니 몰랐네요.
그러고보니 한 번쯤 본 것 같기도 하고.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