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밀실(Red room, 1999) - 금단의 왕 게임

한 때 인터넷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었던 영화입니다.
보다 가학적이고 엽기적인 영화를 찾아 헤매는 자칭 매니아(개인적으로는 진정한 매니아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저 새로운 경험을 찾아 헤매느라 강한 것들만 추구하다가 진력이 나서 사라지는 뜨내기들이 대부분이죠)들에게 열렬한 관심을 모았던 이 작품은 설정만으로는 정말 대단한 영화입니다.
이런 설정을 영화답게 가장 잘 만들면 '엑스페리먼트'와 같은 부류의 영화가 나올 것이며, 조금 순화시키면 '피어팩터'같은 TV물이 나올 것이며, 극단적으로 조악하게 만들면 이 작품이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화의 설정은 정말 간단합니다.
한 밀실에 모인 네 명의 사람이 천만엔(일억원)의 상금을 얻기 위해 왕게임을 합니다.
카드 네 장 중의 한 장에는 '왕'이 숨어있고 그는 사람을 지적해서 한명은 가학적 행위를 다른 한명은 그 행위를 당하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립니다.
결국 이 게임의 목적은 벌칙을 해낼 수 없게 만들어 경쟁자들을 탈락시키는데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남은 한 사람이 승자가 되니까요.

이 작품은 정말 무서운 작품입니다.
게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점점 가학적으로 변해가는 경쟁자들을 통해 '치열한 경쟁'에서의 '고통'을 보여주고 있고, 이들의 게임과정을 CCTV를 통해 보도록 만듦으로써 그저 '인간'을 하나의 유흥수단으로 탈바꿈해버립니다.
(이따금씩 관객의 시점을 CCTV화면에 고정시킴으로써, 관객 역시 CCTV의 시청자가 되도록 만들어버리죠.)
'왕' 게임을 통한 절대 권력(선도 악도 없는)의 남용과, 그들의 싸움이 그 장소에 없는 다른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사실만으로 참으로 슬픈 '현실'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거듭함으로써 점점 살벌해지는 역을 맡은 여주인공의 모습은 상당히 섬찟합니다.
야마우치 다이스케라는 비슷비슷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은 정말 가격대비 최강의 불쾌함을 선사합니다.(혹시 보시면 알겠지만 돈이 들어갈 데가 없는 영화거든요.)

물론 영화의 설정은 참 좋습니다.
그러나 영화가 가진 주요 설정은 자신의 영화의 목적에 그대로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습니다. 그의 영화는 내용과 설정에 관계없이 모두 비슷한 것들을 단순재생산해내고 있으니까요.

가벼운 포르노에 가학적 장면들이 섞인 그저그런 영화들을 꾸준히 말이에요.
그저 흥미위주의 소비자들에게만 어필하고자 하는 그런 목적때문에 말이죠.

'고어'에 상당히 적응되신 분이라면 좋은 점을 발견해낼 수도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추천해주고 싶지 않아요. 강렬한 화면 때문에 - 그리고, 꼭 필요하지 않은 장면들 때문에 그러한 장점들은 묻혀버리기 쉽상이거든요.

p.s. 이 작품은 2편도 나왔답니다. 상금을 포함한 모든 설정들이 좀 더 강력해집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새로울 것도 더 강력하게 받아들여질 것도 없는 작품이 되고야 말죠.
혹 이 글을 읽고나서 이 영화가 보고 싶어진 분이 계시다면, '엑스페리먼트'를 보기를 추천할께요. 저도 호러커뮤니티 운영자가 아니었다면 별로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었답니다.

그런데 왜 소개하냐구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여름맞이 구색맞추기 작업의 일환이라고 해야할까요? ^^;;


by FromBeyonD | 2005/07/26 10:28 | 공포/호러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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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솔리드 at 2005/07/26 10:39
오~아주 강력한 압박이..
단순한 스토리에 더욱 보고싶은 욕망이 드는데요..
과연 얼마나 불괘했으면 추천해주지도 않는지..^^;
Commented by boogie at 2005/07/26 12:32
사진을 봐서는 꽤 오래된 영화 같은데..
근데 전 왜 에스엠과 스너프 필림이 생각 날까요..
그리고 출연한 배우들 참으로 고생했겠는데요..가학은 역쉬나
역겹습니다...윽..
Commented by 佛法崔淚者 at 2005/07/26 18:54
보지 말라고 하면 더 보고싶어져요.. 사실 공포영화는 잘 안 보긴 하지만..
Commented by FromBeyonD at 2005/07/26 22:29
솔리드님/ 불쾌해서 추천 않는다기 보다는 동일한 메세지를 가진 더 좋은 작품이 있어서 다른 작품을 추천한겝니다. ^^

boogie님/ 포스터 참 묘하고 강렬하지 않나요? ^^

불법최루자니/ 허허허. 근데 사실 누구나 그런것 같긴하지. ^^;;
Commented by shuai at 2005/07/27 08:27
요즘 공포영화의 계절답계 무서운 영화에 관한 포스트가 많으시군요. 전 요즘 영화 감상문 쓰는게 게을러졌어요.ㅠㅠ
Commented by almaren at 2005/07/27 10:34
전 영화는 아직 못봤고,,,,, FromBeyonD님처럼 남이 쓴글을 많이 읽어봤는데 별로 보고싶은 생각이 안생기더라구요. *^^*
Commented at 2005/07/27 13:3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5/07/27 19:1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FromBeyonD at 2005/07/27 21:56
shuai님/ 외형적으로 공포영화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사실 제가 요즘 시간이 조금 더 많은 듯 싶네요. ^^

almaren님/ 헤헤. 이 영화는 대부분 평이 비슷하죠?

비공개1님/ 해드려야지요. ^^;;

비공개2님/ 네. 그러셔도 좋습니다.
Commented by 유니크루슈 at 2005/07/28 15:04
히야..포스터가 멋져부리네요-
Commented at 2005/07/28 15:4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보고싶다 at 2006/07/21 01:12
보고 싶은데 어디서 받으면 되죠
좀 알려 주세요
napuls@nate.com
Commented by ArborDay at 2006/07/21 11:36
유니크루슈님/ 앗, 저런 리플이 있는지도 몰랐네요. 죄송. ㅠㅠ

비공개님/ 헤헤.

보고싶다님/ 연락드렸습니다.

Commented by 문화파괴 at 2007/06/29 23:46
저도 Oliver Hirschbiegel감독이 군중심리를 바탕으로 하여 만든 실험영화인 Das Experiment를 강추합니다. ^0^b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06/30 00:51
문화파괴님/ [엑스페리먼트] 정말 괜찮죠. 사람은 확실히 어떤 위치에 놓이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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